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신종플루와 바이러스
(71)신종플루와 바이러스
  • 이봉우(과학교육) 교수
  • 승인 2009.09.08 15:57
  • 호수 1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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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로 인해 1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일본의 출근길.
최근 신문과 TV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가 바로 신종플루일 것이다. H1N1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불리는 이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강타하여 수많은 환자와 사망자를 낳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이 때문에 휴교에 들어가는 학교가 생길만큼 큰 걱정거리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41년 만에 처음으로 세계적인 ‘대유행’ 경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인플루엔자는 우리말로 독감이다. 독감 바이러스에는 A형, B형, C형의 세 가지가 있는데, 이 중에서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는 것은 A형과 B형이다. B형은 증상이 약하지만, A형은 증상도 강하고 여러 가지 종류가 존재하고 계속 변종이 나타날 수 있어 위험할 수 있다. 얼마 전 유행했던 조류독감도 비슷한 종류라고 할 수 있다. 처음 신종플루가 유행하기 시작했을 때에는 조류독감과 대비되는 돼지독감으로 불렀으나 돼지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밝혀지지 않아서 명칭을 H1N1 인플루엔자 A라고 결정하였다.
여기서 H1N1은 무엇을 의미할까? 바이러스의 두 항원인 헤마글루티닌(Hemagglutinin)의 H와 뉴라미니데이즈(Newraminidase)의 N을 따서 만든 것으로 H항원은 16가지, N항원은 9가지가 있어 모두 144가지의 인플루엔자가 가능하다.
역사적으로 가장 치명적이었던 독감은 1918년부터 1920년까지 일어났던 스페인 독감이었다. 처음에는 치사율이 미미했지만 세계대전은 거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이 독감의 피해를 입어 세계 인구의 30%에 해당하는 5억 명 이상이 걸렸고 5000만 명 이상이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사실 이때는 스페인 독감의 원인을 밝히지 못했다. 그 이유는 독감을 일으키는 것은 세균이 아니라 바이러스로 바이러스는 그 크기가 매우 작기 때문에 광학현미경으로는 관찰하기 어렵고 해상도가 더 뛰어난 전자현미경이 만들어지고 난 이후에나 가능한 일이었다. 스페인 독감의 원인이 된 바이러스의 정체가 밝혀진 것은 2005년으로 미국의 병리학자인 요한 훌틴이 스페인 독감으로 죽은 여인을 1997년 알래스카에서 발견하고 이를 연구함으로써 알려졌다.
흔히 바이러스는 생물이 아니라 무생물로 분류된다. 바이러스는 DNA나 RNA로 이루어진 유전물질과 단백질로 이루어진 감염체인데, 10nm~1000nm 정도의 크기이다. 스스로 신진대사를 하지 못하고 자신의 유전정보를 다른 세포 안에 침투시켜 침투당한 세포의 소기관들을 이용하여 자신의 유전정보를 복제한다. 이처럼 자신을 복제할 수 있기 때문에 생명체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다른 세포의 도움 없이는 복제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 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무생물로 분류하고 있다.
신종플루와 함께 많이 나오는 단어 중 하나가 ‘타미플루’이다. 타미플루는 스위스의 제약회사인 로슈홀딩(Roche Holding)가 특허권을 가지고 있는 세계 유일의 조류인플루엔자 치료제로 바이러스를 증식시키는 효소 기능을 막아 치료효과를 내는 항바이러스제이다. 독점생산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 양이 턱없이 부족하다. 따라서 최근에는 이 타미플루를 특허권자가 아닌 제 3자가 생산하는 ‘강제실시’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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