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횡무진 DLP(Dankook Leaders Program)
종횡무진 DLP(Dankook Leaders Program)
  • 박준범 기자
  • 승인 2009.12.02 08:43
  • 호수 126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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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 상호 자극 속에 나는 성장했다”

“네 장미를 그렇게 소중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네가 장미를 위해 정성들여 쏟은 시간이야” - 『어린왕자』 中 소설 『어린왕자』에서 여우가 어린왕자에게 알려준 ‘관계맺음’의 비밀이다. 누군가와의 만남이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한 곳에서 함께 고생한 사람들이, 다른 조직에 가서도 보이지 않는 마음의 끈으로 연결돼 지속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28일, 죽전캠퍼스 DLP라는 마음의 끈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에서 활약하는 동문 및 재학생이 한 자리에 모였다. 2005년 6월 첫 기수를 배출해 현재 6기가 활동 중인 단국 리더들의 홈커밍데이가 학생회관 4층 잡카페에서 열린 것이다. DLP 선후배 60여 명이 함께 한 종적·횡적 관계맺음의 현장을 본지가 찾아갔다. <편집자 주>

지난 주 토요일. 취업 대비 모의 토론면접으로 뜨거운 열기가 가득한 잡카페 한 쪽에 이미 똑같은 열기를 경험하고 DLP 전 과정(총 6단계)을 수료한 선배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처음 선발 인원의 평균 50%만 살아남는다는 혹독한 DLP 프로그램을 통과하고 지금은 대기업에 취업하거나 대학원에 진학한 선배들이다.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튼튼한 이력을 쌓고 있는 이들이 똑같은 환경에서 고민하는 후배들을 위해 아낌없는 조언을 풀어냈다.

[先목표, 後공부]
“자신이 취업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정해야 합니다.”

DLP3기를 수료하고 현재 삼성모바일 디스플레이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는 손정배(전전컴·08졸) 동문은 “스스로에게 솔직한 목표를 최대한 빨리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자기가 정말 원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또는 돈을 많이 벌기를 원하는지, 아니면 명예와 권위를 얻고자 하는지를 대학 1, 2학년 때 솔직하게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왼쪽부터 DLP 3기 이상욱(경영), 이진선(토목환경공학), 정영철(전전컴), 조준형(전전컴) 동문.
손 동문은 “이렇게 직장을 통해 얻고자 하는 ‘욕심’이 무엇인지 결정해야 흔들림 없이 공부할 수 있다”며 “그런 다음에 취업을 준비하다보면 길이 보일 것이다”고 말했다. 첫 DLP 수료자인 이선표(전전컴·06졸) 동문 역시 “대학 저학년 때부터 스스로의 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조기 진로 고민의 중요함을 강조했다. 이 동문은 “현재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소 엔지니어로 들어와 있지만 이 길이 나에게 맞지 않는다는 생각에 다른 것을 또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들 보기에 ‘괜찮은 커리어’를 쌓고 있지만 스스로는 ‘나의 길’을 찾지 못한 케이스가 된다는 것이 이 동문의 설명이다. 그는 또한 “나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으려면 학교를 다니면서 정말 뽕을 뽑아야 한다”며 대학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들을 최대한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대학에서 ‘낭만’ 말고도 누릴 수 있는 것들은 많다는 것이다. 이 동문은 “자아를 찾을 수 있는 다양하고 효율적인 프로그램들을 누려가면서 낭만도 함께 찾으면 좋을 것 같다”며 후배들이 목표 수립을 위해 학교를 많이 이용할 것을 조언했다.

[그룹 스터디]
“자기소개서 쓰는 방법을 조금만 바꿨더니 합격 통보를 받았어요.”

 DLP 5기 회장이었던 장명희(경영·4) 양은 8월 한 달 동안 DLP 동기들끼리 모여서 교수님 지도를 받아가며 자기소개서 쓰기 스터디와 면접 연습을 한 경험을 들며 “DLP가 아닌 친구들에게도 스터디의 중요성을 알려준다”고 말했다. 스터디 모임을 통해 자기소개서를 소리 내서 읽기도 하는 등의 창피함과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정말 ‘훨씬 나아졌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는 것이다.

이선표 동문 역시 “DLP 수료하고 카이스트 대학원에 들어갔는데, 대학원 들어갈 때 DLP에서 배운 자기소개서 쓰는 방법에서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입학할 수 없는 자격조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들어갈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참신하고 독특한 자기소개서’ 덕분이라는 것이다.

이 동문은 “DLP 동기들이 각자 고민하면서 쓴 자기소개서를 웹에 올려 공유하는데, 이렇게 남들이 올린 자기소개서를 분석하며 창의적 아이디어를 끄집어냈다”며 차별화 된 자기소개서를 쓸 수 있었던 원인이 그룹 스터디에 있음을 언급했다. “여러 사람의 창의적 아이디어들을 끄집어내서 하나의 독창적인 자기소개서를 만들어냈다”는 것이 이 동문의 설명이다.

