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나누는 연탄 한 장으로 따뜻한 마음 전해
함께 나누는 연탄 한 장으로 따뜻한 마음 전해
  • 이은주 기자
  • 승인 2009.11.07 10:43
  • 호수 126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성환지역 연탄 나눔 봉사 현장

# 사랑의 현장으로 한 걸음
단국대학교 천안캠퍼스는 지난 30일 충남 천안시 성환, 직산, 입장 등 3개 지역 독거노인과 소외계층 가정 30가구에 전체 1만2000장의 연탄을 전달했다. 재학생 수에 해당하는 1만2000장의 연탄은 지난 1일부터 천안캠퍼스 학생식당에서 성금 모금으로 만들어졌다. 이날 봉사활동에는 120명의 재학생이 참여한 가운데 연탄트럭 6대와 버스3대가 동원됐으며 가구당 400장의 연탄이 전달됐다. 기자가 봉사활동을 위해 찾아간 장소는 성환 지역이었다.

# 연탄 한 장의 무게는 약 3.6kg
첫 번째로 방문한 집에서 할아버지 한 분이 반갑게 맞아주시며 연탄 놓을 위치를 알려주셨다. 우리는 일렬로 줄을 서서 서로 받고, 주고를 반복하며 4백장이라는 연탄을 옮겼다. 처음에는 금방 옮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반복 작업이다 보니 요령도 생겼지만 놓쳐서 깨뜨리는 일도 생겼다. 연탄 한 장의 무게는 약 3.6kg다. 우리들은 빠른 작업을 위해서 연탄을 겹쳐서 7.2kg을 만들어 옮겼고, 때로는 세 장을 겹쳐 옮기기도 했다. 겨울 내내 쓸 연탄으로는 우리가 옮긴 400장이 모자라겠지만 연탄 한 장에 사람의 정을 담아 그분들이 조금이라도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게 도와드릴 수 있었다는 점이 뜻 깊다.

# 연탄 하루에 2장사용. 절대적인 생필품
어린 시절 할머니 댁에 갔던 기자는 연탄을 달구는 화덕과 신기한 꼬챙이의 모양 그리고 구멍이 숭숭 뚫린 연탄의 모양이 신기해서 가지고 놀았던 기억을 잊지 못한다. 이렇듯 현대인들의 생활에서 연탄이라고 하면 어린 시절 아련한 추억 속에서만 존재할 것 같다. 하지만 추운 겨울을 연탄과 더불어 생활하는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 계층 등에게는 아직도 절대적인 생필품이다. 성환읍의 오팔국(75세)할머니는 "겨울 날 연탄이 주 연료로 사용되지만 하루에 2장씩 사비로 구입하는 것이 많이 부담됐었다"며 "작년부터 연탄 지원을 받게 되었는데 집으로 방문해 연탄을 나르는 봉사자들을 보면 특히 고맙다"고 전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다음 집으로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10분 정도를 쉬었을까. 오전 내내 연속적으로 연탄을 나르다가 갑자기 쉰 것이 근육을 뭉쳐지게 할 줄은 몰랐다. 그래서인지 연탄 1장을 깨뜨려 버렸다. 연탄 1장이면 반나절은 쓸 수 있는데 손에 힘이 빠져 실수를 했다고 생각하니 강력 접착제로 깨진 파편들을 이어 붙이고만 싶었다.


# 아름다운 사람들
땀이 볼을 타고 내려가는 간지러움에 검은 색이 되어버린 목장갑으로 얼굴을 닦았다. 나중에는 온 몸이 연탄가루로 목욕한 모습이 되어버렸다. 봉사활동 장소로 출발하기 전 학생회관 앞에서 모였던 산뜻했던 학생들의 모습은 온데 간데 찾아볼 수 없었지만 뜨거운 햇살만큼이나 뜨거웠던 봉사 열기를 지켜보면서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사람이라는 의미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사실 삶이 어려운 사람들을 만나면 삶에 지쳐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게 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그런 것이 전혀 없었다. 모두들 반갑게 맞아주신 덕분에 오기 전에 했던 걱정이 무색할 정도였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연탄을 나르고, 다 나른 후에는 바로 다음 집으로 이동해야 했기 때문에 어르신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순 없었지만 서로 주고받는 인사와 미소만으로도 따뜻한 소통을 하는 듯 했다.

# 봉사하며 느낀 보람
최근 봉사활동을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로 인하여 봉사활동의 종류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상태다. 뿐만 아니라 봉사활동의 수가 늘어나면서 이에 참여하는 수도 급증하고 있으며, 사회봉사센터 내에서 행해지는 봉사활동의 수만도 그리 적은 수는 아니다. 우리대학은 작년부터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시행했는데 우리대학의 교시인 진리와 봉사에 맞춰 수많은 단국인들이 봉사활동 현장에 나가 사랑을 전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는 것을 보면 같은 단국인인 것이 정말 자랑스럽다. 최하나(법학ㆍ4)양은 "사실 봉사활동을 신청하게 된 계기는 단순히 봉사시간을 채우기 위한 것 이었지만 연탄지원을 받은 어르신들이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다"며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힘들지만 이런 보람찬 활동은 기회가 된다면 또 지원하고 싶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기자 또한 ‘기자라는 직함으로 현재 쓰고 있는 기사들이 다른 사람에게 읽힐 것을 생각하니 기자가 경험한 것들을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일이 힘든 것을 떠나서 사람들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함께 경험할 수 있었던 봉사 활동이었다. 단국인의 젊음과 열정이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그 누군가를 위해 마음껏 쏟아낼 수 있기를 소망한다.



이은주 기자
이은주 기자 다른기사 보기

 henda@dankook.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