⑤불심검문에 대처하는 방법
⑤불심검문에 대처하는 방법
  • 최호진(법학과) 교수
  • 승인 2009.08.19 15:51
  • 호수 12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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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의 부당한 임의동행요구에 저항하는 행위는 처벌받지 않는다

 대학생 김단국은 수업을 마치고 친구를 만나러 가는 도중에 우연히 시위현장을 지나가게 되었다. 이때 경찰관 갑이 김단국에게 다가와 김단국이 소지하고 있는 가방을 열어줄 것을 요구하였다. 갑작스러운 경찰관의 요구에 당황한 갑은 왜 그러느냐? 나는 시위와 관계가 없다고 항변하였으나, 경찰관은 다짜고짜 갑의 가방을 빼앗았다. 이에 갑이 항의를 하자, 경찰관은 김단국을 공무집행방해죄로 체포하여 경찰서로 같이 가야 된다고 하였다. 이 과정에서 경찰관과 몸싸움 도중 경찰관에게 경미한  상처를 입히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단국이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경찰관직무집행법에 따르면 경찰관은 수상한 거동 기타 주위의 사정을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어떠한 죄를 범하였거나 범하려 하고 있다고 의심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 또는 이미 행하여진 범죄나 행하여지려고 하는 범죄행위에 관하여 그 사실을 안다고 인정되는 사람이 있을 경우에는 그를 정지시켜 행선지나 용건, 성명, 주소, 연령 등을 물어 볼 수 있다. 불심검문은 정지와 질문 및 질문을 위한 동행요구를 그 내용으로 한다.

 이 사건의 경우와 같이 경찰관이 불심검문을 하면서 소지품을 검사하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경찰관은 불심검문이나 소지품검사를 할 때에는 상대방에게 자신의 소속과 성명을 밝히는 동시에 그 증표를 제시
하여야 하고, 불심검문이나 소지품 검사의 목적과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중요한 점은 질문이나 소지품검
사는 어디까지나 임의수단이다. 따라서 질문에 대하여 상대방은 답변을 강요당하지 않는다. 질문을 하는 동안 수갑을 채우는 것과 같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사실상 강요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경찰관이 불심검문이 이루어진 장소에서 질문하는 것이 상대방에게 불리하거나 교통을 방해한 다고 인정될 때에는 경찰관서에 동행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 물론 동행을 요구할 때에는 동행장소를 밝혀야 하고, 동행한 경우 가족이나 친지 등에게 동행한 경찰관의 신분과 동행장소 및 동행이유를 알리고 본인이
즉시 연락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이 경우 경찰관서에 6시간을 초과하여 머무르게 할 수 없다.

 중요한 점은 임의동행은 상대방의 동의 또는 승낙을 요건으로 하기 때문에, 경찰관으로부터 임의동행요
구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거절할 수 있다. 만약 임의동행에 응하여 경찰관서에 같이 간 경우에도 언제든지 마음대로 경찰관서를 나올 수 있다.

 만약 이 사건의 경우와 같이 임의동행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진 경우는 어떻게 되는가? 이
에 대하여 대법원 판례는 경찰관이 임의동행을 요구하며 무력을 사용하는 것은 적법하지 않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경찰관의 부당한 요구에 응하지 않는 과정에서 몸싸움을 하게 되고 경찰관에게 경미한 상처를 입힌 경우에는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김단국은 경찰관의 불심검문을 거절할 수 있으며, 이 경우 경찰관은 강제로 불심검문을 할 수
없다. 또한 경찰관의 임의동행요구를 김단국은 거절할 수 있으며, 경찰관의 물리적 행사를 하는 과정에서 이를 대항하여 경미한 상처를 입힌 경우에도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따라서 김단국은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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