홍석기(경영) 취업진로지원센터장은 후배들을 찾아와 조언을 아끼지 않은 DLP 선배들에게 “DLP가 취업만을 위해 모였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며 “결혼식 할 때, 상을 치를 때, 그리고 먼 훗날 자식들 결혼하면 주례 부탁할 때 서로 찾을 수 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행사를 준비한 취업진로지원센터 이세우 주임은 “DLP 운영을 통해 종적·횡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대표적인 국내 기업 및 단체에 단국인 후배들을 위한 멘토망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DLP의 취지를 설명했다.

[자기 반성의 거울]
“현대 엔지니어링에 입사하고 싶다고 했는데, 여기서 본인이 무엇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죠?”, “효율성이라는 것은 어떤 것을 말하는 건가요?”, “ 효율성을 체크하기 위해서 무슨 툴을 사용할 건가요?”

면접관의 날카롭고 빠른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전형적인 ‘압박 면접’. 당황한 면접 응시자 신영근(화공·3, DLP 6기) 군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빠져 말을 더듬기까지 한다. 실전과 동일한 모의면접을 마친 신영근 군은 “자신감이나 깡이 부족한 것이 아닌데도, 습관적으로 말을 더듬는 태도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알게 됐다”며 “DLP를 하지 않았다면 오늘 같은 경험을 하기 힘들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전 면접을 통해 스스로의 부족한 부분을 확인하고 다른 동기들의 장점을 보며 배운다는 것이다.

▲실전모의면접을 진행하고 있는 문운기 잡포스트 대표이사.
함께 모의면접을 치르며 진땀을 뺀 양성휴(화공·3) 군 역시 “DLP는 지식과 학술, 그리고 취업이라는 목표를 위해 모이는 곳이기 때문에 서로 모르고 있던 분야의 세상을 공유할 수 있다”며 “옆 친구들을 통해 스스로의 시야가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전공의 ‘공인 리더’들을 만나며 자신의 편협함을 반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기/전자분야 실전 모의면접을 진행한 문운기 잡포스트 대표이사는 “학생들이 해당 회사에 ‘왜 입사하려고 하는가’와 같은 지원 동기가 얼마나 명확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압박면접을 하는 것”이라며 “3학년들이 아직까지 목표 설정이 불분명하다는 단점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또한 문 대표이사는 “학생들이 취업 포털이나 후기에 나와 있는 것들만 보면서 혼자 머릿속으로 ‘아마도 이러할 것이다’라는 태도로 연습하면 백발백중 떨어진다”며 학교에서 제공하는 취업 관련 프로그램들을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강조했다. 면접은 난이도가 높기 때문에 사람들 앞에서 리허설을 해보지 않으면 실제 면접장에서 실력 발휘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자신의 단점을 타인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보완하라는 주문이다.

[동기(同期)?=동기(動機)]
“DLP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5기 회장이었던 장명희(경영·4) 양은 “항상 열심히 하는 사람들과 커뮤니티가 형성돼 있어 스스로 자극을 많이 받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주변에서 계속 좋은 소식이 들리다 보니 ‘열심히 하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는 것이다. “서로에게 힘이 되는 동기가 있다는 것, 이런 프로그램이 아니었다면 얻지 못했을 소중한 자산”이라며 장 양은 동기들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양성휴 군 역시 “‘취업전략과 사회진출’이라는 수업 때 동기와 함께 실전 모의면접에 참여하며 소중한 경험을 얻었다”며 “처음에는 정말 무엇을 말해야 할 지 몰랐는데 상호간에 지속적인 자극을 주고받으며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홍석기 취업진로지원센터장은 이 날 모의면접을 끝내고 선배들을 만난 6기 학생들에게 “관계는 공짜가 아닌, 화초 가꾸듯 서로 노력할 때에만 형성될 수 있는 것이다”며 선후배, 동기간의 좋은 관계를 유지해 나갈 것을 강조했다.

한편 전기·전자분야 모의면접을 담당했던 문운기 대표이사는 “면접관은 까칠하게 다 보기 때문에 사소한 것까지 세세하게 챙겨야 한다”며 응시자들이 놓쳐서는 안 될 몇 가지 팁을 알려줬다.

<tip> “사소한 것은 없다! 면접관은 까칠하게 다 본다”

1. ‘안녕하십니까’라는 말이 끝날 때까지 면접관과 ‘눈맞춤’을 한 후 고개를 숙이는 것이 좋다. 그래야 한 번이라도 더 쳐다보게 된다.

2. 준비가 부족한 사람은 자연히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바닥으로 까는 경향이 있다. 창의성이 떨어지는 사람으로 보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3. 인사할 때 ‘반갑습니다’나 ‘수고하셨습니다’와 같은 말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사소한 것 같지만 면접관 입장에서 ‘뭘 잘못 배운 것은 아닌가’라는 인상을 가질 수도 있다.

4. 앉을 때도 다리를 11자가 되게 하되 ‘쩍벌남’이 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특히 손은 경직되지 않게, 그러면서도 소심해 보이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무릎 위에 올려놓는다. 이러한 사소한 것들이 인상을 좌우할 수 있다.

5. 깐깐한 면접관들은 응시자의 특이한 이메일 주소까지 확인한다. 이메일에 그 사람의 별명이나 특별한 사상 등이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장난스러운 이메일은 삼가는 것이 좋다.

6. 남학생이나 여학생 모두 반지는 끼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여학생의 경우 입사 직후 결혼할지도 모른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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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sari@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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