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복지, 누려봤는가?
학생 복지, 누려봤는가?
  • 이보연 기자
  • 승인 2009.10.01 06:20
  • 호수 12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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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누려야 할 학생 복지, 그리고 이와 관련된 학교 시설의 문제점, 무엇이 있을까? 먼저 나에게 초점을 맞추어 보기로 했다. 일단 내가 속해있는 인문대와 기숙사, 도서관 등을 둘러보았다. 그러면서 가장 놀랐던 점은 인문대 건물이 ‘금연건물’이라는 것이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그래도 화장실만 갔다 오면 내 몸에서 니코틴의 향기가 배어 나온다. 물론 흡연자들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5층에 있던 사람이 담배를 피우려고 1층까지 내려왔다 다시 올라가는 건 엄청난 인내다. 차라리 어느 한 장소를 지정하여 흡연실을 만드는 것은 어떠할까. 인문대에는 잠겨있는 곳들이 많다. 열리지 않는 컴퓨터실, 입학 후 한 번도 들어가 보지 못한 리포트룸 등의 장소를 잠가놓기 보단 그 장소를 다른 방법으로 활용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리포트룸 하니까 무언가 생각났다. 매일 아침이 되면 도서관이든 어느 건물이든 복사실 앞에 많은 줄이 서있다. 컴퓨터가 고장이라도 나는 날엔…. 어휴 생각하기도 싫다. 저 위에 보이지 않나. 열리지 않는 컴퓨터실과 리포트룸.

 리포트 하니까 또 생각이 났다. 인문대 학생들은 수업이 비어있을 때 주로 어디에 있을까? 도서관 컴퓨터실에서 무한도전을 보며 웃고 있든가 아니면 일촌들의 미니홈피를 파도 타며 무료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인문대 내에서는 있을 수 없을까? 학회실이나 빈 강의실에 있기도 하지만 그건 아주 잠시다. 뭔가 마음 놓고 책 펼 곳이 없다. 저 위에 보이지 않나. 열리지 않는 컴퓨터실과 리포트룸. 그리고 이번 학기에 처음으로 기숙사란 곳에 살게 되었는데 새로 생긴 곳이라 시설도 좋아보였다.

 하지만 아직은 얼마 살지 않아 내가 모르는 곳도 많아서 주위 기숙사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 기숙사는 돈 먹는 곳이란다. 일단 기숙사비가 너무 비싸서 차라리 자취가 낫다는 의견들이 많았다. 게다가 밥도 의무로 먹어야 돼서 기숙사비의 절반정도 되는 돈을 더 내 한학기치의 밥값을 지불한다. 그 덕분에 꼬박꼬박 매 끼니를 챙겨먹기는 하지만 식사 시간이 끝나 못 먹게 되는 날도 많았다.

 그리고 기숙사 온지 일주일이 되던 때에 빨래거리가 쌓였다. 그 세탁물들을 들고 힘겹게 1층으로 갔는데 맙소사 세탁기가 유료다. 결국 다시 올라가서 오천 원 한 장과 동전 몇 개를 가져왔지만 맙소사 동전 교환기에선 천원지폐를 500원으로밖에 바꿔주지 않는다. 세제 같은 경우는 소모품이니까 판매하는 것을 이해하지만 전기세만 드는 세탁기와 다리미조차 돈을 내는 것에 분노했다. 이럴 거면 그냥 집에서 가져와 쓰는 게 낫다고 생각했지만 기숙사 원칙이 전자제품은 스텐드와 컴퓨터만 가능하단다. 너무 나의 의견만 적은 것 같아 주위 사람들에게도 의견을 물어보았다.

 이제 다음 학기에 졸업을 앞둔 어느 선배께서는 우스갯소리로 “그런 거 필요 없어. 그냥 이대로 내버려두고 등록금이나 깎아 달라 그래”라고 한다. 학생 복지란 곧 우리가 누려야 하는 혜택이다. ‘그런데 이런 문제점들이 왜 생기는 것일까?’라고 생각해보았는데 그 이유는 아마 나와 같은 사람들 때문이다. 나도 이 글을 쓰지 않았다면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라며 불편하더라도 투덜거릴 뿐 그냥 생활했을 것이다. 그것이 문제다.

 검색 사이트에 ‘학생 복지’라고 쓰면 어디어디 대학 학생복지회와 같은 사이트들이 뜨고 그 사이트를 들어가 보면 학생들의 복지를 위해 했던 사업들이 나오는데 우리 학교를 보면 그런 모임은 없는 것 같고 누구 하나 나서지 않고 이처럼 불평만 하다 끝나고 만다. 솔직히 이 글을 쓰면서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될 테고 그 속엔 학교 관계자분들도 계실 것 같아 잠시 머뭇거렸지만 그래도 용기 내어 써본다. 학교의 주체는 학생이다. 물론 학생의 의무를 다해야 하지만 학교의 세심한 관심과 지원이 학생이 학생의 의무를 다할 수 있게 만들 것이다.
 이 글을 통해 달라질지는 모르겠지만 군대 갔다 와서는 변해있었으면 하는 내 작은 바람을 담아본다.

장국진(한국어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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