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인문학아 부탁해!
그럼에도, 인문학아 부탁해!
  • 단대신문 편집팀
  • 승인 2009.08.05 09:42
  • 호수 1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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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부터 단대신문이 연재를 시작한 기획 ‘생각의 문을 여는 열쇠-文·史·哲’이 문과대학과 교양학부를 중심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사회가 제시하는 획일적 가치에서 벗어나고 생각의 외연을 확장시켜 줄 수 있는 ‘열쇠’를 인문학에서 찾고자 하는 기획 의도가 이들의 마음을 산 것으로 보인다.

이 기획은 우리 대학의 교양학부와 문과대학 교수들이 각각 문학과 사학, 그리고 역사의 진정한 가치를 생각할 수 있는 기고문과, 우리 사회의 인문학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인사들과의 인터뷰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주에는 이미 노희경 작가의 인터뷰를 통해 ‘행복’에 대한 주제를 다뤘으며, 이번 주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인문학 강좌를 열고 있는 경희대학교 우기동 교수와의 만남을 다뤘다.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위원회’의 윤명숙 조사관, 마동훈 고려대학교 언론학부 교수 등과의 인터뷰가 예정되어 있기도 하다.

그런데 최근 대학 측에서 발표한 세부발전계획의 일부를 보면 취업 지원과 전공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교양필수 학점을 하향 조정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재학생들의 취업 고민을 대학이 함께 나누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이루어지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교양교육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

당장 재학생들이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사안을 대학의 세부발전계획으로 반영한 대학 측의 정책에 많은 부분 공감한다. 기획기사가 나간 뒤, 그리고 대학 측의 세부발전계획이 일부 알려진 뒤 단대신문을 걱정하는 의견이 있다.

文·史·哲을 중심으로 한 단대신문의 연중 기획이 대학 정책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소리다. 대학은 전공과 취업 지원에 비중을 두는 정책을 펴는데, ‘취업만이 전부는 아니다’는 식의 기획기사가 서로 엇박자를 내는 듯한 모습을 보였을 수도 있다.

서두에서 밝혔듯 단대신문이 기획한 이번 기획의 취지는 생각의 테두리를 넓히는 것이다. 자칫 인문학 강좌의 우월함을 역설하기 위한 기사로 비춰질 수도 있으나, 실은 인문학을 통해 사고의 유연함을 얻고자 하는 목적을 갖고 있다.

내가 전공으로 하고 있는 학문과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전공 지식이 하나의 토양에서 출발했다는 것을 알고, 학문을 위한 학문이 아닌 사람을 위한 학문을 지향할 소양을 갖추자는 것이 이번 기획의 최종 목표이다. 이번 기획 연재 ‘교양이란 무엇인가’라는 기고문에 나왔듯, 교양이란 ‘한 개인의 인격 형성과 발전에 필요한 인문학적 소양의 습득을 통해 일정한 문화이상을 체득하고, 세상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이번 기획은 현재 대학 측이 역점을 두고 있는 전공교육 강화와 적극적인 취업 지원 정책에 반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러한 정책이 자칫 놓치기 쉬운 학문간 융합 및 종합적 사고라는 요소를 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된다. 전공 수업이 추구하는 전문지식은 결국 인문학의 보편지식과 불가분의 관계이기 때문이다.

단대신문 편집팀
단대신문 편집팀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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