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이식용 복제돼지 개발에 참여한 심호섭(나노바이오의과학과)교수
장기이식용 복제돼지 개발에 참여한 심호섭(나노바이오의과학과)교수
  • 이은주 기자
  • 승인 2009.08.19 14:52
  • 호수 12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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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학과 생명공학연구원 등 국내 6개 대학과 연구기관이 참여해 장기이식용 돼지를 개발한 것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이다. 이번 연구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 심호섭(나노바이오의학과) 교수를 만나봤다.    <편집자 주>

이종 기관 이식의 거부반응 중
70~80%를 넘긴 연구결과

인간체세포 복제 연구에 비해 윤리적 논란 덜 해
사람 대상 임상시험까지는 장시간 소요 


▲초급성 면역거부반응의 원인인 알파갈 유전자란 어떤 것인지요.


이번에 우리 대학 연구진을 포함한 국내 연구진이 면역 체계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알파갈 유전자가 제거된 형질전환 복제 미니돼지를 생산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알파갈은 영장류를 제외한 포유류가 갖고 있는 유전자로, 동물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했을 때 수 분~수 시간 내에 이식된 장기를 망가뜨려 생명을 위협하는 초기 면역거부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유전자를 말합니다. 이것은 사람 몸에 들어오면 항체가 고체를 활성화 시킴으로써 초급성 거부반응을 일으키게 됩니다. 근본적으로 돼지의 세포에 당이 붙어 있는 것을 알파갈(합성효소)이라 하며, 이 효소를 만든 유전자를 없애면 효소가 만들어 지지 않게 되고, 이어 그 뒤의 단계를 진행시킬 수 있게 됩니다.

 

▲현재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에서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는 복제돼지 제노(Xeno)의 이름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요.


바이오신약장기사업단에서 "초기 면역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유전자(알파갈)를 제거한 장기이식용 복제 미니돼지 '제노(Xeno)'가 지난 4월 3일 태어났으며, 돼지의 이름은 Xenotransplantation인 ‘동물의 기관을 인체에 이식하는 이종 기관 이식(술)’의 뜻에서 앞 글자 Xeno를 넣어 저희 연구소에서 지은 것입니다. 이것은 저희 학교에 돼지가 없어 수원으로 가서 대리모에 복제를 한 것이지만 이 연구의 가장 중요한 단계과정을 저희 연구소에서 했기 때문이기도 하죠.

 

▲연구 계기와 복제돼지의 장기를 실제 사람에게 이식하기까지 산적한 과제로는 어떤 것이 있는지요.


세계적으로 장기이식 문제는 장기의 이식이나 확보가 어려워 환자가 몇 년 씩 기다리다 사망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1년에 장기 이식 제공 신청자가 100명 이하입니다. 우리나라는 장기이식 대기자가 1만 명이고 60% 이상이 장기 이식을 받지 못한 채 사망합니다. 사람의 장기로 사용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임상시험이 성공하게 되면 병이 위중하여 생명이 경각에 달린 환자들에게 우선은 버팀목이 될 수 있는 희망이 될 것입니다. 거부반응에는 초급성, 급성, 세포, 만성의 4가지 단계로 나뉘며, 모두 해결해야만 장기이식연구가 완성되었다고 볼 것입니다. 거부반응의 아래 단계에 있는 세포성과 만성은 면역억제제로 해결이 될 것으로 보고 있고, 이것들은 현재 면역억제제들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는 초급성인데 이번 연구에서 거부반응 중의 70~80%를 차지하는 큰 고비를 넘긴 것이 연구의 결과라고 하겠습니다.


물론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까지 마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런 장기 수급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의 하나로서 연구가 진행되었고, 이번에 복제 돼지 탄생은 인간 체세포 복제 연구에 비해 윤리적 논란에서는 자유로운 면이 있는 편입니다. 하지만 동물의 장기를 이식하는데 대한 거부감을 극복하는 것은 여전히 과제로 남습니다.

 

▲연구 진행에 어려운 점과 불편한 점이 있었다면 무엇인지요.


없는 유전자를 생기게 하는 것보다 있는 유전자를 없애는 것이 기술적으로 더욱 힘듭니다. 확률적으로 없는 유전자를 집어넣어서 유전자가 발현을 하게끔 하는 것과 있는 유전자를 없애는 것은 1천 배 정도의 확률차이가 납니다. 때문에 이를 다루는 곳이 많지 않습니다. 물론 유전자를 없애는 것이 경제적·산업적·의료 등 여러 방면으로 굉장히 의의가 있겠지만 전 세계에 복제를 할 수 있는 연구소 10곳 중 6~7곳 정도가 유전자 조작을 해서 복제를 할 수 있는 곳이고, 있는 유전자를 없애서 복사할 수 있는 곳은 우리 연구소를 포함하여 4곳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우리 연구소에서 유전자를 없앤 돼지를 만들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나노바이오의과학과가 생겨 의대에서는 나와 있는 상태입니다. 타 대학과 달리 우리 대학은 산학협력관이 없는데 특히 연구를 하는 연구동이라 함은 연구와 실험, 교육하는 곳이 섞여져 있어 사실 연구를 하는 곳은 전기도 다르고 전압도 높고 가스도 들어가고 일반 건물과는 달라야 하기 때문에 힘든 점이 많았습니다. 이런 연구동이 없어서 이번에 산학협력단이 (관련 시설을) 짓기로 예정 되어 있으며, 1년 쯤 뒤에는 저희 과가 그쪽으로 옮겨 갈 것입니다.

 

▲한국은 2002년 미국에 이어 알파갈 유전자를 제거한 복제 미니돼지를 만든 두 번째 나라가 됐습니다. 8월부터 동물자원학과 김인호 교수의 합류가 예상되고 있는데요, 특히 기대하고 있는 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지금까지는 형질 전환 복제 미니돼지를 만드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한 가지가 아닌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차후 시행될 여러 유전자 조작을 잘 유지하고 원하는 유전자를 적절하게 조합될 수 있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김인호 교수가 그 방면에서 전문가이기 때문에 다른 분야의 전문가가 필요하게 된 것이며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BT분야에서의 포부와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연구를 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지적인 호기심 때문입니다. 연구소에서는 이런 바탕으로 연구를 함으로써 사회적으로 장기이식 문제가 크게 잘못 될 경우 우리나라 장기이식 대기자들은 모두 외국에서 장기를 이식 받아야 하는 문제까지 이르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넓게는 제 3세계 국가에서 장기 매매가 이뤄지고 있는 것에 대해 장기를 불법적으로 매매하는 사회적인 문제도 해결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여기에 차세대 10대 성장동력이라고 하는 디스플레이어, 디지털콘텐츠, 홈네트워킹들 중에서 BT분야로는 유일하게 들어가 있는 것이 바이오신약장기입니다. IT의 국가경제에 대한 기여도가 높아지면서 BT분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거든요.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BT산업도 육성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는 듯합니다. 이에 대한 실태분석 및 선진화 방안에 힘써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2001년부터 우리 대학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주임교수로 재직하면서 저를 따라주고 같이 고생한 대학원생들이 있습니다. 일차적으로 가장 큰 역할을 한 그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이은주 기자
이은주 기자

 henda @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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