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천문학의 역사가 별까지의 거리 측정 발달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천문학자들은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까지의 거리에 관심이 많았다. 별까지의 거리를 나타내는 단위는 광년(光年)이다. 광년은 빛이 1년 동안 간 거리로 9조 4천억 km에 해당된다.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인 센타우루스 프록시마까지의 거리는 4.2광년이다. 우리은하 옆의 안드로메다은하까지의 거리는 220만 광년이다. 우주에 약 1,000억 개의 은하가 있다고 추측하는데, 이쯤 되면 우주가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우주에서의 거리 단위와 달리 태양계 내에서의 거리 단위는 AU(Astronomical Unit)를 주로 쓴다. 1광년이 태양계 1,052개를 늘어놓은 정도의 거리이므로 광년 단위를 쓰기에는 태양계의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1AU는 태양부터 지구까지의 거리로 약 1억 5천만 km다. 광년, AU 외에 별까지의 거리 단위로 파섹(pc: parallax second)도 있다. 우리 생활에서의 거리 측정에서처럼 가까운 별까지의 거리 측정 시에도 삼각측정법을 적용할 수 있는데, 이때 단위로 pc을 사용한다.
1pc은 별까지의 시차 각도가 1″(초)로 수렴되는 각도까지의 거리로 약 31조 km이고 206,265AU나 된다. 1″는 1°(도)를 60등분한 1′(분)을 다시 60등분한 만큼 작아 측정하기도 쉽지 않다. 가장 가까운 별인 센타우루스 프록시마의 시차가 1.5″이므로, 이보다 먼 대부분의 별의 거리 측정에 시차를 활용하기 어렵다. 지구 대기에 의해 별빛이 산란되면서 발생하는 반짝거리는 현상은 별의 정확한 시차 측정을 어렵게 하는데, 현재 망원경으로 측정한 의미 있는 시차 한계는 0.05″다. 이 정도의 시차는 20pc, 60광년이 조금 넘는 거리로 실제로 지구로부터 60광년 이내에 있는 별까지의 거리만 측정 가능하다는 얘기다. 1989년 유럽우주국에서는 대기 산란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 우주에 고정밀 시차 측정 위성을 발사하여 약 10만 개 별의 정확한 시차 정보를 확보했다. 그 결과 오늘날 시차로 측정 가능한 별까지의 거리 범위는 약 1,000광년으로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지름이 10만 광년인 우리은하의 규모를 생각하면 1,000광년은 1%에 불과한 ‘짧은’ 거리로 우주 전체로 볼 때 삼각측정법으로 측정 가능한 별이 별로 없음을 알 수 있다. 별의 밝기와 색 등을 이용해 별까지의 거리를 구하는 방법도 있지만, 별까지의 ‘정확한’ 거리 측정을 위해 천문학이 가야 할 길은 아직 멀다.
요즘 한창 떠도는 “박연차리스트”도 “장자연리스트”도 그 분야의 별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망에서 비롯되었다. 지구와 밤하늘 별까지의 거리도, 일반인과 스타까지의 거리도 상상을 뛰어넘는 규모다. 스타는 우리와 아득히 멀리 떨어져 있는데, 그 먼 길을 가려는 사람들이 줄지 않는 것을 보니 스타는 진정으로 반짝이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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