2008년 2학기 단국대학교 재학생 의식 조사
2008년 2학기 단국대학교 재학생 의식 조사
  • 박준범 기자
  • 승인 2008.11.18 11:40
  • 호수 1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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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학생 음주문화, 변화하는 대학 분위기 반영해

지난주에 이어 2회째 연재되는 ‘단국대학교 재학생 의식 조사(이하, 재학생 의식 조사)’의 이번 주제는 ‘단국인의 음주문화’이다. 우리대학 재학생들의 음주 소비 행태는 어떻고 술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지, 이번 의식 조사를 보면 한 눈에 알 수 있다. <편집자주>

1. 酒, 조금 일찍 시작했죠
아들을 갖고 있는 아버지의 희망사항 중 하나는, 성년이 된 아들과 함께 술잔을 기울이는 것이라고 한다. 자식의 첫 술잔을 채워주고 싶은 마음이 대부분 아버지들의 작은 ‘로망(?)’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자식이 성년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아버지는 ‘첫 술잔의 로망’을 뺏길 가능성이 크다.

이번 재학생 의식조사가 보여주는 ‘첫 술잔의 기억’은 평균 만 17.7세(남: 17.6세, 여: 17.9세)로, 청소년 보호법이 인정하는 음주 가능 나이인 만 19세보다 약 1년 앞서 술을 마시기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누구에게서 술을 배웠습니까?’라는 질문에 46%의 응답자가 ‘친구’라고 답해 ‘부모나 가족(29%)’보다 훨씬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선배’라고 밝힌 14%의 응답자와 ‘친구’의 비율을 합치면 절반 이상(60%)의 단국인은 고등학교 시절 친구 및 선배들과 함께 술을 시작했다는 뜻이다. 사회와 아버지의 기다림(?)을 외면하고 첫 술잔을 채운 단국인들은 얼마나 술자리를 좋아할까? ‘술자리를 좋아합니까’라는 호감도 질문에 재학생들의 답변을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니 72.6점이 나왔다.

이에 반해 ‘대학생의 음주문화에 대해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는 64.4점이 나와, 술자리를 선호하는 것만큼 대학의 음주문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음주문화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한 재학생들의 경우 ‘친목 도모’, ‘스트레스 해소’ 등의 이유를 원인으로 꼽은 반면, 부정적이라고 답한 응답자들은 ‘술에 대한 강요’와 ‘자제심 부족’ 등을 원인으로 들었다.

‘음주를 강요받은 적 있습니까?’라는 질문에는 56.5%의 응답자가 ‘전혀 없었다’, 35.2%의 응답자가 ‘가끔 있었다’라고 답해 우리대학의 경우 ‘음주 강요 분위기’는 심각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술자리를 좋아하고, 특별히 음주 강요 문화가 없음에도 대학의 음주문화에 대한 점수가 보통으로 나오는 것을 종합해 볼 때 친목 도모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좀 더 긍정적인 음주문화’찾기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 酒, “우리 별로 안 마셔요~”
‘남들은 술을 얼마나 마실까? 어느 정도 마시는 것이 적당한 것일까?’ 분위기상 안 마실 수도 없고, 그렇다고 매일 마실 수도 없는 술. 얼마나 마셔야 ‘평균’이라 말할 수 있을까. 이번 조사에 따르면 재학생의 평균 주량은 소주 기준 2.3병, 음주 차수는 1.9차였다.

‘술을 얼마나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세요?’라는 ‘이상적 음주 횟수’를 묻는 질문과 ‘술을 얼마나 자주 마십니까?’라는 ‘현실적 음주 횟수’를 묻는 질문의 비교에서는 ‘한 달에 한 번’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하지만 현실적 음주 횟수를 묻는 질문의 경우 ‘주 1~2회’(9%), ‘주 3~7회’(6%)의 응답률이 이상적 음주 횟수보다 비교적 높게 나와 재학생들은 ‘작심했던 것 보다 술을 자주 마시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한 달 평균 용돈(36만원) 중 음주에 사용되는 금액을 묻는 질문에서는 절반 이상의 응답자가 ‘5만원 미만’이라고 답했다.

특히 ‘술을 마실 때 계산은 어떻게 하는 편입니까?’라는 질문에 85%의 응답자가 ‘공평히 나눠 낸다’라고 말 해(‘내가 주로 낸다’: 5%, ‘주로 안 낸다’: 5%), 재학생들 사이에서 술값을 분담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하면 단국인의 절반 이상은 한 달에 1∼3회 술을 마시며, 한 번 마실 때 2차까지, 그리고 한 달 술값으로 5만원 미만을 치르는 것으로, 기성세대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건전하고 부담 없는’ 음주 행태를 보였다.

3. 酒, 시끄러운 건 딱 질색
‘술자리’라는 장소는 특별하다. 술을 마시게 되면 본의 아니게 본 모습(?)이 드러나게 된다. 술을 마시면서 나누는 대화, 필름(?) 끊긴 뒤의 행동을 통해 진심이 나오기 때문이다. 단국인이 술자리에서 주로 나누는 대화는 어떤 것일까?

