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Play] ① ‘작전명 발키리’&‘디파이언스’
[Movie&Play] ① ‘작전명 발키리’&‘디파이언스’
  • 신승애 기자
  • 승인 2009.03.03 23:55
  • 호수 12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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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대가 낳은 실존인물 슈퍼펜버그와 투비아
서로 다른 길을 걸은 두 영웅의 빛과 그림자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2차 세계대전 배경인 두 영화가 있다. 바로 ‘작전명 발키리’와 ‘디파이언스’이다. 두 영화는 같은 배경의 실제 이야기이지만 서로 다른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냈다. ‘작전명 발키리’는 패망 직전의 독일군이 히틀러를 암살하려는 과정을 그렸고, ‘디파이언스’는 생존을 위한 유대인들의 치열한 삶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두 영화는 실존 인물이었던 영웅을 각각 제시한다. ‘작전명 발키리’에서는 패망 직전 독일군의 강직한 성품을 가진 슈타펜버그 대령이, ‘디파이언스’에서는 정 많은 유대인 투비아가 그 주인공이다. 이 둘은 모두 고군분투 하는 영웅으로서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 낸다.

하지만 두 영웅의 결말은 다르다. ‘디파이언스’의 투비아는 영웅으로서 성공을 이룬 반면, ‘작전명 발키리’의 슈타펜버그 대령은 패배한 영웅이다. 평범한 소시민이었으며 우유부단한 성격의 투비아는 극적으로 영웅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뛰어난 능력과 바른 성품을 가진 슈타펜버그가 패배자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디파이언스’의 투비아는 독일군으로부터 가족들을 보호하기 위해 난민 생활을 시작했다. 소규모였던 난민집단은 점점 더 그 규모가 불어나 거대한 유대인 난민 공동체가 되었고, 이들은 독일군에게 목숨을 걸고 저항하며 말 그대로 생존을 위한 삶을 살아간다.

투비아는 이런 처절한 삶을 살아가는 난민들 무리에서 리더가 되기에는 부족한 인물이었지만, 난민들은 그런 투비아를 믿고 따르며 그가 무리를 이끌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한편 ‘작전명 발키리’의 슈타펜버그는 국가와 국민을 위한 충성스런 장교이지만 히틀러에 대한 반감으로 가득하다.

그는 마침내 권력 최상위층 간부까지 포함되어있는 비밀 저항세력에 가담하여 히틀러를 제거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작전을 시행한다. 하지만 그가 가담한 비밀 저항세력은 새로운 독일정권을 위한 쿠데타로 작전 수행에 있어 가능성보다는 실패를 염두에 둔다. 그렇기에 작전 진행 중에 추진력과 결단력보다는 우유부단함과 방관으로 그들의 작전은 관객들이 보기에 부끄러울 정도로 초라한 실패를 맞는다.

‘디파이언스’의 구성원들은 끝이 보이는 상황에서도 절망보다는 희망을, ‘작전명 발키리’의 진행요원들은 충분히 가능성 있던 작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가능성보다는 실패에 두려워했다. 따라서 ‘디파이언스’의 투비아는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극적인 영웅이 될 수 있었고 ‘작전명 발키리’의 슈타펜버그는 도와주는 이 없이 홀로 고독히 작전을 진행하였기에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즉, 투비아는 모두가 진심으로 의기투합하였기에 성공을 거두었고, 슈타펜버그는 같은 목적을 갖지 못했기에 하나가 되지 못하고 실패를 맞은 것이다. 비록 슈타펜버그는 수행하던 작전을 실패했고, 투비아는 영웅으로서 자질이 부족했지만 두사람 모두 그들이 추구했던 바와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힘겨웠던 과정을 생각한다면 두 사람 모두 진정한 영웅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신승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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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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