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정신이 반영된 음악과 음악을 소통하는 기획
시대정신이 반영된 음악과 음악을 소통하는 기획
  • 이원상동문
  • 승인 2009.10.14 09:30
  • 호수 126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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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현장소로서의 공간은 하나의 상징으로 완성된다

공간의 영혼 29회차 - 공간 특질의 이해 : 음악을 소유하는 방식 외

  인물과 사건에 대하여 문자로 기록하는 것이란 솔직히 말하여 하나의 해석이다. 그것은 마치 그림이나 데생처럼 손으로 만들어진 시각적 언어와 같은 것이다. - 수잔손탁

 

 

 

 

 

 

 

 

 

 

 

 

  요코하마 출신밴드인 9mm Parabellum Bullet의 ‘Discommunication’을 들어보라. 보컬이 나오기 전까지의 기타 반주는 정말 압권이다. 혹은 루마니아의 Funk-Blues의 맹주 Cyfer가 들려주는 ‘Take me’의 리듬은 또 어떤가. 신명나게 진행되는 단순한 코드와 간주 부분의 싸이키델릭 사운드는 음악에 맞춰 어깨를 흔들지 않는다면 병원에서 정신감정을 받아야 할 정도로 흥겹다. 음악은 공명하는 진동 파장으로 청자의 고막을 울린다. 이러한 음악을 소유하기 위해서는 음악을 잡아두는 방식이 동원된다. 이를테면 Fuji Rock Festival의 라인업을 열거하면서 나열된 밴드의 네임이 디자인 된 밴드 네임 이니셜을 바라보면 된다. 이 이니셜을 파일이나 블로그화하여 어떠한 형태로든지 전시해놓음으로써 밴드의 음악은 그곳에 붙들린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아일랜드의 Electric Picnic 라인업 역시 지구 반대편 아시아의 젊은 리스너들에게 적용될 수 있다. 또한 공간을 통해 음악이 모여들게 되는 경우도 있다. 수많은 웨이브파티와 개최 자체가 브랜드화되는 뮤직페스티벌이 좋은 예일 것이다. 음악 축제의 장이라고 하는 국내의 팬타포트나 동두천, ETP 그리고 Glastonbury Festival이나 썸머소닉 같은 기획은 음악을 공간 상에서 트랜드화하면서 비가시적인 파장의 집합을 패션화하는 과정을 통해 완성된다. 여기에는 많은 공모들이 첨가되면서 쇼비지니스가 형성되기도 하지만 이들 기획들은 젊은이들을 모으고 밴드나 솔로, 솔로 프로젝트들의 건재함과 시대정신을 표출하는 하나의 연결고리가 된다. 물론 이러한 모든 것은 공간상에서 구현된다.
 

  시대정신이 반영된 음악과 음악을 소통하는 기획 그리고 발현장소로써의 공간은 하나의 상징기호로 완성된다. 이것은 마치 상품을 전시되는 과정과 유사하다. 우리는 소정의 값을 지불하면 상품을 소유할 수 있다. 음악이 소유되는 과정은 다양하지만 공간을 통해서 소유되는 방식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음악에 내재된 메시지와 그 음악 자체가 공간을 통해 붙들린다는 것을 주목하자.
  공간은 절대성을 가지는 3차원, 즉  X, Y, Z좌표를 갖는 방향과 거리로만 규정되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정치경제학적인 인과관계가 발현되는 설명 기제의 조직체라는 설명만으로도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공간은 스케치된다. 어느 날 필자는 서강대교를 넘는다. 밤섬은 철새도래지이기도 한 까닭에 경쾌한 기분이 든다. 젊은 기운이 가을 밤 기운을 타고 전해져 온다. 산울림 소극장에는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 포스터가 붙어 있다. 그리고 친구 거닐던 그 인도 안쪽, 일렉트로닉-하우스 레코드점에서는 음악 소리가 비트를 몰고 온다. 홍대 정문 앞 삼거리까지 차들이 제법 길게 늘어서 있다. 오늘도 많은 ‘흔들리는 청춘들’이 집산해 있다. 홍대 펑크족들이 커다란 해드셋을 목에 두르고 횡단보도를 건넌다. 압구정보다는 펑크하고 강남보다는 언더그라운드한 문화주의를 표방하는 홍대 앞. On-Off의 신속한 기능을 탑재했다고 하여 구매한 파나소닉-SDR 시리즈의 스위치를 재빠르게 누른다. 인상파들이 화폭 위에서 빛을 조율 했다면 21세기의 특별시 소년 소녀들은 디지털 포맷을 가지고 화이트밸런스를 조율한다. 파편화된 영상 조각은 프리미어에서 편집될 것이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공간은 스케치되어지며 동시에 소유된다. 공간에 내재된 문화-경제적 혹은 정치적 지형을 체험하고 그것을 서술방식이나 테크놀로지를 동원한 방식으로 소유하는 것이다.
 

   

 

 

 

 

 

 

 

  2009 일렉트릭피크닉에서 할아버지뻘 되는 브라이언 윌슨의 서핀유에스에이를 클립을 wmf기면서 공간을 사유한다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끝) 이원상 2009.10.11.

이원상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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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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