⑩ 너희가 트로트를 아느냐
⑩ 너희가 트로트를 아느냐
  • 권예은 기자
  • 승인 2009.05.21 19:44
  • 호수 12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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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 touch’는 한 주의 화제가 되는 TV프로그램, 인물, 문화 등을 짚어보고 그 문제점 혹은 영향 등을 분석하는 코너입니다. <편집자 주>

트로트가 대세다. 주로 중장년층이 향유하던 트로트가 지금은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장르로서 그 영역이 확대 됐다. 장윤정, 박현빈과 같은 신세대 트로트 가수들을 중심으로 조금씩 변화해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장르로 발전한 것이다.

최근 발라드 가수 김종국도 트로트 앨범을 선보여 인기를 얻고 있는데, 김종국 이전에도 아이돌가수 빅뱅의 대성, 소녀시대 서현이 트로트 곡을 선보여 다양한 연령층에서 사랑을 받았다. 이처럼 근래에 트로트라는 장르가 젊은 세대로 내려와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는 한국 가요계의 역사를 함께 하고 있는 트로트의 영역 확대로 청신호 일수도 있으나 문제점이 없지만은 않다.

큰 인기를 누렸던 트로트 두 곡, 심수봉의 ‘그 때 그 사람’과 박현빈의 ‘샤방샤방’을 비교해보자. ‘비가 오면 생각나는 그 사람, 언제나 말이 없던 그 사람…’ 서정적인 가사과 구성진 멜로디가 심수봉의 창법과 어울려 전형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트로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반면에 샤방샤방은 ‘얼굴은 브이라인, 몸매는 에스라인 아주 그냥 죽여줘요…’ 가벼운 가사와 비교적 단순한 멜로디로 반복된다. 두 곡을 비교해 보았을 때, 기존의 트로트와 달리 최근의 트로트는 장르의 음악성보다 재미와 흥미성에 많이 치중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트로트가 젊은 세대 공략에 성공한 원인도 바로 이 흥미성에 있다. 댄스 음악보다 오히려 더 재밌고 신나니까 트로트를 듣고 부르면서 놀 때마다 빠지지 않는 장르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우리는 젊은 층으로부터 소외받아 오던 트로트라는 장르가 다시금 부활한 것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다.

하지만 ‘텔미’, ‘Gee’와 같이 반복적인 가사와 멜로디로 대중의 귀를 자극하는 가벼운 댄스 음악이 트로트라는 장르까지 넘어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되기도 한다. 전통가요라고도 불리는 트로트는 1930년대 대중음악의 시작을 함께했고, 1960년대 말부터 이미자, 남진, 나훈아를 거쳐 한국대중가요의 주류를 차지해왔다.

이러한 전통가요를 현재 가수들이 가요계의 불황 속에서 살아남고자 흥미성만을 부각하는, 일시적이고 가벼운 선택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트로트를 시도하는 가수들은 마냥 트로트를 부르기보다, 그 장르에 대한 진정성 또한 고려해 봐야하지 않을까.

권예은 기자
권예은 기자

 silver122@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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