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공약’은 왜?
‘불임공약’은 왜?
  • 성정아 기자
  • 승인 2008.11.11 14:42
  • 호수 12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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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무관심이 가장 큰 원인

해마다 11월, 대학가는 총학생회장(이하 총학)을 뽑는 선거로 술렁인다. 우리대학도 오는 18일과 19·20일 양 캠퍼스에서 새로운 총학을 뽑는 투표를 실시한다. 매년 총학선거에서는 새로운 총학에 대한 희망과 동시에 이미 임기가 끝나가는 총학에 대한 아쉬움이 공존한다.

이처럼 세력이 교체될 때마다 겪게 되는 이 같은 현상은 한 나라에서도 마찬가지다. 정권말기에는 항상 ‘레임덕’이 문제를 일으킬 정도로 어느 나라나 정권교체로 인한 희로애락은 존재한다. 새로운 세력에 대한 기대보다는 임기를 마치는 집단이 처음 약속한 공약들의 실행여부가 더욱 많은 관심사가 되지만 공약의 실행에는 의례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 이는 우리대학 총학이라고 예외는 아닐 것이다. 특히 이러한 행태가 매년 ‘연례행사’처럼 되고 있는 것이 현재 우리나라 대학들의 슬픈 현실이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원인은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첫째, 총학의 짧은 임기를 들 수 있다. 총학의 임기는 1년으로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공약 실천이 불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등록금 인하, 학생복지 향상 등은 1년으로 가능한 간단한 문제들이 아니다. 여러 차례의 협의가 필요하고 계획도 세워야 하는 등 손이 많이 가는 문제인 것이다. 이는 총학의 의지만으로는 결코 실현가능한 것이 아니다. 대학당국과의 타협 및 조율, 재학생들의 공감대 형성 등 복잡다단하다.

둘째, 감시기구의 부재도 문제이다. 총학의 경우 총학을 감시할 수 있는 기구 및 기능이 대부분 부실하다. 그로인해 학생회비의 사용이 제대로 됐는지,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고 있지는 않은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는지, 약속한 공약이 계획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등에 대한 감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특히 구체화되어 있는 공약은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꼼꼼히 따져보고 당선자의 공약이행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학생자치 감시기구의 역할은 필수적이다.

셋째, 근본적인 원인으로 무엇보다 ‘우리’를 꼽을 수 있겠다. 우리대학만 보아도 그렇다. 39.7%, 35.14%, 39.87% 는 각각 38대, 39대, 40대 죽전캠퍼스 총학선거 투표율이다. 40%에도 못미치는 저조한 참여율은 총학선거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부재, 참여부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우리의 ‘대변인’을 직접 선출할 기회 또한 스스로 버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많은 학생들이 원하는 등록금 인하, 학생복지 향상 등의 사안들은 누군가가 대신해주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총학에서 공약으로 약속했다고 해도 ‘되면 좋고 안 되면 말고’ 식의 무관심한 행동을 보인다면 공약 불이행에 대해 왈가왈부 할 수 있는 입장도 못 된다. 물론 총학의 공약실행은 총학이 가능한 공약, 진정 학생들이 원한다고 생각하는 공약 등을 약속해야한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학생 자신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행동을 보여야 공약실행의 확률이 더욱 높아질 수 있는 것이다.

성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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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ana@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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