⑦ 김연아 마케팅
⑦ 김연아 마케팅
  • 권예은 수습기자
  • 승인 2009.08.02 20:12
  • 호수 12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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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 touch’는 한 주의 화제가 되는 TV프로그램, 인물, 문화 등을 짚어보고 그 문제점 혹은 영향 등을 분석하는 코너입니다.
  <편집자 주>

지난 세계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 세계신기록과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건 김연아 선수가 국민들에게 감동을 안겨줌과 동시에 엄청난 경제적 파급 효과를 확산시키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의뢰한 조사에 의하면, 대회 이후 피겨스케이팅 관련 대회와 스케이트 용품 매출, 스폰서 기업 매출 증가 등 김연아의 직·간접적인 광고 효과가 무려 2280억 원에 이른다는 결과가 나왔다. 모두가 힘든 경기 불황 속에서 김연아 마케팅과 같은 스포츠 마케팅은 시기적절하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일반 소비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는 스포츠 마케팅만의 특성을 십분 활용한 전략으로, 실제 김연아가 모델로 출연하는 광고 제품의 매출액이 수십%씩 증가하는 등 기업들은 투자 이상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그러나 무작정 김연아 마케팅의 순효과만을 기대할 순 없다. 일약 국민의 영웅으로 떠오른 김연아를 상품 판매, 홍보를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만 바라보아선 안 된다는 것이다. 김연아는 광고 모델이기 전에 스포츠 선수임을 기억하고, 김연아가 피겨 여왕으로서 정상에 오르기까지 겪은 갖은 부상과 고초, 혹독한 훈련을 기억해야한다. 노력의 과정을 모두 알기에 우리가 더욱 김연아에 대해 열광하고 있지만, 단순히 홍보를 위해서만 김연아를 보는  시각은 바뀌어야 할 것이다.

일례로 김연아가 올해 입학한 고려대학교에서 우승과 함께 나온 홍보 문구가 많은 논란이 됐다. ‘민족의 인재를 키워온 고려대학교, 세계의 리더를 낳았습니다’라는 광고가 실렸는데, 고려대의 노골적인 의도가 너무나 여실히 드러났다. 김연아는 이제 막 입학한 새내기이자, 훈련과 경기 때문에 학교 수업도 거의 참석하지 못했는데, 고려대에서 김연아를 키웠다고 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재학생인 김연아를 통해 학교를 알리고자 하는 의도는 좋았지만, 국민 스포츠 스타를 학교 홍보 수단으로서만 한정시켜 내세운 것은 역효과를 일으키며, 고려대 측은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무엇인가 떴다 하면 이내 상품화 되어버리는 현대 사회의 씁쓸한 현실로 수많은 스포츠 유망주들이 단명 하는 사례를 흔히 볼 수 있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김연아는 국민들이 살아가는 데 희망과 용기를 전달해주며 큰 기쁨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나, ‘상품가치’만을 생각하며 도구화 하는 것은 본인과 대중을 위해서도 좋지 않다. 김연아를 길고 오래 볼 수는 없을까? 이는 김연아를 통해 대중과 호의적인 관계맺음을 하려는 학교와 기업, 그리고 김연아 본인에 달려있다.
 

권예은 수습기자
권예은 수습기자

 silver122@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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