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캠퍼스와 공간
아름다운 캠퍼스와 공간
  • 단대신문
  • 승인 2009.12.01 19:07
  • 호수 1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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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자나 심리학자들의 말을 빌면 인간의 기억은 공간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즉, 자신이 태어난 공간, 머무른 공간, 거쳐 지나간 공간 등, 자신의 환경을 에워싼 공간의 지각으로부터 기억은 출발한다는 것이다.
죽전캠퍼스의 이전은 본교의 역사에 길이 남을 대역사였다. 돌이켜 보건대, 한남동 캠퍼스의 좁고 열악했던 공간을 상기하면 현재의 죽전 캠퍼스 공간은 호사에 가깝다. 그러나 한남동 캠퍼스는 오랜 시간 동안 단국인들의 마음속에 정이 들었던 공간이었다. 넓고 쾌적한 죽전 캠퍼스 공간을 거닐면서 가끔 필자는 공학관 옆에 서있던 벚나무는 어디로 이전시켰는지, 2부 대학 범은정 정자 아래 서 있던 후박나무는 어디로 옮겼는지 궁금할 때가 있다. 이런 생각은 비단 필자뿐만 아니라 한남동 정서를 지니고 있는 단국인이라면 누구나 동감할 것이다.

두말할 나위 없이 캠퍼스 이전으로 인해 교육환경은 좋아졌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우리가 깊이 성찰해야 할 문제는 정작 이 넓고 쾌적한 환경에 걸맞는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만의 정서를 대표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20년이나 50년이 지난 후에 단국인으로서 기억에 남을 공간을 우리 캠퍼스가 지니고 있는지 자문해 볼 일이다. 이전하는 문제에만 급급한 나머지 이와 같은 정서적 공간을 배치할 여유를 가지 못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모든 인간의 기억이 공간을 통해 기억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먼 미래를 위한 공간 설계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천안캠퍼스의 경우 안서호를 배경으로 명실상부하게 아름다운 캠퍼스의 면모를 지니고 있다. 지방자치 행정에서 투자한 공원 사업으로 한층 더 캠퍼스의 면모가 살아나고 있어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세부적인 공간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천혜의 배경은 주차장으로 변신해 고유의 캠퍼스가 지녀야할 환경을 해치고 있고, 건물들의 배치에 치중한 나머지 공간의 아름다움을 살린 흔적을 찾기가 어렵다. 물론 억지로 공간을 만든다고 해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내부적인 교육 환경에 못지않게 외부적인 환경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더욱이 천안캠퍼스는 전국 대학캠퍼스 중에서도 아름다운 캠퍼스로 손꼽히고 있기 때문에 보다 특징적인 면을 살린다면 최고의 영예를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동계 방학이 다가오고 있다. 식목 등, 휴식기를 활용해 친환경적이면서도 전국에서 손꼽힐 수 있는 특화된 환경을 꾸며보는 것을 제안한다. 또한 단국인 모두에게 영원히 기억에 남을 캠퍼스 공간을 마련하는데 관심을 가져 보기 바란다. 왜냐하면 이러한 외부적인 환경도 이제는 교육의 큰 경쟁력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아름답기로 소문난, 그리고 영원히 기억에 남을 만한 교육 환경에서 젊음을 불태우고 향학열에 몸담았던 반세기 후의 긍지를 생각하면 투자해볼 만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단국대학교 교정에 대한 기억이 한번 찾았던 방문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준다면 이것 역시 덤으로 얻을 수 있는 경쟁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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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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