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孝)
효(孝)
  • 이종우 (강원대, 한국교원대 윤리교육과)강사
  • 승인 2009.11.17 15:11
  • 호수 126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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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에 대한 공자와 한비자의 의견

[우문] 얼마 전 뉴스에 아들이 부모를 청부살인한 사건이 올랐습니다. '효(孝)'가 특유의 문화라는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우리들이 기본적으로 효에 대해 알고 있는 기본적인 개념, '부모님은 우리를 낳고 기르셨기 때문에 공경해야 한다'보다 심오한 철학이 있나요? 혹시 동양 사상가 중 효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은 없었는지요.
  
[현답] 부모에 대한 효를 중요시하는 것은 유가입니다. 유가를 집대성한 공자의 사상이 가장 잘 나타나 있는 논어에서 효는 여러 가지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공자의 제자 유자는 "효도와 형제간의 우애가 바로 인간다움[인(仁)]의 뿌리"(논어 학이편)라고 하였습니다. 그것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윤리라는 의미입니다. 나 스스로가 인간답게 살려면 부모에게 효도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공자는 효도의 방법으로서 마음으로 공경하는 것이라고 말하였습니다. 의식주로 봉양하는 것은 개와 말 같은 짐승들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들과 구별이 안된다는 것입니다.(논어 위정편) 그러한 공경은 살아 계실 때나 돌아가셨을 때나 제사지낼 때도 항상 예절로서 대하는 것이라고 합니다.(논어 이인편)

이처럼 효를 중요시한 공자는 아버지가 양을 훔쳐도 자식이 숨겨주는 것이 정직[직(直)]하다고 말합니다. 당시 공자에게 섭공은 마을에서 양을 훔친 아버지를 자식이 신고하자 그를 정직하다고 한 말에 대하여 공자가 비판한 것이었습니다.(논어 자로편)


반면에 한비자는 공자의 효와 다르게 생각합니다. 양을 훔친 아버지를 신고한 자식을 죽인 재상의 행동에 대하여 군주에게 정직하지만 아버지에 대하여 옳지 않다 하고 그것은 결국 이해(利害)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한비자는 주장하였습니다.(한비자 오두편) 공자는 효를 인간의 가장 중요한 윤리라고 생각하여 반드시 실천해야 하는 것인 반면 한비자는 효라는 것도 이해에 따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다릅니다. 만약 이익이 되지 않고 손해가 된다면 효를 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양을 훔친 아버지를 신고한 자식의 행동이 자신에게 이익이 된다면 상을 줄 수도 있지만 그것이 손해가 된다면 죽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반대로 양을 훔친 아버지를 숨겨준 자식이 자신에게 손해라면 그를 죽일 수도 있고, 이익이 된다면 상을 줄 수도 있습니다. 이익이 된다면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이고, 손해가 된다면 효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당시 한비자가 말하는 군주란 현재 국가와 같은 것입니다. 따라서 범죄를 저지른 아버지를 신고한 자식의 행동이 국가에 이익이 된다면 상을 줄 수 있고, 손해가 된다면 처벌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한비자는 효도를 인간이 반드시 실천해야 할 윤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 공자와 다릅니다. 한비자는 일반인들의 본성은 몸이 편한 것을 좋아하고, 힘든 일을 싫어한다고 여겼고 이 때문에 그들을 상벌로써 다스려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한비자 심도편) 이 때문에 효도에 대하여 그렇게 평가했던 것입니다. 즉 그들의 본성은 이해(利害)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얼마전 아들이 부모를 청부살인한 사건에 대하여 국가의 입장에서 이익이 된다면 아들에게 상을 주고 해가 된다면 벌을 줄 수 있다는 것이 한비자의 관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비자 보다 공자의 효가 현행 우리의 형법과 상통합니다. 형법 151조에서는 친족과 가족이 범죄자인 식구를 숨겨주어도 처벌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한 형법은 유가의 영향이라고 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으면 보편적인 사고일 수도 있습니다.

현재 부모가 재산이 많으면 자식들이 가까이하고, 그렇지 않으면 멀리하는 현상은 한비자가 주장하는 일반인들의 본성과 같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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