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전캠퍼스 매점 왜 특정회사 라면만 들어오나?
죽전캠퍼스 매점 왜 특정회사 라면만 들어오나?
  • 박준범 기자
  • 승인 2009.09.10 17:44
  • 호수 12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학교 측 “재학생 부담 최소화 기준에 맞추다 보니…”
임대업자 “학교 제시 가격 맞추려면 어쩔 수 없어”

죽전캠퍼스 9개 매점 중 자연과학대학(자대) 매점을 제외한 8개의 매점에서는 오뚜기 라면만 판매한다. 시장 점유율 1위인 농심 라면을 판매하는 곳은 자대 매점뿐이다. 한 번 학교에 들어서면 ‘큰 맘’ 먹지 않는 한 정문을 나가기 힘든 죽전캠퍼스의 지리적 특성(?)을 고려하면 교내 매점에서 다양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학생복지’이다.

 

그런데 왜 우리 대학 매점은 제한된 특정 회사의 제품만 파는 것일까? 이유는 역설적으로 ‘학생복지’ 때문이란다. 매점관리소에서 만난 신완기업 김명동 실장은 “대학의 총무과에 판매가격 결정권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매점 쪽에서 가격을 책정해서 총무과에 보내면, 총무과는 다른 대학 매점과의 가격을 비교해 결정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즉, 가격 결정권이 대학 측에 있다.

김 실장은 “대학 이전 초기에는 다양한 회사의 제품을 팔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대학 측이 정한 가격 상한선에 따르다보니 특정 회사 제품의 경우 이윤을 거의 남길 수가 없어 고육지책으로 그렇게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오뚜기 회사 제품의 경우 이윤을 더 남길 수 있어 학교 측이 제시한 가격에 겨우 맞출 수 있다”는 것이 김 실장의 설명이다.

억울하기는 대학 측도 마찬가지다. 총무과 정일수 복지주임은 “학생들이 원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는 말을 한다. 제품이 다양하지 않더라도 싼 것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있는 반면, 가격이 조금 비싸지더라도 다양한 물건을 원하는 학생들이 있어서 어느 한 쪽에 맞추기 힘들다는 것이다.

천안캠퍼스의 사정은 조금 다르다. 각 매점이 모두 다른 임대 업자에 의해 운영돼 매점의 점주가 자유롭게 유통 업체를 확보하고 물건의 종류도 조금씩 다르다. 다양한 물건을 확보하고 있는 반면 가격은 죽전캠퍼스에 비해 조금 비싸다. 천안캠퍼스의 경우 라면류는 모두 정가를 받고 있고 칠성사이다, 포카리스웨트와 같은 음료수 가격은 100원 정도 비싸다.

총무과 측은 “천안지역은 서울이나 대전을 거쳐서 오기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단가가 높은 편”이라며 가격이 높은 이유를 설명했다. 가격 결정 방법 역시 차이가 있다. 천안캠퍼스 김은태 복지주임은 “가격 변동이 있거나 새로운 물건의 가격을 결정해야 할 때 학생복지위원회(학복위) 쪽에서 주변 시장조사를 한 자료와 의견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매점이 학교 측에 새로운 물품이나 변동된 물품의 가격을 요청하고 학복위가 판매가격과 원가(구입 가격) 차액, 인근 대학 매점과 대학 주변 판매가 등을 확인한다는 것이다. 정찬규(신소재공·4) 학복위 위원장은 “학기 초에 정기적으로 매점 및 학교 측과 가격 결정을 한다”고 말했다.

반면 죽전캠퍼스 이대섭(체교·3) 위원장은 “학생들이 매점 물건이 다양하지 않다는 것에 불편을 느꼈다면 여기저기서 이야기가 나왔을 텐데 아직까지 심각하게 문제 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가격 변동이 있을 시에 총무과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판단을 하지만 최근에는 정기적인 가격 결정 회의를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대학 이전 이후 통학 문제 등과 같이 학생들의 복지에 있어 당장 불편한 문제들부터 해결하려 하다 보니 매점 물건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못했다는 것이 죽전 학복위 측의 입장이다.

한편 죽전 정일수 복지주임은 “대학 측의 기본 마인드가 ‘학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하지만 같은 희망 소비자 가격에 차등을 두는 방법으로 매점에서 다양한 물품을 팔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준범 기자
박준범 기자 다른기사 보기

 psari@dankook.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