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전형, 더욱 더 객관적으로
수시전형, 더욱 더 객관적으로
  • 이은지(한국어문·4) 양
  • 승인 2008.11.11 14:14
  • 호수 12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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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가 ‘인재 판가름’한다

중간고사가 한창이었던 몇 주 전 주말이었다. 열람실 안의 열기를 벗어나 보고자 학교 주변을 산책하던 나는 가지각색의 교복을 입은 학생들과 마주치게 되었다. 수시2학기 면접을 보러 온 학생들인 듯 했다. 문득 4년 전의 내 모습이 떠올랐다. 방과 후 교복을 입고 친구와 함께 단국대를 구경하러 온 적이 있었다.

그 때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고등학교와는 많이 다른 곳이구나.’, ‘건물이 왜 이렇게 많지?’ 하고 생각했었다. 이제는 그 많은 건물도 익숙해지고 때로는 학교에 있는 게 더 편해져버린 4학년이 되어 예비 새내기인 고등학생들을 쳐다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사실 난 고3 때 대학을 가기 위해 한 것이라곤 수능공부 밖에 없었다.

수시전형으로 대학을 오겠단 생각을 해 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대학을 입학 한 뒤 여러 수시전형으로 온 동기들을 보고 ‘내가 참 대학 입학을 단순하게 생각했구나.’ 하고 느낀 적이 있었다. 수시로 대학을 입학한 학생들은 일반학생 수시전형부터 어학우수자, 전문계고교졸업자 등 정시가 수능 2,3개 영역 을 고르면 되는 간단한 절차인 것에 비해 수시는 여러 가지 전형이 많았다.

그 전형들도 항상 일정한 것이 아니라 해마다 조금씩 바뀌었다. 다른 학교와 비교할 것도 없이 단국대학교만 해도 죽전과 천안이 인원수부터 각 전형의 반영 비율까지 천차만별이었다. 단국대학교는 논술이나 전공적성검사가 없기 때문에 학생부와 면접, 최저학력기준 등으로 수시를 뽑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부분의 수시전형을 살펴보면 학생부와 면접의 비율이 50/50이거나 60/40, 또는 40/60이다. 다른 학교에 비해 비교적 면접의 비율이 높은 편인 듯하다. 면접은 모범 답안은 있겠지만 어떤 절대적인 답안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나 교수에 따라 점수를 다소 상대적으로 책정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학생부도 학교마다 똑같은 시험문제나 수행평가를 내는 것이 아니므로 상대적일 수 있는데 6분 내외의 짧은 시간에 이루어지는 면접의 비율이 높다 보면 수시의 목적, 즉 수능을 보기 전에 훌륭한 인재를 먼저 뽑는 다는 취지가 다소 훼손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위의 수시로 우리 대학에 입학한 친구들이나 선후배들의 얘기를 들어봐도 수시면접 때 무슨 문제가 나왔고 어떻게 답변을 했냐고 물으면 ‘너무 떨려서 무슨 말을 한 지 모르겠다’, ‘영어면접 때 영어로 대답할 수가 없어 그냥 우리말로 했다’ 등 일부러 겸손의 대답을 하는 것 일지도 모르겠지만 제대로 대답을 잘 했다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런 대답을 듣고 있자니 ‘그럼 제대로 대답을 하지 않은 사람들 중에서 그래도 나은 대답을 한 사람을 뽑는 것일까?’ 하는 삐뚤어진 생각까지도 하게 됐다. 우리학교 수시면접을 치러보지 않은 사람으로서 강력하게 주장할 수는 없지만 면접을 볼 때 조금 더 객관적인 기준을 세워나간다면 수시전형에 대한 이런저런 비판의 목소리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한 수시는 대입의 한 가지 제도이기 이전에 우리학교를 이끌어나갈 인재를 뽑는 일이다. 모쪼록 09년도에도 장차 우리학교의 명성을 드높일 수 있는 바르고 능력 있는 후배들이 많이 들어왔으면 한다.

이은지(한국어문·4) 양
이은지(한국어문·4) 양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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