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사과정 2년 만에 SCI급 논문 34편 쓴 논문 왕 육경수씨
석사과정 2년 만에 SCI급 논문 34편 쓴 논문 왕 육경수씨
  • 도우리 기자
  • 승인 2009.09.04 11:44
  • 호수 1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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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사과정 2년 만에 SCI급 논문
 34편 쓴 육경수(고분자공·박사과정 1학기) 원우

 

“주제에 대한 흥미와
교수님의 가르침 덕분입니다”
연구가 좋아 취업보다 학업 계속 할 터

 

실험을 하고 결과를 분석하면서도
항상 ‘왜’라는 질문을 해보고 원인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얼마 전 주요 일간지에 ‘논문왕’으로 소개되어 주목을 받은 이가 있다. 그는 육경수 원우로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급 34편의 논문을 쓴 주인공이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러브콜을 받았지만 앞으로도 한동안은 연구에 매진하겠다는 육씨를 만나 실험과 논문으로 가득한 그의 연구인생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해외과학 유력저널에 논문을 발표했다고 하는데, 구체적인 저널 이름과 연구 분야인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s, 유기발광소자)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주세요. 또 어떻게 OLED라는 분야를 연구하게 되었는지 말씀해주세요.
-권위 있는 유명한 저널로는 Applied Physics Letter, Organic Electroics가 있고, 그 외 Journal of Lumine Science, Sensors and Actuators A: Physical, Synthetic Metals, Thin Solid Films등이 있습니다. 저널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는 무조건 유명 저널을 선택하기보다는 교수님께서 추천해주신 저널에 투고합니다.

제 연구 분야인 OLED는 전극 위에 여러 층으로 쌓아 올린 얇은 막의 유기물에 전류를 흘려주면 빛을 내는 소자로,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이미 상업화된 LCD, LED보다 여러가지 장점들을 가지고 있어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조명 분야에도 응용이 가능하여 친환경 녹색 조명 소자로 각광을 받고 있는 분야에요. OLED는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아직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필요로 하는 발전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연구 분야입니다. OLED를 이용한 것으로 널리 알려진 것은 일명 손담비 폰으로, 최근 삼성에서 출시된 AMOLED폰이 있습니다.

대학원에 오기 전까지 OLED에 대한 경험은 수업 때 접해 본 것이 전부였습니다. 또 처음 이 분야를 접했을 때도 크게 흥미를 느끼지는 못했어요. 오히려 체질에 안 맞을 것이라고 생각 했는데 대학원 진학 후 실험, 연구가 진행 될수록 재미가 느껴졌습니다.

보통 석사과정에서는 논문을 2편 정도 쓴다고 하는데, SCI급 논문을 34편이나 썼다고 들었습니다. 그렇게 뛰어난 실적을 내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깊이 있는 연구를 위해 어떤 것이 중요하고 도움이 되는지 알려주세요.
-실험을 하기 전 어떤 실험이 필요한지 어떤 결과가 예측되는지 먼저 생각해보고 실험을 진행합니다. 아직도 저 자신은 이 부분에 대해서 연습이 많이 필요로 합니다. 무엇보다도 특히 중요한 것은 실험에 ‘흥미’를 갖고 임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관심과 흥미를 갖고 실험에 열정적으로 응했기에 그런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석사과정을 시작하자마자 논문을 쓴 것은 아니에요. 보통 대학원 석사 과정 4학기 중 처음의 한 학기는 배우고 적응 하는 기간입니다. 그동안은 처음 대학원생이 되어 실험하는 방법, 앞으로 하게 될 실험 공부 등과 같이 실험하는 데 있어 익숙하게 해야 할 것을 배우는 기간이었습니다.

