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여는 열쇠 예술 - 예술에게 말 걸기
마음을 여는 열쇠 예술 - 예술에게 말 걸기
  • 박선희 기자
  • 승인 2009.09.02 14:34
  • 호수 1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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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기획을 시작하며

한 학기 동안 진행된 연중기획 <생각의 열쇠-문사철 인문학아 부탁해>에 이어 2학기에는 ‘예술’이라는 주제로 연재된다. 물질적결과를 중시하는 사회분위기와 실용적 학문을 추구하는 대학에서 예술은 문사철과 마찬가지로 설 곳을 잃어가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예술은 어떠한 가치와 파급효과를 지니는지, 수요자와 어떻게 소통하고 있는지를 통해 가까이에 있지만 잘 알지 못했던 예술에 대해 알리고 예술의 가치를 알아보려는 의도로 기획되었다.  <편집자 주>


우리는 예술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예술은 원시 동굴벽화를 시작으로 르네상스를 거쳐 현대에 이르는 오늘날까지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왔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예술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선뜻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예술 [藝術, art] : 미적(美的) 작품을 형성시키는 인간의 창조 활동’이라는 백과사전적 정의를 답했다 하자. ‘효용적 기술’의 의미를 포괄한 말이었던 ‘예술’이란 단어가 18세기에 이르러 미적 의미로 한정되는데, 그렇다면 ‘아름다움의 기준은 무엇인가’하는 본질적인 의문이 생긴다. 또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예술이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는 예술이 아닌가’하는 난관에 직면하게 된다.
우리에게 ‘예술’이란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고, 다가가면 멀어지는 신기루 같다. 또한  예술은 여유 있고 걱정 없는 사람들만이 향유 할 수 있는 것이라 여겨지기 때문에, ‘그들만의 문화’인 예술을 이해하는 것은 어렵다고 느낀다.


한편, 예술은 문학, 역사, 철학과 더불어 취업을 중시하는 실용적 학풍에 밀려 대학 안에서 그 입지가 나날이 줄고 있다. 지성인으로서 대학생이 알고 있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예술은 그 중요성에 비해 가치가 낮게 평가되고 있다. 지금 당장 먹고 살기위해 필요한 영어점수 올리기, 자격증 따기, 자기소개서 쓰기 같은 실용적인 배움보다 그림 한 점, 음악 한 곡 감상하는 것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자기계발서를 읽을지언정 문학작품을 읽는 것 또한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얼마 전 예체능과 선택 과목이 대폭 줄어든 ‘미래형 교육 과정’이 발표됐다. 결과를 강조하는 시대에 예술은 쉽사리 양적인 평가기준에 눈높이를 맞출 수 없고, 그렇게 커리큘럼 속에서 제일 먼저 버려진다.


하지만 과거, 예술은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리스와 로마의 학교에서도 예술을 대단히 중시했는데 이는 바람직한 인간의 형성에 예술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예술을 통해 배우는 것은 문제 해결책이 단 하나가 아니며, 어떤 질문에 대한 단 하나의 답변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현대에서도 예술의 가치는 여전하다. 항상 주변에 있어왔고 우리 삶속에 녹아있기 때문에, 마치 공기처럼 그 가치를 알아채지 못하는 것 일지도 모른다. 쉽게는 광고나 영화와 같은 대중문화예술 분야부터 현대미술품의 경매와 아트페어를 통한 거래는 경제적인 가치로서의 예술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특히 국내 대기업에서 소유한 것으로 알려져 이슈가 된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이라든가 자기 스스로를 기업화 시킨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은 수 억 원을 호가한다. 뮤직페스티벌은 현재 세계에서 음악 산업의 효과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며, 음반의 발매와 음악스트리밍, 다운로드 서비스와 같은 활용은 기술 발전과 함께 경제적으로 큰 파급효과가 있다.

대중에게 화두를 던지고, 민중을 일깨우는 소설과 시 또는 노랫말에 담겨있는 사회적 가치 그리고 영적인 위로와 충만함을 주는 종교적 가치, 재미와 즐거움을 주고 감성을 자극하여 인간으로 하여금 교감할 수 있게 하는 그 자체로도 예술은 가치가 있다. 요즘에는 문화예술을 가미한 감성마케팅이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는데 그것은 예술이 인간의 직관, 감성, 상상력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술은 사회를 이해하고 시대 상황의 흐름을 알게 한다. 또한 예술 작품은 우리 모습을 반영하고 있어 문화와 가치관에 영향을 미친다. 예술가는 철학자와 같이 공부하고 성찰한 후 결과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그 결과물은 시대를 이해하는 하나의 단서가 될 것이다. 또한 같은 사물을 다르게 생각하고 표현하는 것은, 또 다른 시각을 제시하고 다양성을 인정하게 한다. 그것은 곧 생각의 폭을 넓히는 일이다.

현대의 가장 중요한 흐름 중 하나는 ‘수요자 중심’이다. 예술도 관객이 없으면 의미가 없다. 관객과의 소통 즉, 인간과 인간의 소통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우리는 이번 기획을 통해 그러한 변화 속에 다양한 장르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예술의 융합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또한 일방적 전달에서 상호간의 소통으로 변화하고 있는 예술이 인간에게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그를 통해 우리 사회가 어떠한 변화를 맞고 있는지를 생각해보고 싶다.

이에 그치지 않고 사회공동체가 유지되는 문화적 토대로서 예술의 진정한 가치를 돌아보고, 현대 사회에서 예술이 지니는 가치와 소통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던질 것이다.


박선희 기자 hippie@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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