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인간의 자유
(31)인간의 자유
  • 이종우 (강원대, 한국교원대 윤리교육과)강사
  • 승인 2009.11.04 18:01
  • 호수 126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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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중시하면 개인의 자유는 제한 돼

[우문]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유'는 인간이 꼭 누려야 할 보편적인 개념으로 인식돼 있습니다. 하지만 보편적인 만큼 잘 알고 있지 못한 개념이기도 합니다. 우리들에게 '자유'란 어떤 가치를 지니는지에 대해<불안한 평민과 편안한 노예>질문을 생각해 보는 것이 해답을 얻는 한 방법인 것 같습니다. 우리들에게 넓고 깊은 생각을 요하는 문제인 만큼 사상가들의 넓고 깊은 생각을 엿보고 싶습니다.
  
[현답]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가족이라는 공동체에서 생활을 하기 때문에 완전한 자유를 얻는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부모가 버린 사람일지라도 보호소 등의 생활을 하기 때문에 공동체에서 벗어나기는 불가능할 것입니다. 공동체는 상대와 함께하는 것이므로 그로 인하여 자신의 자유는 제한이 됩니다. 공동체 보다 개인을 중요시 한다고 할지라도 완전한 자유는 얻기 어렵습니다. 더욱이 공동체를 중요시하다 보면 개인의 자유는 더욱더 제한됩니다.

옛날에 동양 특히 조선시대에 주산업이 농업이었기 때문에 지주와 그가 부리는 노예 즉 노비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소작농이 있고, 자신의 전답을 직접 경작하는 자작농이 있었습니다. 소작농은 자유민이기는 하지만 지주의 마음 여부에 따라 먹고 사느냐 굶느냐가 좌우되기 때문에 불안합니다. 노비는 주인의 재물과 같은 것이었기 때문에 자유가 없었고 세금을 내지도 않았습니다. 반면에 소작농은 노비가 아니기 때문에 자유가 주어지지만 지주로부터 전답을 얻지 못하면 유랑민이 되어 떠돌기도 합니다. 세금을 내지 않는 노비들을 평민으로 격상시키자는 주장을 하기도 하는데 그가 바로 율곡 이이였습니다. 그렇게 되면 세금을 거둘 수 있기 때문에 정부수입도 늘고 그들도 자유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주장했던 것입니다. 그 대신 납속(納粟)이라고 하여 곡식을 내고 평민으로 격상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그의 주장은 당시 정부가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행되지 못하였습니다.


조선은 유가를 국가정책으로 채택하였고 그러한 계급질서가 있었습니다. 그러한 질서는 쉽게 변화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제도로 불변의 계급을 정하지 않더라도 그것은 자연적으로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선 소유에 대한 의식이 있기 때문에 많이 소유한 자와 적게 소유한 자 그리고 아예 그렇지 못한 자로 나누어지게 됩니다. 그로 인하여 그들은 주종관계를 형성하게 됩니다. 주인은 무한한 자유를 누리지만 그에 종속된 노예는 그렇지 못합니다. 주인이 주는 자유만을 누릴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공동체가 있을지라도 개인을 더 우선시하게 된다면 양상은 다르게 나타나 개인의 자유가 더 주어지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구태여 통치자의 눈치를 살필 필요도 없습니다. 이 때문에 노자는 작은 나라에 적은 백성이라는 자연적인 공동체를 말했던 것입니다. 그러한 공동체에서는 임금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그에 대한 관심도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서로 왕래도 거의 없다고 합니다. 공동체의 구성원들끼리 왕래를 한다는 것은 이익을 얻기 위한 것이 많은데 그것을 구태여 얻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왕래도 거의 없는 것입니다. 그러한 공동체라면 개인이 자유를 충분히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주인과 노예, 불안한 자유민이라는 계급이 형성되지 않을 것입니다.

공동체로 인하여 구속받지 않는 사상가로서 양주를 들 수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털이 국가에 이익이 된다면 뽑겠느냐는 질문에 나의 털 하나로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대답하였습니다. 그것은 뽑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를 두고 맹자는 임금도 알지 못하는 극단적인 이기주의자라고 비판하였으나 한비자는 인간의 생명을 존중하는 사상가라고 평가합니다. 이처럼 그의 개인주의적인 사상을 두고 맹자와 한비자의 평가가 엇갈립니다. 그러한 양주의 사상은 개인의 자유를 충분히 누릴 수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개인이 공동체를 위하여 희생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그의 사상은 주인과 노예 또는 불안한 자유민 등의 계급은 있어야 할 이유가 없고 개인의 자유를 충분히 누릴 수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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