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피의 연애매뉴얼 - 사랑한다면 쟁취하라
<영화> 소피의 연애매뉴얼 - 사랑한다면 쟁취하라
  • 이은주 기자
  • 승인 2009.09.01 16:52
  • 호수 1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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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人문화in 1

 

 

▲<소피의 연애매뉴얼>의 주연인 소지섭(좌)과 장쯔이(우).

일생을 살아가는 동안 가장 빛나고 아름다운 때는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하고 있을 때 <소피의 연애매뉴얼>은 한-중 합작 로맨틱 코미디 영화로 신예감독 에바 진이 메가폰을 잡았다. ‘소피’역의 배우 장쯔이가 직접 제작에 참여해 화제가 되었고 지난 5월 열린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에서 6개국에 선 판매 되었다.

이 영화는 두 스타들이 그동안의 이미지를 벗고 로맨틱 코미디에 처음 도전한 만큼 국내외에서 많은 시선을 끌고 있다. 영화는 자신만 사랑할 것 같던 남자친구가 어느 날 다른 여자 때문에 정신을 못 차리고 너무도 당연하게 결혼 취소통보까지 주자 빼앗긴 남자친구를 되찾기 위해 ‘소피’(장쯔이 역)가 고군분투 하는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 일상에 항상 가까이 자리 잡고 있는 ‘사랑’이라는 소재를 다뤘기 때문에 더욱 공감이 되어 웃음을 자아내게 만든다. 누구도 반할만한 ‘제프’(소지섭 역)처럼 멋진 남자친구는 아니더라도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여자주인공은 ‘배신한 애인을 되찾는 과학적인 다단계 복수지침서’라는 계획의 작전으로서 최대한 쿨한 척 하기, 익숙함 공략하기, 적을 파악하기, 질투심 유발하기, 외모를 가꿔서 환골탈태하기 등을 진행시킨다.

하지만 연애라는 것은 변수가 많아서 똑 떨어지는 해답이 없고 자신의 입장이나 수준에서 잘 해보려고 할수록 어긋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작전은 연이은 실패로 이어진다. 하지만 그녀가 전수하는 다단계 복수 매뉴얼은 100% 공감 가는 필수 항목들로 구성되어 더욱 눈길을 끈다. 단 한번이라도 실연당해 본 여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꿈꿔봤을 통쾌한 복수극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자신이 아파한 만큼 상대방도 똑같이 아팠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면서도 맘처럼 쉽게 움직여지지 않는 ‘실연의 법칙’들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었다면, 연애를 할 때에도 밀고 당기기가 필요하듯이 변심한 애인에게는 치밀하고 과학적인 작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명심시켜주고 있다. 사랑과 경쟁 그리고 실패와 성장 같은 것들은 취업과 경제 사정을 고민해야하는 시점에서 어찌 생각해보면 보잘 것 없는 일로 보여 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런 사랑의 고민들은 누구에게나 마음 속 깊이 간직되어 오는 소중한 것이며 본능적인 것이기도 한 것이다. 그래서 관람객들은 영화를 보면서 전반부에 계속되는 실패가 남기는 씁쓸함을 뒤로하고, 본인에게 진행 중인 혹은 지나갔던 과거의 아련한 사랑을 떠올린다. 그래서 작전의 결말이 해피엔딩으로 맺어진 순간 내 일처럼 더욱 기쁘게 느껴진 것은 아닐까. 이 영화는 사람이 사람을 만나고 연애하는 ‘열혈 인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감동을 전한다.

어떤 사람을 마주한 뒤 돌아선 순간부터 그 사람이 지나온 모든 존재와 시간이 궁금해지기 시작한다면, 헤어진 이성 친구를 잊지 못해 오늘도 하염없이 잠 못 드는 밤을 보내고 있다면, 혹은 사랑의 꿈과 풋풋함을 기억하는 모든 사람에게 이 영화를 추천한다. 사소한 일상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할 수만 있다면 그것은 그 순간 사소한 시간이 아닌 특별한 시간으로 다가올 것이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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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nda@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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