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과의 대화 - ⑧ 이집트(上)
세상과의 대화 - ⑧ 이집트(上)
  • 이덕희 기자
  • 승인 2009.08.02 21:56
  • 호수 12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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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조각상과 유적들이 가득한 이집트는
나일강과 함께 수천년의 찬란한 문명을 이어온 경이로운 곳

나는 약 2개월 동안 이집트 여행을 준비했다. 너무 오래 준비한 것이 아니냐고 의아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2개월이라는 시간은 볼거리로 가득한 이집트를 알아보는데 결코 긴 시간은 아니었다. 이 시간은 여행준비라고만 단정 짓기에는 부족한, 나에게는 평생 처음으로 내 스스로 정말 하고 싶어서 능동적으로 열심히 공부하던 진정한 학습의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난 매일매일 사랑에 빠진 듯 행복감에 젖어 있었다. 이러한 여행준비의 즐거움과 달콤함은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여행은 언제나 설렌다. 특히 비행기를 타기 전 인천공항 안의 북적이는 풍경은 나를 더욱 설레게 한다.

영하 12도의 강추위가 찾아왔던 1월 12일, 나는 산 자와 죽은 자의 땅 이집트로 향했다. 약 6천여 킬로미터의 긴 나일강이 수천 년의 찬란한 문명을 빚어내는 바로 그 이집트다. 아프리카 북동쪽에 위치한 인구 7500만의 이집트는 세계최대의 관광지다.

약 11시간의 긴 비행을 끝내고 현지 시각 밤 10시에 이집트 카이로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곧바로 야간기차를 타고 이집트에서 나일강이 가장 아름답다는 아스완을 찾았다. 아스완의 나일강, 소문대로 아름다웠다. 배를 타고 이시스 신전이 있는 필래섬으로 갔다. 이시스 신전은 기원전 300년 전에 짓기 시작해 수백 년에 걸쳐 완공되었다고 한다.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온 것 같았다. 살아 움직이는 듯한 상형문자들, 그저 경이로울 뿐이었다. 아스완 나일강의 석양, 그 멋진 모습을 보기위해 펠루카를 탔다. 석양을 감상하기위해 벌써 많은 배들이 떠 있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소문대로 나일강의 석양은 일품이었다.

이튿날, 이집트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역사와 문화의 도시 룩소르에 도착했다. 나일강 중류, 신왕국시대의 중심도시 룩소르는 우리나라의 경주와 흡사한 곳이다. 어느 곳을 가든지  볼 수 있는 옛것과 새것이 만나는 풍경, 내가 룩소르에서 받은 첫 느낌은 고향의 정겨움이었다. 마차와 함께 중요한 이동수단인 마이크로버스 수 십대가 도로를 쌩쌩 달리는 모습이 보였다. 그런데 왜 문을 열고 다니는 걸까? 에어컨이 없고 쉽게 타고 내리기 위해서라고 한다. 실제로 이집트 사람들이 달리고 있는 마이크로버스를 쫓아가 위험천만하게 버스를 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집트 신전 중 유일하게 여왕이 만들었다는 하셉수트 신전으로 갔다. 남장을 한 하셉수트 여왕의 석상들이 보였다. 하셉수트 여왕은 자신의 권위를 나타내기 위해 턱수염을 붙여 남장을 했다고 한다.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룬 하셉수트 신전은 완벽에 가까운 아름다움을 자아냈다. 거대한 유적이 절벽에 조각되어 자리 잡고 있는 광경은 정말 놀라웠다. 그들의 대단한 업적에 외경심마저 들었다.  
이덕희 기자
이덕희 기자

 ducky6773@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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