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불급의 축제
불광불급의 축제
  • 이옥수(문예창작4)
  • 승인 2009.08.13 18:22
  • 호수 1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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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불급(不狂不及)이라는 말이 있다.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 미쳐야만 도달할 수 있다,라는 뜻이다. 대학교의 축제는 미치기 위해 달려온 학생들에게 잠깐의 여유다. 그런데 일부의 시선은 대학생이 축제의 음주문화에 미쳐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학교 축제의 음주문화를 비판하는 뉴스를 볼 때마다, 그대들은 대학시절의 축제를 얼마나 철학적이고 건설적인 주제의식을 가지고 보냈는지 묻고 싶어질 지경이다. 물론 일부 대학생들의 비뚤어진 음주 행위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소수를 가지고 모든 대학교의 축제가 술독에 빠져있는 것으로 보는 것은 분명 잘못 되었다. 축제는 술에 취하는 것이 아니라 젊음에 취하는 것이고, 술독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열기에 빠지는 것이다.
죽전캠퍼스와 천안캠퍼스는 각기 다른 테마로 축제를 진행했다. 죽전캠퍼스는 ‘나눔’을 테마로 하여 캠퍼스 곳곳에서 이와 관련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연예인 축하 공연이다. 단순히 인기 연예인 공연이 아니라 동문 공연을 주축으로 하여 ‘단국’스러운 축제로 이끌어냈다. 또한 통일성이 돋보이는 현수막은 학우들 뿐 아니라 학교를 찾은 외부인에게도 축제를 알리는데 일조하였다. 단과대별로 진행하는 행사 내용을 비롯하여 총학생회를 주축으로 하는 다양한 나눔 관련 행사를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었다. 천안캠퍼스는 죽전캠퍼스와는 조금 다른 느낌을 주었다. 테마는 F4다. 의미는 ‘환상적인Fantastic, 친근한Friendly, 재미있는Funny, 자유Free’이다. 이른 시간부터 곳곳에서 다양한 행사가 이루어졌다. 타 대학교와 연합하여 뮤직페스티벌과 응원 제전이 진행되었고, 교보문고와 연계한 도서 할인 행사를 비롯하여 벼룩시장이 열렸다.
양 캠퍼스의 축제 느낌은 사뭇 달랐지만 새로운 시도는 눈여겨볼만했다. 그러나 역시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 첫 번째는 학우들의 참여가 저조했다는 점이다. 본인이 속한 과와 동아리의 행사에 치중하여 축제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였다. 특별한 활동을 하지 않는 학우의 경우는 아예 학교를 찾지 않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이는 축제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미진한 것과도 맞물린다. 두 번째는 축제의 테마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과와 동아리의 행사는 작년과 비교해 볼 때 특별하게 달라진 점이 없다는 것이다. 전체의 테마는 있었으나 세분화된 테마를 세우지 않아서 과거의 축제를 답습하는 것 같아서 아쉬웠다. 각 과와 동아리는 그 특색을 살려 홍보할 만한 프로그램을 운영을 할 필요가 있다. 세 번째는 축제에 찾아오는 외부인이 축제를 즐기러 오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연예인의 공연을 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죽전캠퍼스의 동문공연처럼 축제 안에서 단국대를 보여주는 프로그램 구성이 보다 필요하다. 마지막으로는, 타 대학교와 구별될만한 단국대만의 대표적인 행사가 없는 것이다. 단국대의 축제에서만 즐길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테마를 세우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에 따른 스토리텔링을 통하여 보다 구체성 있는 축제의 방향을 제시해야한다.
단국대만의 전통 속에서 새뜻한 기운을 불러일으키는 축제를 기대해본다. 꾸준한 노력을 통하면 단순한 대학의 축제를 넘어서 문화 축제의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여유를 찾을 뿐만 아니라 젊음과 열기에 미칠 수 있는 축제, 그것이 앞으로의 단국대의 축제다.

이옥수(문예창작4)
이옥수(문예창작4)

 ssaebo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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