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들만의 엠티'는 지양하자
이제 '그들만의 엠티'는 지양하자
  • 단대신문
  • 승인 2009.08.19 16:27
  • 호수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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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봄의 기운이 도는 요즘, 캠퍼스에도 활기가 돈다. 상큼한 날씨를 만끽하는 학생들의 웃음소리가가득하다.

 매년이맘때의활기차고분주한분위기에는엠티(MT)가한몫을한다. 학과나 학부단위로 진행되는 엠티는 말그대로 멤버십을 함양하는 행사이다. 신학년에 모두가 ‘제자리잡기’에 어색해하는 시점에서, 선후배간에친목을도모하고 학과나 학부의 일원으로서 소속감을 고양하는 행사는 분명 필요하다. 그럼에도 이러한 엠티가 본연의 취지대로 잘 진행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엠티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문제를 갖는다. 첫째는 멤버십 고양을 빙자한 지나친 음주 행위이다‘. 술이라도 한잔해야 서로 친해질 수 있다’는 사회의 통념이 대학사회에 반영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엠티 현장을 보면 서로 친해지기 위한 술잔 기울이기가 원래의 목적인 멤버십 고취를 압도하는 경우가 많다. 말 그대로 주객이 전도된 채‘주량 제고’에 몰두하는 것이다. 오죽하면, 신입생들이 술 마시는게 부담스러워 엠티 가기를 꺼려할까. 술도 적당해야 인간관계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두 번 째는 엠티 참여에 관한 문제이다. 엠티라는 게 모든 소속 학생들이참여하는 데 의미를 둘 터인 데 사실 참여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신입생들이다. 이들의 상당수도 실상은‘동원’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나머지는 학생회나 학회 임원과 극소수의 고학년들일 뿐이다. 이쯤 되면, 엠티가 소속 학생들의 멤버십이 아니라 신입생들의 강제적 멤버십을 위한 것이 될수 밖에 없다. 참여의 문제는 학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교수의 참여가 어찌 보면 더 큰 문제이다. 대부분의 엠티에는 학과나 학부의 일부 교수만이 참여한다. 더 안타까운 것은‘늘 가는 교수만 간다’는 것이다. 소속 학과나 학부에 대한 멤버십은 학생들만으로 구축될 수 없는것이 자명함에도 많은 교수들이 관심을 두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제기하고 싶은 문제는 엠티 행사의 주도체에 관한 것이다. 대부분의 엠티는 해당 학과나 학부의 학생회에서 주관한다. 그 자체가 문제가 된다는 것은 아니다. 학생회 중심으로 엠티 행사가 진행되다 보니, 교육의 주체인 교수들의 방관자적 참여 현상이 뛰따르는 게 우려되기 때문이다. 교수들도 적극적으로 엠티에 관여해야 한다. 사실 학생들은 소속 교수들과의 대화와 친목을 원하고 기대한다. 선후배들뿐 아니라 교수들과도 친해져야 멤버십이 완성된다고 생각할런지도 모른다.
 이제 ‘그들만의 엠티’는 지양하자. 20세기적 사고와 관행을 답습할 필요는 없다. 행사를 해왔기 때문에 하기보다는 무엇 때문에 그 행사를 하는지 깊이 고민해 보아야 한다. 21세기적 상상력을 발휘해 보자. 전공의 특성에 따라 의미 있는 행사를 준비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번 엠티 기간에 교수와 학생이 함께 만들어 나가는 진정한 멤버십의 엠티가 진행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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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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