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 불가능한 변종의 위력
예측 불가능한 변종의 위력
  • 권항주(미디어총괄팀장) 동우
  • 승인 2009.08.02 21:33
  • 호수 12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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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은 늘 예측불가능한 큰 파장을 몰고온다. 지금 월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스트레스 테스트(Stress Test) 결과도 결국 금융파생상품이라는 변종에 의해 시작됐다. 저금리로 인한 주택가격의 버블에 비우량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이라는 상품까지 만들어 전 세계 금융권이 다투어 투자에 나섰고, 주택 버블이 꺼지자 글로벌 금융위기가 일시에 지구촌을 강타했다. 은행마다 부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돈맥경화'에 빠지자 기업도산, 실업률 증가라는 악순환의 도미노가 계속됐다.

이러한 악순환은 현재도 진행형에 있다. 한때 세계 1, 2위를 다투던 미국 자동차회사 GM과 Chrysler가 파산보호 절차를 밟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파생상품과는 무관해 보이는 자동차회사의 파산은 언뜻 이해되지 않지만 이들 회사가 자회사 캐피털을 통해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투자해 기업부실을 키웠고 그 결과가 지금의 파산보호 절차라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이처럼 변종은 진앙지에만 머물지 않고 쓰나미처럼 삽시간에 모든것을 초토화 시켜버린다.   

결국 천문학적 구제금융을 쏟아부은 미국 정부은 19개 은행을 대상으로 앞으로의 금융위기시 은행들의 자본건전성을 평가하는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했고, 그 결과는 이번 글로벌금융위기의 변곡점으로 작용 될 가능성이 높아 전 세계 금융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지금 멕시코를 비롯, 미국, 유럽 등 전 세계를 전염병의 공포로 몰고 가고 있는 신종인플루엔자A(H1N1)도 변종이라 한다. WHO(세계보건기구)는 '멕시코에서 발생한 독감은 조류독감의 변종으로 돼지에게서 사람에게로 전이된 것은 A형 바이러스의 일종인 H1N1의 변종에서 나왔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감기에는 보통 A형, B형, C형 세가지가 있다고 한다. C형은 우리들이 흔히 감기라고 하는 독감이고, B형은 사람에게만 걸리는 C형보다는 증세가 심한 고통스러운 독감이라 한다.

그리고 A형은 사람에게 전이된 조류독감인데 여기에서 수없이 많은 변종이 일어난다고 한다. 조류독감의 표면에 있는 두가지 항원 H(헤마글루티닌)와 N(뉴라미니다아제)이 환경에 따라 수시로 변이를 일으켜 수백종의 조류독감을 생성해 낸다고 한다. 지난해 동남아를 강타한 고병원성조류독감(일명 사스)도 H5N1바이러스였다.

문제는 조류독감은 돼지에게 전이되지 않는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었는데 이번 신종인플루엔자A가 그러한 정설을 깨는 변종이라는 점이다. 조류독감이 돼지에게 전이되고 다시 사람에게 옮아 사람간에 전이되고 또다시 돼지에게로 전이되는 특이한 전파경로를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그 전이과정에서 어떤 변종 바이러스가 만들어질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기에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는 것이다.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후보는 확실히 여느 대통령 후보들과 달라보였다. 국민이 십시일반 한 돼지저금통으로 선거를 치루고, 처가의 전력에 '그렇다고 집사람을 버리란 말입니까'를 당당히 읍소하는 그의 모습에서 많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았다.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이전의 우리 대통령들과는 달랐다. 국민과 끊임없이 소통하려 했고, '대통령 못해먹겠다'며 스스로 대통령의 권위를 걷어차기도 했다. '건강한 노무현 바이러스'에 국민의 절반은 환호했고 절반은 못마땅해 했다.

그런 바이러스가 5년간 측근 인사들로만 전이되며 변종을 만들어 냈다. 끝을 가늠키 어려운 '생계형 부패 바이러스'로 말이다. 확실히 변종은 예측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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