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에 바란다
총학생회에 바란다
  • 박준범 기자
  • 승인 2009.11.24 16:22
  • 호수 126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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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학의 힘으로 자부심 느낄 수 있는 대학 만들어야

며칠 전 낯 뜨거운 선거 유세 현장을 목격했다. 학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후보자 도우미들이 트로트를 틀어 놓고 막춤을 추고 있었다.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만큼 안쓰러운 마음이 생길 정도였으나, 결국 후보자의 연설을 경청한 학생은 춤을 췄던 도우미들뿐이었다. 보는 사람도 하는 사람도 민망한 선거 운동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펼치고 있는 예비 총학생회 후보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바람을 전하고 싶다. 제발 재학생들이 ‘관심 갖는 대학’을 만들어 달라고 말이다.

‘관심 가져지는 대학’은 자부심과 애교심이라는 두 기둥이 세워져야 비로소 완성될 수 있는 지붕과도 같다. 대학의 과거 명성이 아닌 현재와 미래의 모습에 자부심이 생길 때 체전과 같은 대학 행사에 참여할 맛이 날 것이며, 자발적 애교심이 있을 때 대학 정책에 대한 건설적 비판을 제기할 수 있게 된다. 자부심과 애교심이 있다면 당연히 학생들이 관심을 갖게 될 것이며, 자연히 투표율 20%(죽전캠퍼스 동아리연합회 투표율)라는 무관심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지붕의 한 축인 자부심은 어떻게 세울 수 있을까. 총학은 한 번의 축제를 위해 ‘동문 연예인’만을 접촉하기 보다는 사회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는 ‘대표 단국인 동문’을 찾아 다양한 특강 및 현장 연계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4학년 학생들은 실질적인 취업 조언을 들으면서, 그리고 저학년은 비전을 세우면서 대학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취업진로지원센터, 동창회 등의 도움을 받는다면 쉽게 진행할 수 있다.

또 다른 기둥인 애교심은 ‘학교에 대한 앎’에서 시작할 수 있다. 우리 대학은 스포츠와 예술 분야에서 언론의 주목을 받을 만큼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우리 운동부는 비인기 종목이었던 동계 스포츠를 육성하는 한편, 축구와 야구, 그리고 농구에 있어서도 한 두 선수들에게만 의존하는 엘리트 스포츠를 지양하며 아마추어리즘을 실천해왔다. 그 결과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우리 대학 재학생 및 졸업생은 20명이 넘으며, 축구는 올 한해만 두 번의 결승 무대를 밟았다.

이런 ‘지식’을 학생들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총학은 대학 홍보 및 체육 관련 부서와 협조해 학생들이 단합하고 애교심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충분히 애교심을 느낄 ‘소프트웨어(지식)’이 있음에도 그것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참여율이 저조한 각종 행사들을 과감히 폐지하고 우리 운동부를 조직적으로 응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운동부가 천안캠퍼스에 있는 것을 감안해 천안 총학생회와 함께 응원 활동을 조직한다면 양 캠퍼스 교류도 활성화 할 수 있는 1석2조의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자부심과 애교심의 기둥을 세우고 나면 내년 총학생회 선거 운동은 한결 쉬워질 것이다. 굳이 춤을 추지 않아도 학생들은 후보자의 공약에 귀 기울일 것이며, 20%라는 부끄러운 투표율로 ‘당선됐다’는 말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관심 가질 준비는 되어 있다. 문제는 학생 각자의 관심을 한데 모을 구심점이 없다는 것이다.

박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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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sari@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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