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개의 눈’으로 본 죽전캠퍼스
‘175개의 눈’으로 본 죽전캠퍼스
  • 박준범 기자
  • 승인 2009.11.24 17:01
  • 호수 126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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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에 잡힌 웃지 못할 에피소드

죽전캠퍼스 퇴계기념도서관 2층 ‘에스원 상황실’에 들어가면 한 쪽 벽면 전체에 설치된 175개의 모니터를 통해 우리 대학 건물과 교정에 설치된 ‘CCTV의 현장’을 동시에 목격할 수 있다. 상황실에서 만난 위익한 팀장은 “CCTV로 인해 범인을 잡은 것은 물론 재미있는 에피소드들도 있었다”며 웃지 못 할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냈다.

#1. CCTV 아래에서의 애정행각은 금물!
모 단과대 학생이 도난당한 물건을 찾기 위해 상황실을 찾았다. 도난 사건이 있었던 시간대에 해당 건물의 CCTV 녹화 내용을 확인하면 범인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한창 CCTV를 확인하던 이 학생은 뜻밖의 장면(?)을 포착하게 됐다. 평소 알고 지내던 같은 과 친구들이 진한 스킨십을 나누는 모습이 CCTV에 녹화됐던 것이다. 위 팀장은 “복도에 아무도 없다고 해서 남몰래 스킨십 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며 민망했던 상황을 전했다.

#2. 모르는 것이 약?
노트필기와 CD와 같은 중요한 학습 자료를 잃어버렸다며 찾아온 학생이 있었다. 상황실 직원들과 함께 CCTV를 돌려보던 학생은 같은 과 선배가 자신의 노트를 훔쳐가는 장면을 확인하고 만다. 당황한 학생은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상황실 직원들을 오히려 말리며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위 팀장은 “과 생활하기 껄끄러울 것 같아 학생이 신고를 만류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CCTV를 확인하지 않고 차라리 선배의 범행 사실을 몰랐다면 속이라도 편하지 않았을까? 선배를 원망했을지, 아니면 CCTV를 원망했을지 모를 일이다.

#3. 우리 학생 아니에요~
아침 7시, 서울로 출근하기 위해 분수대 옆 버스정류장에 사람들이 줄을 서는 시간. 가끔 분수대 옆에서 이 시간까지 술에 취해 노숙하고 있는 학생들이 있다. 위 팀장은 “지금까지 경험으로 봤을 때 99%는 우리 학생들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건국대학교와 우리 대학을 연결하는 102번 광역버스를 타고 종점을 돌아온 건국대학교 학생”이라는 것이 위 팀장의 설명이다. 위 팀장은 “우리 학생들이었다면 알아서 동아리방이나 과실을 이용했을 것”이라며 “오해 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4. 제일 ‘시끄러운’ 건물 Best 
인문관 최근 인문관 건물의 유리 출입문이 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위 팀장은 “도끼로 깨도 깨지지 않는 유리를 학생이 발로 차서 깨트렸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며 “우리는 그런 일을 ‘신이 내렸다’는 말로 표현한다”고 말했다. 평소 음주 회식과 단과대 행사가 많은 문과대학의 단결된 에너지가 종종 사고로 이어진다는 것.

이 밖에도 위 팀장은 지나친 포교활동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네비게이토 동아리를 언급하며 “수시 시험을 보기 위해 대학을 찾은 고등학생들에게까지 포교 하는 것은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상황실 측은 “공부하는 학생들이 모인 곳이라 사고가 그리 많지는 않다”며 “꼭 보안과 관련 있지 않더라도, 순찰을 돌면서 학생들이 불편한 점을 먼저 찾으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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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sari@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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