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만나는 동양학연구소 주관의 ‘알타이 사진전’
사진으로 만나는 동양학연구소 주관의 ‘알타이 사진전’
  • 고민정 기자
  • 승인 2009.12.01 17:59
  • 호수 126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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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조상도 이곳에서 이동해 왔을까?

"설원과 초원이 공존하는
눈부신 파노라마는 인류의
터전으로 부족함이 없었다"

▲'알타이 사진전'에 전시된 「타반복드의 설산과 초원, 낙타 - 몽골」. 이 초원이 인류에게 기여한 가장 보람된 일은 동서문명의 맥을 이어주고 소통시킨 것이다.


  몽골의 드넓은 초원, 평온하게 풀을 뜯고 있는 낙타들 뒤로 보이는 눈 덮인 알타이 최고봉의 풍광에서 성스러운 장엄함이 느껴진다. 「타반복드의 설산과 초원, 낙타 - 몽골」
  돌을 스케치북 삼은 선사시대 화가의 그림이 암각 곳곳에 새겨져 있다. 그 중 한 손에 창을 들고 전진하는 용맹한 기마전사의 모습이 고구려의 고분벽화를 떠올리게 한다. 「사냥하는 전사와 사슴들 - 엘란가쉬 암각화」
 2일까지 천안캠퍼스 율곡도서관 1층 로비에서 열리는 ‘알타이 사진전’에서 만난 작품들이다. 고구려연대(시민단체)가 주최하고 우리 학교 동양학연구소가 주관한 사진전은 한국문화의 특수성을 연구해온 동양학연구소가 아시아 전체로 눈을 돌려 앞으로 약 5년 간 ‘동아시아의 문명교류’를 연구하기 위한 발판으로 준비한 자리다.

# 고대 중앙아시아 문명의 ‘메카(Mecca)’
 러시아와 몽골, 중국, 카자흐스탄 4개국에 걸쳐 2000km에 달하는 거대한 산맥의 알타이는 ‘금으로 된 산’이라는 뜻을 가진 아시아 대륙의 중앙부에 위치한 산이다. ‘아시아의 진주’라고도 불리는 알타이는 고대 문화의 수많은 유적들이 보존된 곳이다. 이번 사진전에서도 원시인들이 체류했던 흔적이 남아 있는 동굴, 크고 작은 무덤, 수십여 개의 석상, 선사시대 화가들이 만든 암각화 등 많은 유적들의 사진이 공개됐다. 특히, 사진을 통해 본 우코크 고원의 ‘얼음공주 묘’와 파지리크의 ‘적석목곽분’은 신라의 묘 형식과 매우 닮아있었다. 또한 토기와 암각화 사진에서도 한반도 문화와 크게 유사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육중한 알타이 산맥의 절벽과 암석에는 고대의 제(祭)를 올리는 모습이나 사냥을 하는 모습 등 흥미로운 그림들이 그려져 있는데 이는 한반도의 풍속을 떠올리게 하고 초기 고구려의 ‘수렵도’를 연상케 했다. 암각 예술의 두드러진 발달을 보이는 알타이의 암석층들은 매우 다양한 문화의 영향 속에서 몇 백 년, 심지어는 몇 천 년에 걸쳐 형성된 것이라고 한다.

# 한민족 뿌리 뻗은 북방의 ‘실크로드(Silk Road)’
 알타이는 단순한 산지가 아니라 3~4000m의 고산과 구릉, 초원, 만년설이 흘러내린 강과 호수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북쪽으로는 서시베리아 평원, 동쪽으로는 싸얀 산맥과 몽골 고원, 남쪽으로는 중국 신강성 준가르 분지, 서쪽으로는 카자흐스탄 초원과 연결된다. 이러한 자연환경에 따라 이른 시기부터 인류의 터전이 됐으며, 유목민의 고향인 동시에 동·서문화의 교류현장이었다.
  한반도 북방민족의 역사와 지리적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우리 조상의 일부가 북방계에서 왔다는 추측에 대하여 이론을 제기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얼마 전에는 이를 완벽하게 뒷받침하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일부 과학자들이 선사시대 유골에서 DNA 검사를 통해 한국인의 기원은 북방계라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알타이의 풍부한 유적들만 유심히 살펴보아도 우리와 북방 유목문화와의 연결고리를 충분히 찾아낼 수 있었다.
  전시회를 관람하고 나니 고등학교 국어 시간에 들은 ‘알타이 어족(語族)’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지금껏 멀게만 느껴졌던 단어의 의미를 우리의 뿌리와 역사를 생각하며 곱씹어봤다.

# 도서관에서 꽃 핀 순백의 자연과 문화

▲'알타이 사진전’을 관람하고 있는 재학생.

 동양학연구소장 서영수(역사학) 교수는 “죽전 캠퍼스에서의 전시기간에는 학생들의 관심이 적었는데 천안캠퍼스에서 열린 두 번째 전시는 학생들의 발길이 잦은 도서관 내부에서 진행돼 많은 호응 얻고 있다”며 반겨했다. 실제로 이번 사진전은 도서관을 오가는 많은 학생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사진전을 관람한 김영호(일본어·2) 군은 “알타이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사진전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알게 되어 좋다”며, “몽골, 카자흐스탄 등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나라들의 모습이 순수 그 자체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또한 송미정(영어과·1) 양은 “도서관에서 이런 전시회를 하니 색다르고, 더 관심이 간다”며, “마치 사진 속 그 나라에 직접 가있는 느낌이다”라고 알타이의 자연과 문화를 감상한 소감을 털어놓았다.
 이러한 학생들의 관심에 대해 서 교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타이에 대해 말로만 들었지 모르는 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아시아 전체로 연구 범위를 확대한 동양학연구소가 앞으로는 더 자주 학생들과 일반인들을 위한 특강이나 사진전을 추진할 예정에 있다”고 말했다.

고민정 기자 mjko921@dankook.ac.kr
사진 : 김상아 기자 kimsanga12@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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