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문]
올해 '다윈 탄생 200주년 기념'을 맞아 '진화'에 대한 이야기를 종종 접합니다. '자유경쟁에 의해 선택된 결과가 곧 진화이며 진보이고 성장'이다 라는 기존의 사회진화론에 입각한 성장론의 논쟁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사람의 성장, 또는 한 사회의 성장이란 어떤 것을 의미하는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
[현답]
사람은 사회 즉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평생을 살아갑니다. 그는 태아 속에서 어머니와의 관계로 인하여 태어나기 전부터 공동체를 경험한다고 할 수 있죠. 물론 어머니의 배 속에서 밖으로 나오면서 가족이라는 공동체를 경험합니다.
그 후 이웃, 학교, 직장, 국가 등의 공동체를 경험하게 됩니다. 그것을 통하여 사람 즉 개인은 성장하게 되는데 그 역시 공동체의 다른 구성원들과의 관계를 통하여 이루어지는 겁니다. 개인과 공동체의 관계에서 공동체의 성장은 곧 개인의 성장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그 반대로 말할 수 있기도 합니다. 즉 개인의 성장이 곧 공동체의 성장이라고.
반면에 개인은 공동체로 인하여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공동체 역시 개인으로 인하여 성장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도 합니다. 공동체는 개인이 모여서 이루어지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경우가 생길 수밖에 없는 겁니다.
다만 그러한 일이 생기는 것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할 뿐이겠죠. 그것은 공동체의 지도자를 중심으로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인하여 희생자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로 인하여 성장이 제대로 되지 않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개인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도 하는 것인데, 그것이 자유경쟁으로 나아가는 개인주의입니다.
고대중국의 양주가 그 대표적인 사상가입니다. "옛날 사람들은 털 하나를 뽑아 천하를 이롭게 하는 일을 허용하지 않았고 온 천하를 들어서 한 몸을 떠받들게 하는 일도 취하지 않았다. 사람은 각각 자기 몸의 털도 희생하지 말 것이며, 사람이 각자 천하를 이롭게 하지 말아야 천하는 다스려질 것이다."(『열자』, 「양주편」)
이처럼 양주는 공동체를 위하여 개인이 희생할 필요가 없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라면 자유경쟁 체체로 나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그로 인하여 가진 자에 의하여 못가진 자가 희생될 수 있습니다. 물론 양주가 원하는 것은 그렇지 않죠.
그는 공동체가 개인의 희생을 필요로 할 정도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주장했던 것입니다. 반면에 개인의 자유경쟁이 아닌 공동체중심을 주장하기도 하는데 묵적이 대표적입니다. "만약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여 남을 자기 몸처럼 아낀다면, 누가 절도를 할 것인가?"(『묵자』, 「겸애편」)
대개 사람은 자신의 이익을 생각하게 되는데 남을 자기 몸처럼 아낀다는 것은 희생을 필요로 합니다. 또한 나는 남을 위하여 봉사해야 합니다. 이처럼 묵적은 남을 위하여 봉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그것은 곧 개인이 공동체를 위하여 희생해야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것은 나의 것, 남의 것이 따로 없는 것이죠. 또는 나의 것도 남의 것이 되기도 하고, 남의 것도 나의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각 개개인의 소유가 균등하게 될 것이고요. 당시 이러한 주장들은 제후국들의 전쟁을 최소한 막기 위하여 나온 것입니다.
그러한 전쟁으로 인하여 결국 희생하는 것은 개인 그 중에서도 힘없고 가난한 서민들이기 때문에 그것을 막고 보다 평화로운 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방법이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경제경쟁이 한창인데 그것은 경쟁을 넘어서 총성 없는 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국가 간, 개인 간의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한 경쟁을 통해서 개인은 성장하고 그로 인하여 공동체도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로 인하여 희생자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성장 보다 서로 양보하여 분배하는 것이 오히려 희생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겠죠. 그것이 바로 개인과 공동체의 성장 또는 사람과 사회의 성장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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