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당신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 이보연 기자
  • 승인 2009.09.08 17:40
  • 호수 1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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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당신이 가장 솔직해지는 때는 언제인가? 밥 먹을 때? 잠잘 때? 나에게 있어 가장 솔직해지는 때는 바로 집으로 올라가는 혼자 탄 엘리베이터 안이다. 그 안에서 눈곱이나 치아에 음식물이 꼈는지 확인하는 것부터 연기자 못지않게 다채로운 표정연기를 하기도 하고, 몸치인 나도 최신 유행 댄스를 추게 되는 나만의 연습실이 되기도 하는 곳이다.

 그런데 어느 날, 상가의 엘리베이터에 혼자 타는 일이 있었다. 나는 여느 때와 다르지 않게 구석에 ‘ㄴ’자로 되어있는 손잡이 봉에 앉는 편안한 자세로 쉬던 적이 있었다. 그 때 그 나만의 공간이었던 엘리베이터에서 낯선 남자의 음성이 들렸다. “거기 학생, 내려오세요.” 두리번두리번 거리다 발견한 CCTV. 나는 지금까지 잊고 있었던 CCTV의 존재를 처음 인식하고는 충격과 더불어 나만의 공간을 잃은 듯한 상실감을 느꼈다. 그 이후부턴 나만의 공간은 없고 CCTV와 함께 하게 되었다.

CCTV 정확히 무슨 뜻일까? 그냥 몰래 카메라라고만 알고 있는 CCTV는 Closed-Circuit Televi-sion의 약자로 해석하면 폐쇄회로 텔레비전이라 한다. 쉽게 말해서 화상정보를 특정의 목적으로, 특정의 수신자에게 전달하며 주로 유선에 의한 영상정보를 송수신 및 조작이 가능한 시스템을 말한다. 예전에는 ‘몰카’로 불려 사생활을 침해한다며 부정적으로만 인식되었던 CCTV가 최근에는 故 최진실씨의 유골함 도난 사건이나 송일국씨의 기자 폭행 사건 등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되기도 했다.

일단 나는 CCTV설치를 반대한다기 보단 좋게 보지는 않는다. 물론 CCTV가 범죄나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범죄의 근본적인 원인은 해결해주지 못하는 임시방편일 뿐이다. 무엇보다도 CCTV의 가장 큰 단점은 사생활 침해이다. 예를 들어 도난의 문제 때문에 학교 사물함 앞에 CCTV를 설치하는 것은 어떠한가? 찬성! 그럼 찜질방 탈의실에 설치하는 것은 어떠한가? 만약 여기서 잠시 망설였다면 당신은 CCTV를 도난을 방지하는 장치보다는 사생활 침해의 도구로 생각한 것이다. 그렇다. CCTV는 결국 사람이 사람을 감시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개인이 관리하여 악용하게 된다면 오히려 보호받지도 못한다. 그리고 우리가 이와 같은 기계에 의존하여 감시에 익숙해지면 파놉티콘과 같은 사회가 된다.

더 나아가면 이것이 사회에 영향이 되어 전자주민등록증, 전자건강보험증서 등의 전자 증서를 통해 특정 기관에 통제를 받을 수도 있다. 또한 CCTV가 우리의 모든 범죄와 사고를 예방해주기에는 제약이 많다. 그리고 2년 전 뉴스에서는 치안 양극화란 제목으로 CCTV가 어느 구에는 372대가 설치되었고 어느 구에는 0대가 설치되었다며 CCTV가 부익부빈익빈을 불러일으킨다고 하였다. 어떠한 물건이든 처음 만들 땐 나쁜 목적으로 만들진 않는다. 단지 사용하면서 그 용도와 방향이 변질 되어서 그런 것이다.

그런데 이건 기계 변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 변질되는 것이다. 이러한 필요악과 같은 기계는 우리의 문제에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해줄 수 없다. 결국은 모든 문제는 인간의 문제이다. 우린 그 해답을 알고 있다. 정치에서 그렇게 떠들어대고 있는 대화와 타협. 소통하라. 문득 어느 대통령 한 분이 생각나네요.

장국진(한국어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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