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종합평가와 대학 P.R.
대학종합평가와 대학 P.R.
  • 박준범 기자
  • 승인 2009.03.03 23:26
  • 호수 12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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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것 피하고 알릴 것만 알리는 대학의 P.R. 마인드

우스갯소리로 P.R.을 ‘피할 것은 피하고 알릴 것은 알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개인 또는 특정 조직이 타인이나 대중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만드는 일들을 가리켜 하는 말이다. 하지만 P.R.의 본 의미는 Public Relations 즉 ‘공중(公衆)과의 관계 맺음’을 뜻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공중과의 장기적이고 호혜적인 관계 맺음을 통한 상호 발전이 P.R.의 본뜻이다. 때문에 P.R.을 제대로 하는 조직은 자신이 관계 맺고 있는 다양한 공중들과의 신뢰를 생명으로 여긴다. 한두 번 ‘피하는 것’으로는 단기적인 이득을 얻을 수는 있지만, 좋은 것만 알리는 모습이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신뢰를 잃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우리 대학의 P.R.은 대학 구성원(Public)의 신뢰를 얻기 위해 어느 정도 솔직한 모습을 보이고 있을까? 지난 해 중앙일보가 발표한 ‘2008 중앙일보 대학평가’ 결과에 대한 대학 측의 반응은 ‘덤덤함’이었다. 이 당시 기획조정실 정책기획 팀은 “학생들의 기분은 이해가 가지만 우리 대학이 이전하면서 학교발전에 미진한 것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때문에 이제는 현실 비판보다는 발전에 대한 활동에 더 초점을 두고 내실을 기해야 할 차례라고 생각한다. 오는 12월 말까지는 대학평가계획, 대학발전계획을 완성하려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우리 대학의 제대로 된 평가가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보였었다.

같은 시기 중앙대학이 대학 구성원들에게 ‘사과문’을 내며 보인 행동과는 다른 P.R. 방식이었다. 12월 말도 지났고 교육과학기술부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주관으로 대학 평가를 발표한지 이미 한 달이 지났으나 대학 구성원들은 아직까지 학교 측의 공식적인 입장을 듣지 못했다.

공식적인 입장은커녕, 평가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 조차 ‘취재’를 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학부(학과)가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 알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이 우리 대학 P.R.의 현주소이다. 평가는 좋게 나올 수도 있고 나쁘게 나올 수도 있다.

문제는 대학 측이 갖고 있는 ‘피할 것은 피하고 알릴 것만 알리자’라는 식의 P.R. 마인드이다. 평가 결과가 낮게 나왔을 때 대학 구성원들에게 먼저 알리고, 그렇게 된 원인과 앞으로의 대책을 설명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구성원들의 신뢰를 사는 방법이다. 중앙대학이 지난 해 했던 것처럼 ‘…평가 결과와 관련하여’라는 학교 측의 공식 입장을 보이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박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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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sari@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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