⑬ 뮤지컬 <온에어> 시즌2
⑬ 뮤지컬 <온에어> 시즌2
  • 유현수 기자
  • 승인 2009.01.05 17:35
  • 호수 12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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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과 함께하는 뮤지컬을 본적 있는가? 공연 도중에 관객을 불러 평범하게 대화하는 뮤지컬을 상상해 본적이 있는가? 그런 뮤지컬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보는 이의 경악, 웃음, 궁금 등을 유발했던 ‘뮤지컬 온에어 시즌2’ 공연을 단대신문이 ‘내 맛대로’ 이야기 해봤다. <편집자주>

진정한 관객참여형 공연 평범한 일상을 라디오로… <온에어>의 시작은 여느 뮤지컬과 달랐다. 제일 처음 무대위로 등장한 배유가 “공연 중에는 안되지만 지금은 휴대폰을 꺼내주세요”라며 여러 포즈를 취하지 않나, 그 휴대폰을 가지고 뜬금없이 ‘어느 때 애정표현을 하고 싶다’는 의견을 문자로 보내달라고 하지 않나, 시작부터 공연의 프로듀서가 소개되질 않나, 온에어는 뮤지컬이라면 대게 생각했을 화려한 오프닝과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관객들과 대화를 하면서 시작해 친근함이 들었고 한편으론 ‘공연이 시작한건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허술했다. 뮤지컬 <온에어>는 김하늘이 출연해 마치 탤런트들의 폭로전을 연상시키던, 같은 이름의 드라마와는 전혀 상관이 없었다. 오히려 TV보다는 라디오 세계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뮤지컬의 줄거리는 대충 이렇다. 과거의 아이돌 스타가 군대를 제대한 후 예전의 인기는 거품처럼 사라진 느낌을 받는다. 그러던 중 라디오 DJ를 맡게 되면서 나름의 방송컴백을 하게 되고 처음에는 가치없는 존재로 취급되던 프로그램의 진행자로서 라디오와 관련된 여러 에피소드를 겪으면서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라디오 프로그램의 PD ‘순정’과 사랑을 하게 되는 이야기다.

오프닝이 특별했던 <온에어>는 내용진행 방법도 평소에 생각하던 기존의 뮤지컬과는 달랐다. 불려지는 노래는 처음 들어 낯설게 느껴지기보다는 어디선가 들었던, 혹은 알고 있는 곡들이 흘러나왔다. 이광조의 ‘오늘 같은 밤’, 이문세의 ‘깊은 밤을 날아서’, 젝스키스의 ‘폼생폼사’, 알렉스의 ‘그대라면’ 등 시대와 장르를 뛰어넘어 사람들에게 추억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노래들이 잔잔한 감동을 더해 주었다.

또 마지막 엔딩 무대에서는 DJDOC의 ‘Run To You’로 관객들과 춤을 추면서 끝날 만큼 호응도 좋았다. 오프닝에서 보낸 문자 메시지는 마치 라디오 앙케이트처럼 발표가 됐다. 또 그에 대한 배우들의 거침없는 애드립은 관중을 더욱 몰입시켰고, ‘정말 재밌다’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온에어에서는 정말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멀티맨’이 나오는데 그는 군대 선배로 나오다가 라디오 방송의 신 국장, 라디오 방송국 앞 언니 가게의 주인, 자살하려고 라디오에 출연하는 취업 실패한 남자 등 빼놓을 수 없는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언니 가게의 주인으로 분장했을 때 가게 일을 도와달라면서 관객 중 한명을 불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에서 너무나 솔직하게 대답하는 그 관객에 진땀을 흘리면서 “이거 너무 힘들다”라는 특유의 익살은 관객의 폭소를 자아내게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알릴 <온에어>의 매력은 공감이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아이돌 스타의 최후, 단골 집 가게의 친근한 모습, 취업 실패로 인한 좌절, 사랑의 쓴 아픔 등 그 이야기 하나하나가 우리 일상에서 평범하게 볼 수 있는 내용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기존의 뮤지컬로는 상상하기 힘든 <온에어>는 관객과 함께하는 공연이 무엇인지 알려줬다. 또 어쨌든 유쾌했고 공연 내내 웃음을 멈출 수 없었다. 이런 <온에어>의 시즌2 공연은 아쉽게도 지난 4일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고 한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관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이제 곧 시즌3 공연을 볼 수 있을 테니….

유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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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rene0127@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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