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지금 취업계를 준비하고 있습니까?
당신도 지금 취업계를 준비하고 있습니까?
  • 장국진
  • 승인 2009.12.02 16:33
  • 호수 126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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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덧 학기 말이 되었고 시간의 빠름에 필자는 또 한 번 탄식을 한다. 다만, 변한 것이 있다면 한 장밖에 남지 않은 달력, 그리고 수업시간에 줄어든 출석 대답소리다. 이 줄어든 소리는 대부분 졸업을 앞둔 4학년인데 결석 사유를 들어보면 다들 취업과 관련되어 있다. 그리고 기말고사를 볼 때쯤에 수업에 들어와 어떤 종이를 한 장을 내밀고 시험을 보지도 않은 채 다시 나간다. 그 부럽기만 했던 종이의 정체는 바로 취업계. 취업계는 졸업을 앞둔 학생들이 취업을 하여 확인서를 제출하면 수업을 듣지 않아도 학점이 인정되는 것을 말한다. 허나 ‘취업계’ 라는 것을 인터넷에 쳐봐도, 전문 지식 서비스에 의뢰하여도 뚜렷한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이처럼 취업계는 법적으로나 학교 규칙으로나 정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수업으로 인정하지 않는 교수님도 있고, 시험 대체 리포트를 제출하면 학점을 인정해 주시는 분도 있다.

이러한 취업계의 불명확함 때문에 교수님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는 것이 취업계의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중간고사보다 면접이 중요하다.’, ‘위장취업계라도 낼 의향이 있다.’와 같은 기사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만약 취업계를 내어 학점으로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 채점 기준 또한 분명치 않다. 어떤 교수님은 기존 학생들에게 피해가 되지 않는 기본학점만 부여하시는 분도 있고 중간고사의 80%를 반영하신다는 분도 계셨다.

또한 정규직만 인정해주시는 분을 보면 인턴이나 과의 특성상 정규직이 아닌 취업생들은 인정되지 않는 것이다. 취업계가 인정되기 위해선 취업계라는 말이라는 확실한 정의가 있어야 한다. 청년실업이 늘어나고 있는 지금, 우리 같은 지방 사립대일 경우 더욱이 취업이 중요한 문제가 된다. 그래서 교수님들은 이를 인정해주는 것이고 학생들도 취업과 수업, 두 마리의 토끼를 잡겠다는 심보다. 어찌 보면 취업계는 결국 학생이 잘되기를 바라는 교수님의 마음이다. 하지만 교수님들의 이러한 사랑이 어찌 보면 잘못된 것일 수 있다.

또한 취업과 수업, 두 마리의 토끼를 잡겠다는 학생들은 취업계라는 것 자체가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요시하는 현실을 반영하는데 우리 또한 이런 현실에 이끌려가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어떤 사람은 이 취업을 기회라 볼 수 있다. 하지만 기회는 준비된 사람에게만 오는 것이다. 어느 교수님께선 취업계를 제출한 학생들에게 출석점수만 인정해주어 과제는 물론 시험도 공부해서 봐야 한다고 하셨다.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겐 가혹할 수도 있지만 나는 이에 동의한다. 대학교도 확실히 끝낸 것이 아닌 학생들이 사회로 나가는 것은 학생들에겐 이도저도 아닌 것일 뿐만 아니라 대학교의 의무에도 어긋난다고 생각한다.

대학교의 의무 중 하나는 미숙한 학생들을 성숙한 상태로 만들어 사회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출신 대학이나 이력서에 스펙을 늘리기 위해 쓰여진 자격증 따위가 아니다. 방금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은 사람들은 세상 환경에 이끌리는 부품밖에 될 수 없다. 중요한 건 바로 당신이다. 당신의 꿈을 향해 한 발짝 다가가는 것이 진정한 직장이다. 당신의 이력을 통해 쓰이기보다는 당신을 통해 쓰이는 그런 세상을 움직이는 스위치가 되기를 바란다. 장국진 (한국어문·2)

장국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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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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