‘이성 관계’ 이야기가 40%(남:37%, 여43%)로 단연 1위였으며, 2위는 ‘취업’(13%), 3위는 ‘안부’(6%) 순이었다. 또한 술자리에서 가장 꼴불견인 유형은 ‘주사가 심한 사람’(50%)으로, ‘건전하고 부담 없는’ 음주 행태를 갖고 있는 단국인 술자리의 ‘공공의 적’으로 꼽혔다.

이어지는 꼴불견 순위는 ‘술값 안 내는 사람’(18%), ‘술 안 마시는 사람’(9%), ‘시끄러운 사람’(7%)으로 조사됐다. 본 모습을 드러나게 하는 ‘특별함을 만드는 장소’로 단국인이 주로 찾는 곳은 어딜까? 그리고 그 곳은 누구와 함께 찾을까? ‘주로 어디에서 술자리를 갖습니까?’라는 질문에 74%의 응답자가 ‘호프집’이라고 답했으며, 13%는 ‘고기집’이라고 말했다.

‘무조건 저렴한 집’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5%에 불과해 대학생들의 음주 문화가 예전과는 많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또한 음주 동반자를 묻는 ‘누구와 주로 술자리를 가집니까?’라는 질문에는 ‘같은 과 사람’이 46%, ‘학교 동창’이 27%를 차지했다.

‘이성친구와 둘이서’ 주로 술을 마시는 ‘연애음주가’(?)는 3%이었다. 가능하면 값이 저렴한 술집에서 정치 이야기나 사회 문제 등을 이야기 하고 같이 술에 취해 주사를 부리며 목청을 높이던 술자리의 분위기가, 조금은 분위기 있는 곳에서 이성 문제와 취업 문제를 고민하는 쪽으로 변하고 있음을 보이고 있었다.

4. 酒, 대세는 So Max!

자주 마시는 술의 종류는 소주(50%)와 맥주(34%)였으며, 특히 응답자 중 62%는 ‘가끔 술을 섞어 마신다’라고 답해 재학생들이 소위 ‘폭탄주’를 즐기는 것으로 확인됐다(‘매번 섞어 마신다’는 11%). 술을 섞어 마신다고 응답한 사람들이 밝힌 폭탄주 제조(?) 방법으로는 소주와 맥주를 섞는 이른바 ‘소맥’이 90%로 가장 보편적이었으며, 소주와 음료수, 소주와 맥주와 음료수 등등의 의견이 있었다.

음주문화와 관련한 이번 의식 조사의 결과를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대학 분위기’의 단편을 읽을 수 있다. 사회 전체적으로 개인화, 파편화 되고 있는 대학 분위기를 반영하듯 술자리에서의 대화 역시 사적인 문제(이성 또는 취업)가 많았으며 음주 횟수 역시 한 달에 2~3회에 불과했다.

비록 같은 과 사람들과 술을 자주 마신다는 응답이 절반정도에 달했으나(46%), 대규모 친목을 위해 모이는 상황(7%)보다는 소규모 친목을 위해 술자리를 갖는 경우(47%)가 월등히 많았다.

어떻게 조사했나?
■ 2008년 2학기(9월 24일 현재) 총 재학생은 9634명이다. 본 설문은 체계적 무선표집방법(systematic random sampling)을 사용해 총 160명의 표본 크기를 설정했다. 총 응답률은 67.5%로 108명의 답변이 이번 분석에 이용되었다.

현재 재학생의 구성은 성별로 보면 남학생 5277명(55%) 여학생 4357명(45%)이며, 학년별로는 1학년 2457명(25.5%), 2학년 2074명(21.5%), 3학년 2509명(26%), 4학년 2594명(279%)이다.

계열별로는 인문사회계열 4797명(50%), 자연계열 3778명(39%), 예체능계열 1059명(11%)로 나타났다. 표본 구성은 성별로 볼 때 남학생 57명(53%) 여학생 51명(47%)이며, 학년별 구성은 1학년 27명(25%), 2학년 19명(18%), 3학년 33명(30%), 4학년29명(27%)이었다.

계열별로는 인문사회계열 59명(55%), 자연계열 38명(35%), 예체능계열 11명(10%)이었다. 모집단-표본 구성비율이 거의 유사하게 나타나 비교적 확률적 표본 추출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 설문 참가자 : 김장환, 김필범, 박정환, 박준호, 박현아, 성휘제, 신봉석, 유창환, 이송이, 이재민, 정윤하, 최정록, 홍원기, 홍은경(이상 언론영상), 김가영(서양), 김동욱(정·컴), 박철균(상경), 손걸(경영), 송현휘(정·컴), 신정훈, 윤영지, 이민경(이상 인문), 구인모, 정지에(이상 대학원 언론영상)

주.기.자(酒.記.者) : 박준범 기자(기록·정리)
주.사(酒.寫) : 김은희 기자(그래픽), 이승현 미술부장(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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