실험 수행에 있어서 팁이 있다면, 실험의 특성상 기계 장비를 사용하여 실험의 대부분이 진행되기 때문에 장비 사용에 쉽게 적응 하는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장비 운용 면에서 기계의 작동 원리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어 장비 고장에 따른 대응을 빨리 할 수 있었고 그만큼 더 많은 시간을 실험에 투자 할 수 있었습니다. 쉽게 말해서 ‘기계랑 친하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장 큰 도움은 교수님의 지도였습니다. 교수님께서 다양한 실험 주제로 실험을 진행할 수 있도록 지도해 주셨기 때문에 많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실험을 수행하는데 있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앞서 이야기 했듯이 하고 있는 실험 주제에 대한 관심이라고 생각 합니다. 아무리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실험이라고 하더라도 관심과 흥미가 적다보면 결과를 분석하는 데 있어서도 어려움이 있고 또한 그만큼 좋은 결과를 얻기도 어렵습니다. 실험을 하고 결과를 분석하면서도 항상 ‘왜?’ 라는 질문을 해보고 원인을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실험 연구에 대해 ‘흥미’를 강조했는데, 실험하면서 얻는 가장 큰 즐거움엔 어떤 것이 있는지요. 또 ‘흥미’를 강조하는 만큼, 슬럼프가 찾아온 적은 별로 없을 것 같네요.
-제가 실험에서 가장 큰 즐거움을 얻는 부분은 실험 수행의 결과물을 얻기 위해 고민한 방법이 정말 그렇게 맞아 떨어졌을 때입니다. 교수님이 그저 시키는 대로 아무 생각 없이 하면 재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실험의 결과가 좋지 않다면 무엇 때문에 좋은 결과 또는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였는지 생각해 보고 그 문제를 해결 하였을 때 큰 성취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실험에 있어 ‘흥미’를 강조했지만, 사람이니까 365일 항상 흥미를 느낄 순 없습니다. 또 진행하는 연구의 내용이 반복적 이거나 비슷하여 흥미가 떨어지거나 잘 안 되는 때도 있습니다. 이럴 때에는 억지로 한다거나 아예 손을 놓기보다는 천천히 실험을 진행합니다. 의욕도 떨어지고 진행도 잘 되지 않는데 계속 진행하다보면 시간은 시간대로 버리고 결과를 보더라도 눈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짧은 기간 동안 수준급의 논문을 많이 써 여행하거나 연애하는 것 등 노는 데 투자는 없었을 것 같네요. 대신 그 시간을 연구에 투자한 만큼 실험실에서의 에피소드는 많을 것 같은데요.
-네, 노는데에는 시간이 많이 부족했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같이 여행가자고 할 때 못간 적이 여러번 있고, 약속을 잡더라도 저녁 늦게야 시간이 되거나 하다 보니 모임자리에도 나가기 어려웠습니다. 2007년~2008년도 겨울, 눈이 많이 왔던 적이 몇 번 있습니다. 그런데 많이 오는 눈을 맞아본 기억도 별로 없고 밟아 본적도 별로 없습니다. 실험하다가 아침이 되어 어느 정도 녹아 있는 눈과 저녁때가 되어 살짝 얼어있는 눈만 밟아 본 기억이 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취업 준비를 하지 않고 대학원까지 진학하게 된 계기가 있는지요. 또한 학부생활 중간에 기계공학과에서 고분자공학과로 전공변경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연구하는 데 있어 예전 학부 공부에서 얻은 도움이나 아이디어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전과를 통해 중간에 진로를 바꿔 성공한 경우로서, 미래나 진로 등을 정하는 데 있어 가장 크게 고려해야 할 점이 무엇이라고 생각 하는지요?
-사실 기계공학과 학부생 때는 고분자가 뭔지도 몰랐습니다. 그러던 중에 제 아버지께서 아시는 분이 고분자공학 업계에서 일하시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분을 통해 고분자 라는 것을 접하게 되었고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대학원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원 진학에 대한 생각은 학부 생활 중에는 가지고 있지 않았지만 졸업을 앞두고 주변 사람의 권유로 인해 많은 고민을 하고 진학했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 것과 같이 기계 사용을 많이 하다 보니 기계 작동 원리에 대해서 배운 것으로 장비를 운용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진로를 정하는 데 있어 전망과 흥미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성공한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흥미와 전망 중에 흥미를 택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성공한 사람들의 얘기처럼 자신이 정말 흥미가 있는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전망만 생각해서 진로를 선택하게 되면 결국은 그 일을 하면서 행복하지 않아 그 일을 성취하는 데 부족함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취업준비생들이 선망하는 회사인 LG전자에서 러브콜을 받았다는데, 취업난 시대에 그 제안을 뿌리치고 계속 연구를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취업을 하게 되면 그간 배운 내용들을 응용하여 업무를 하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석사 과정 중 배운 내용들의 다양성이 떨어진다고 생각 합니다. 더 공부하면서 다양한 연구를 해보고 싶어서 학업을 계속 이어가기로 결정했습니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새로운 것에도 쉽게 적응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싶은 것도 큰 이유입니다.

또한 연구 분야와 관련성이 있다면 중소기업이든 대기업이든 어느 쪽으로 취업하더라도 크게 상관은 없다고 생각 합니다. 이유는 무엇을 하든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공부를 더 하는 만큼 연구한 내용들과 관련성은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무언가를 하는데 있어 목표가 중요하다고들 하는데요. 앞으로의 연구 활동이나 진로에 대해 단기, 중장기, 장기 목표가 있는지요? 또는 특별히 존경하거나, 롤 모델로 삼는 인물이 있나요?
-정말 친한 주변 사람들에게 농담처럼 건네는 목표가 있는데, 아직은 비밀로 해 두겠습니다.
존경하는 인물이나 롤 모델은 특별히 없어요. 단지 논어의 ‘三人行 必有我師焉 擇其善者而從之 其不善者而改之’ (삼인행 필유아사언 택기선자이종지 기불선자이개지, 세 사람이 길을 걸어가면 그 사람 가운데 반드시 나의 스승 될 만한 사람이 있다. 그들의 착한 점을 좇아 따를 것이요. 그들의 나쁜 점을 살펴서 자기 스스로 고쳐야 한다) 구절을 좋아하는 만큼 모든 사람이 존경하고 배울 수 있는 스승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도우리 기자
도우리 기자

 wrdoh@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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