⑩ 父母恩重(2)
⑩ 父母恩重(2)
  • 조상우(교양학부) 교수
  • 승인 2009.05.21 19:00
  • 호수 12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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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은혜는 소중하다

부모님들은 힘들게 아이를 베고, 낳고 기르셨습니다. 그리하여 석가모니는 부모님의 은혜 10가지를 제자들에게 말씀하였습니다. 그 내용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懷耽守護恩(회탐수호은)으로 아기를 베어서 지켜주시는 은혜입니다. 둘째, 臨産受苦恩(임산수고은)으로 어머님이 해산에 임하여 고통을 받는 은혜입니다. 셋째, 生子忘憂恩(생자망우은)으로 자식을 낳고서 근심을 잊으시는 은혜입니다. 넷째, 咽苦吐甘恩(인고토감은)으로 입에 쓴 것은 삼키고 단 것은 뱉어 먹이는 은혜입니다.

다섯째, 廻乾就濕恩(회건취습은)으로 아기는 마른자리에 눕히고 당신은 젖은 자리에 눕는 은혜입니다. 여섯째, 乳哺養育恩(유포양육은)으로 어머님이 젖을 먹여 길러주는 은혜입니다. 일곱째, 洗濯不淨恩(세탁부정은)으로 깨끗지 못한 것을 깨끗이 씻어주는 은혜입니다. 여덟째, 遠行憶念恩(원행억념은)으로 자식이 먼 길 떠나면 걱정하시는 은혜입니다. 아홉째, 爲造惡業恩(위조악업은)으로 자식을 위해서 악업도 마다하지 않으시는 은혜입니다. 열 번째, 究竟怜愍恩(구경영민은)으로 끝도 없이 자식을 사랑하시는 은혜입니다.

이 10가지를 누가 나를 위해서 해주겠습니까. 지금 내가 사랑하는 사람도, 결혼해서 같이 사는 부부도 이렇게 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이 일을 해주실 분은 세상에서 유일하게 부모님 밖에 없습니다. 당신은 잘 드시지도 입으시지도 않으시면서 자식들에게는 좋은 음식을 먹이고 좋은 옷을 입혀주시고, 당신의 피로 자식들에게 직접 젖을 먹여주셨습니다.

여기에 자식의 모든 악업을 자신이 도맡아 하시겠다고 하셨고, 자식을 끝까지 사랑해주셨습니다. 특히 열 번째 ‘究竟怜愍恩(구경영민은)’의 송(頌)을 보면, “부모님의 크신 은덕 깊고도 중하여라! 크신 사랑 잠시라도 끊일 사이 없으시니 앉으나 일어서나 그 마음이 따라가고 멀든지 가깝든지 크신 뜻은 함께 있네. 어버이 나이 높아 일백 살이 되었어도 여든 된 아들딸을 쉼 없이 걱정하네.

이와 같은 크신 사랑 어느 때에 끊이실까 수명이나 다하시면 그때에나 쉬실까”라고 하였습니다. 부모님의 사랑은 끊이지도 않고 언제나 자식과 함께 하시며 100살이 되셔도 여든 된 자식을 걱정하신다고 하였습니다. 오죽하면 부모님의 목숨이 다하셔야만 그 사랑이 끊어지고 쉬신다고 말하고 있겠습니까.

그런데 우리 자식들은 이와 같은 부모님의 사랑과 은혜를 당연한 것인냥 여기며 우리는 잊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우리 자식들은 부모님께 카네이션을 달아드리면서 어버이날에 꼭 부르는 노래가 있습니다. 이름하여 <어버이날 노래>입니다. 이 노래의 작사를 향가 연구가인 무애(无涯) 양주동(梁柱東)선생님께서 하셨습니다.

양주동 선생님께서 바로 <부모은중경>에 나오는 10가지 은혜를 중심으로 이 노래를 작사하신 것입니다. “낳실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臨産受苦恩) 기를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咽苦吐甘恩)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며(廻乾就濕恩)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하시네(洗濯不淨恩) 하늘 아래 그 무엇이 넓다 하리요 어머님의 희생은 가이 없어라(究竟怜愍恩)” 이 노래를 일 년에 한 번이라도 제대로 부를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가끔 스승의날 노래와 헷갈리는 경우도 자주 보게 됩니다. 앞으로 이 노래를 부를 때는 위에 든 열가지를 생각하면서 부모님 은혜에 대한 고마움을 마음에 새기며 부르기 바랍니다. 여기에서 조선시대 박인로의 <조홍시가(早紅?歌)>를 더 들어보겠습니다.

“반중(盤中) 조홍(早紅)감이 고아도 보이 다, 유자(柚子) 안이라도 품엄즉도 다마 , 품어가 반기리 업슬 글노 설워 이다”

이 시조는 1601년(선조 34) 초가을에 이덕형(李德馨)이 홍시를 보내니 작자가 중국 육적(陸績) 회귤(懷橘)의 고사를 회상하고 돌아가신 어버이를 생각하며 읊은 노래입니다. 조홍시가가 좋아 보여서 내 품에 안고 집에 가지고 가나 이를 보고 반겨줄 부모님은 계시지 않다는 작자 자신의 심정을 읊은 시조입니다.

학생들이여. 명심합시다. 부모님은 항상 우리 곁에 계시며 기다려주지 않으십니다. 박인로와 같이 부모님의 부재(不在)를 깨닫고 뉘우치기 전에 현재의 입장에서 부모님을 즐겁게 해드리는 것이 진정한 효임을. 전화 통화라도 자주 하기 바랍니다. 5월 한 달 만큼이라도. 부모님들은 자식들이 하는 작은 정성에도 기뻐하신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조상우(교양학부) 교수
조상우(교양학부) 교수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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