⑧인물사진의 거장 카쉬展
⑧인물사진의 거장 카쉬展
  • 박선희 수습기자
  • 승인 2009.08.02 20:10
  • 호수 12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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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인사들을 만나보는 20세기로의 시간여행

오드리 햅번, 윈스턴 처칠, 알버트 슈바이처, 어네스트 헤밍웨이…. 이들의 공통점이 뭘까? 닮은 데라곤 하나 없고, 생전 한번 만나보지도 못했을 것 같은 이들에게도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인물사진의 거장 사진가 유섭 카쉬(Yousuf Karsh)의 피사체가 되었다는 점이다.

카쉬(1908~2002)는 1908년 알매니아 공화국의 말딘에서 출생, 캐나다로 이주한 인물로 정치가, 과학자, 군인, 예술가, 성직자등 우리가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역사적 인물들을 촬영했다. 그는 2002년 보스턴에서 94세의 나이로 사망할 때까지 15,000명의 인물을 찍었고, 15만여 점의 작품을 남긴 인물사진의 대가이다.

그런 그의 사진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보스턴미술관에서 건너온 70여 점의 카쉬의 작품들이 지난 3월 4일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국내 최초로 공개되었다. <카쉬展>은 카쉬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기획된 전시로 5월8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전시 작품들은 카쉬가 직접 제작한 오리지널 빈티지프린팅으로, 보스턴미술관 큐레이터가 작품을 보호하기 위해 직접 화물칸에 타서 국내에 들어올 정도로 역사적 가치가 높은 작품이기도하다.

암실 입구 같은 검은 커튼을 열고 들어가면 <카쉬展>이 시작된다. <포트레이트>, <1950 사회의 얼굴들> <초기의 작업들> 이렇게 3개의 파트로 나뉘어져 있는데 그 중 백미는 20세기의 역사적 인물들로 구성된 다양한 초상 사진이다. 사진 속 인물의 일대기와 카쉬가 직접 기록해둔 촬영 당시 에피소드가 함께 소개 되어 마치 그 당시 그 자리에 있는 것 같은 생생한 느낌을 가질 수 있다. 그중 윈스턴 처칠을 찍을 당시의 일화는 아주 유명하다. 처칠을 촬영할 때 카쉬는 처칠 특유의 카리스마를 담기 위해 처칠이 물고 있던 시가를 낚아챘고 인상을 쓰며 화를 내는 처칠의 표정을 포착하여 셔터를 눌렀다. 그것이 바로 2차 대전에 임하는 처칠과 영국의 의지를 전 세계에 보여주는 작품이다. 카쉬는 “윈스턴 처칠을 찍은 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가 찍은 처칠의 사진이 <라이프> 지의 표지를 장식한 후 아주 유명해졌기 때문이다.

인물사진은 대상에게 한 발자국 더 다가가 그 사람의 특성을 파악해야한다. 거부감이나 불편함을 빨리 없애야 더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그는 탁월하다. 그는 모델이 아무리 다가가기 까다로운 유명인사라도 그가 원하는 모델의 특징을 끌어내는 능력을 가진 작가다. 비행기 사고로 몸이 불편한 상태였던 헤밍웨이를 오랜 대화를 통해 그 본연의 진취적인 모습을, 까탈스런 노작가 버나드 쇼에게는 해학과 풍자가 어린 표정을 끌어냈다.

요즘 사진에 관심 있는 사람이 참 많아졌다. 길거리에서 전문가급 카메라를 둘러메고 다니는 사람을 보는 것도 흔하다. 더 좋은 장비를 갖추는 데에만 관심을 쏟지 말고 친구나 가족들의 특징을 살린 사진으로 내공을 쌓아보면 어떨까? 카쉬가 부인이었던 솔랑주의 사진을 많이 남겼던 것처럼 말이다. 
박선희 수습기자
박선희 수습기자

 hippie@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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