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학생의 애환
교환학생의 애환
  • 이건호 기자
  • 승인 2009.09.01 13:03
  • 호수 1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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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엔테이션이요? 아직 계획은 없는데 하긴 할 거에요", "다른 교환학생들 연락처를 드릴테니 A양이 직접 연락해보세요"

지난 5월 우리 대학 3학년에 재학 중인 A양은 2학기 동안 중국어를 배운 경험이 없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중국어 연수과정을 이수하도록 하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선발된다. 별 기대 없이 지원했던 A양은 교환학생으로 뽑혔다는 소식을 접하고 설렘과 기대로 한껏 들떠 있었다. 그런데 1학기가 끝나고 7월이 되도록 학교에서는 아무 연락이 없었다. 출국 날짜조차 모르고 있던 A양은 걱정이 돼 국제문화교류과에 전화를 건다.

하지만 국제문화교류과에서는 “오리엔테이션이요? 아직 계획은 없는데 하긴 할 거에요”, “다른 교환학생들 연락처를 드릴테니 A양이 직접 연락해보세요”, “픽업이요? 파견대학에 한번 연락해볼께요” 등과 같은 무책임한 답변만 들려온다. 오리엔테이션, 항공권, 출국일, 픽업 등 모 하나 결정된 것이 없었다. 8월 초가 돼서야 비자발급을 받을 수 있는 입학허가서가 나왔다. A양은 서둘러 다른 교환학생들에게 연락을 취한다. 온통 영어와 중국어로 된 비자 신청을 할 줄 몰라 헤매고 있던 학생들을 A양이 도와줘가며 비자 발급을 받도록 한다.
 

 

 

 

 

 

 

 

 

 

 

 

 

 

비자 문제가 해결되니 이번엔 항공권이 문제다. 8월말이 성수기라 함께 가는 학생들과 같은 항공권을 구매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 또한 학교에서는 픽업 계획이 없다는데 A양이 유학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서 알아보니 그 쪽에 택시 강도가 많다고 한다. 이것저것 국제문화교류과에 물어보지만 필요한 부분은 하나도 알 수가 없고 A양이 부탁하는 부분만 연락이 온다. 다른 교환학생들 또한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A양에게만 전화를 한다. 국제문화교류과와 학생들 중간에서 전화와 문자를 돌렸던 A양은 그 달 10만원이 넘는 전화요금 청구서를 받는다.

이번 2009-2학기 중국어연수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학생이 겪은 이야기다. 국제문화교류과는 뒤늦게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했고, 파견대학에 픽업요청도 수락 받았다. 오리엔테이션에서 국제문화교류과는 학생들에게 신종플루 때문에 업무가 마비돼 학생들에게 소홀했다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입학허가서가 늦은 것과 관련해 담당 업무를 맡고 있는 국제문화교류과 차하나 선생은 “우리 대학에서 원하는 서류를 파견대학에 요청하는 형식으로 업무가 이뤄지는데 특히 중국의 경우 이러한 행정처리가 늦는 편”이라고 해명했다.

타대학의 경우 교환학생 파견 전 실시하는 오리엔테이션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560개국의 740개 학교와 교류를 맺고 있는 이화여대의 경우 교환학생 파견 전 2회에 걸친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하고 있다. 또 담당 직원들이 학생들이 필요한 서류를 일일이 확인해주며,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파견 후에도 e-mail을 보내고 집에 전화를 하는 등 교환학생 관리에 있어 철저함을 보였다.
이번 일로 많은 고생을 한 A양은 “처음에는 학교 측의 태도에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우리 대학에서 처음 파견가는 대학이라니 이해는 된다”며 “다음 번 교환학생들에게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GoNoiDa@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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