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up을 위한 경제키워드]
⑨ 소득분배와 경제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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⑨ 소득분배와 경제성장
  • 신용수 교수
  • 승인 2009.11.19 16:17
  • 호수 126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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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경제의 커다란 단점 중의 하나가 소득별 부의 분배가 불균등한 점이다. 소득분배 불균등은 경제성장과정에서 어쩔 수 없는 必要惡인가, 아니면 유해한 절대악인가? 이에 대해서는 경제학계에 통일된 견해가 없다. 소득 중 쓰고 남은 저축이 모아져서 富가 되고 이 로부터 다시 소득이 창출된다. 소득분배의 불균등이 富의 분배의 불균등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소득분배의 불균등을 악화시키기 마련이다. 따라서 경제적 측면에서 소득분배 불균등이 필요악이라고 보는 견해는 대체로 경제개발 초기에 성장을 위해서는 소득분배 불균등이 불가피하다고 보는 것이다. 소득은 크게 자본소득과 노동소득으로 나누어진다.

루이스(William Arthur Lewis, 1915 ~ 1991)에 의하면 노동소득은 대부분 소비되지만 자본소득은 저축된다. 경제성장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자본축적을 위해서는 자본소득을 장려해야 한다. 따라서 이 과정에서 소득의 불균등분배는 불가피하다고 보는 것이 루이스의 견해이다.

이와는 달리 경제발전을 주로 사회 안정 측면에서 바라본 미르달(Gunnar Myrdal, 1937~1995)은 소득분배의 불균등은 사회불안으로 연결되어 경제발전을 저해하기 때문에 절대악이라고 주장한다. 성장과 분배는 상충관계에 있기 때문에 후진국에서 분배를 희생시킬 수밖에 없다는 주장은 영국이나 일본 등 오늘날의 선진국이 옛날에 경제를 개발할 당시에나 타당한 말이지 지금은 여건이 그와 다르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르달은 경제발전과 소득의 균등분배는 상호보완관계이며 경제개발과정에서 소득분배가 악화되는 것은 정부가 특권층(기득권층)을 비호하고 국민 대중을 소외시키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미르달에 의하면 소득분배 불균등과 국가적 빈곤은 악순환의 순환관계에 있다. 즉 가난한 나라일수록 그 나라 국민의 빈부격차가 크며, 빈부격차가 크기 때문에 그 나라는 가난에서 헤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빈부의 격차문제가 이와 같이 고질화하고 있는 것은 기득권층과 결탁한 국가권력이 소득분배불균등을 시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묵인하고 확대하는 쪽으로 옹호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소득분배 불균등에 대한 두 가지의 견해 중 어느 것이 옳다고 쉽게 속단하기는 어렵다. 우선 개발초기에는 분배보다 성장에 우선을 두어야 한다는 소위 先成長後分配의 견해가 설득력이 있다.

▲ 자본주의 경제에서 소득분배의 단점을 보여주는 한 사진.
그것은 나누어 먹기 전에 나누어 먹을 파이를 키우는 것이 일의 순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는 개발중기 이후에 소득분배불균등이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는 전제하에서만 설득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개발 중기 이후에 소득분배불균등이 시정되지 않으면 그것이 계층 간의 갈등으로 심화되어 더 이상의 성장을 저해하게 되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선진국들은 개발초기에 선성장의 견해를 수용했어도 개발 중기 이후의 소득분배 불균등을 적극적으로 시정하고 후분배의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함으로써 비교적 안정적인 발전을 이루어나간 케이스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개도국들은 개발초기에 선성장의 개발전략을 구사하여 고도성장을 달성하였지만 개발중기 이후의 소득분배 불균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여 더 이상의 성장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득분배 불균등 문제가 큰 나라일수록 기득권층과 정치권력이 결탁하여 소득분배를 왜곡시키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 없으며 이 경우 미르달의 견해가 개도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할 것이다. 따라서 완전한 균등분배는 불가능하고 바람직스럽지도 않다.

 바람직스러운 소득분배는 공정한 분배(fair distribution)이다. 공정분배란 기회평등과 결과평등을 조화시키는 개념이다. 공정분배는 기회평등의 보장을 근본으로 하되 가치평등이 보장되어도 선천적인 결함 때문에 소득을 벌어들일 수 없는 사람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결과평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의 보완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사회주의 경제가 결과평등에 치중하는 데 비해 자본주의 경제는 기회평등에 치우친다.


신용수 교수
신용수 교수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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