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는 기근 현상이 자연재앙에만 그 원인이 국한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소말리아의 예를 살펴보자. 평화유지군은 난민구호기금 등의 지원을 받아 생필품 및 의약품을 공급했지만 서방세계의 군인들이 희생되기 시작하면서 모든 병력이 소말리아에서 철수하였다. 소말리아의 이런 참극은 그 땅의 식민역사에서 기원한다. 서방세력의 오랜 식민통치 이후 식민세력이 사라지자 권력의 공백을 두고 세력다툼이 일어났다. 1960년까지 영국과 이태리의 식민지였던 두 지역이 통일되면서 독립하였지만 1969년 시아드 장군의 쿠테타가 일어났고 대통령은 살해되었다. 시아드 바레 세력이 모가디슈 지역을 장악했지만 지역 토호세력과의 충돌은 계속되었고 정국은 불안정한 상태에 빠져들었다. 대규모 학살을 동반한 내전이 있었고 기근이 더해지면서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죽어갔다. 특히 아이들의 피해가 컸다. 식민통치 이후 정국의 혼란이 자연재앙과 겹치고 사회구조적 문제와 결합되면서 공간은 구제의 기회를 박탈당했다. 문제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즉 내전과 인도적 지원에 대한 반감 및 토착세력들 간의 암투, 가뭄, 사회불안의 증폭이 한데 어우러져 실타래처럼 엮여 있었지만 국제사회의 적극적 개입까지 없었던 까닭은 서구자본 세력과의 유통구조가 길게 연결되어 있는 곳이 이런 약자들의 공간, 혼란한 공간까지 포괄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이해득실이 없기 때문에 서방세계는 별다른 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국제화(Internationalization) 즉 개별국가 내부의 환류를 뛰어넘어 국가 간의 교류를 확대하면서 새로운 물자 공급 체제를 구축하고 세계 시장 통합을 통한 내수 시장의 재조정 과정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기에다 세계 곡물메이저의 불투명한 거래 내용 등은 세계의 사정을 구제할 수 없도록 만드는 허들이 되고 있다. 세계 곡물 시장의 교역량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곡물메이저의 거래 내용이 비밀로 부쳐지고 있는 이유는 국가별 수급상황 및 내역 정보가 이윤 창출과 긴밀한 연관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메이저는 인공위성을 사용하여 세계 곡물의 작황 상황을 파악하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등 그 정보망이 가히 첩보전을 방불케 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미국의 카길 인터네셔널, 스위스의 앙드레 S.A 같은 곡물메이저의 시장전략을 분쇄하고 국지적 정치권력을 무력화시키며, 인종적·종교적 편가르기에서 세계를 구출할 대안은 없는가. 나는 한 사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누군가 한 사람으로부터 이 문제를 지구상에서 축출할 수 있는 방법이 고민되고 뜻을 같이 하는 인물들을 규합할 그 인물은 없는가.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편가르기, 해결 할 답은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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