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 과학 축제
67) 과학 축제
  • 신동희(과학교육) 교수
  • 승인 2009.05.21 18:39
  • 호수 12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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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축제는 브라질 리우의 쌈바카니발, 독일 뮌헨의 옥토버페스트, 일본 삿포로의 눈꽃축제 등이다. 브라질의 쌈바카니발은 해마다 참가자가 10만 명도 넘는 세계 최대 축제로, 우리가 축제하면 떠오르는 장면은 대개 여기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의 18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갖는 독일 뮌헨의 옥토버페스트는 뮌헨 맥주 축제란 이름으로 더 유명한 맥주의 나라 독일다운 축제다. 1950년에 시작된 일본 삿포로 눈꽃축제의 상징은 수 km에 걸쳐 전시된 얼음 조각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보령 머드축제나 하이서울페스티발 같은 지역 축제들이 세계적 축제로 발돋움하고 있다. 과학 분야에도 다양한 축제가 있다.

‘딱딱한’ 과학과 ‘흥겨운’ 축제는 그다지 어울리는 합성어는 아닌 듯하다. 그러나, 딱딱한 과학을 부드럽게 하여 과학자들만의 과학이 아니라 일반인들도 흥겹게 참여할 수 있는 마당으로 만든 것이 과학 축제다. 오늘날의 과학 축제는 과학자가 아닌 일반인들이 주인공이지만, 그 시작은 과학자들이 주인공이었다.

과학 축제는 1831년 영국에서 과학자들이 모여 연구 업적과 아이디어를 토론하던 British Science Festival에서 출발한다. 다윈의 진화론을 놓고 찬반 논쟁을 벌인 그 유명한 “헉슬리-윌버포스” 논쟁도 1860년의 British Science Festival에서 이루어졌다. 현대적 의미의 과학 축제로 가장 먼저 시작된 것은 1988년의 Edinburgh International Science Festival이다.

이후 유럽의 여러 국가를 중심으로 과학 축제가 질적, 양적으로 크게 확대되었다. 오늘날 세계 최고의 과학 업적을 생산해 내는 미국은 대중을 위한 과학 축제에 대한 관심에서 유럽에 뒤졌다. 1999년 미국의 물리학회 창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조지아주에서 “우주의 신비 정복”이란 주제로 물리학 축제가 열린 이후, 2004년 피츠버그의 SciTech Festival, 2007년 매사추세츠 주의 Cambridge Science Festival, 2008년 뉴욕시의 World Science Festival 등 대규모 과학 축제들이 연이어 생겨났다.

우리나라에서도 1997년 “대한민국과학축전”이 처음 개최된 이래로 해마다 여러 과학 축제들이 생겨나고 있다. 오늘날 과학 축제는 매우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데, 전형적인 것으로는 스타 과학자의 강의가 있다. 강의 주제는 대개 최첨단 과학 연구 결과로부터 특이한 과학 연구 결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과학자 강연 외에 일반인들의 인기를 끄는 것은 손쉽게 참여하는 과학 실험 활동이나 과학과 문화를 접목시킨 체험 등이다.

이 밖에도 최근 과학 축제에서 새롭게 강조하는 것은 초·중·고등학생들을 위한 과학 교육으로, 학교 과학 교육과 연계한 의미 있는 활동들을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과학 축제는 진정 대중을 위한 잔치다. 외국의 대규모 과학 축제는 대학과의 긴밀한 협조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지어 대학 자체 주관의 소규모 과학 축제도 수없이 많다.

이번 주가 우리 대학 축제 기간이다. 올해도 축제에는 놀거리, 볼거리, 먹거리들로 가득할 것이다. 그러나, 대학 축제에서보다 더 신나게 놀고, 더 재밌게 보고,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곳은 밖에 너무 많다. 학문의 전당 대학에서만이 할 수 있는 축제, 지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축제로 거듭나는 것은 어떠할지? 지역 사회 주민들과 함께 하는 과학 축제를 주관하는 국내 최초의 대학 축제가 단국대학교에서 열린다면 얼마나 멋질까?

신동희(과학교육) 교수
신동희(과학교육) 교수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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