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생존의 시대
적자생존의 시대
  • 이효선 (경제학)교수
  • 승인 2009.12.02 16:35
  • 호수 126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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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마다 학년말이 되면 졸업을 앞둔 4학년 학생들은 취업을 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교수들은 성적내기에 바쁘다. 이젠 취업하기가 하도 힘들어 취업전쟁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쓰여 질 정도다. 요즘 대학가에서는 졸업예정자는 곧 실업예정자요 졸업백수니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취업은 하늘의 별따기요, 전쟁이다. 변화에 적응하는 자만이 생존한다고 하지 않던가. 취업이라는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무기들이 필요할 것이다.

 마치 실제 전쟁에서 소총, 수류탄, 기관총, 탱크 등이 필요한 것처럼 취업전쟁터도 그와 비슷하다. 명문대, 경영학과, 학점4.0, TOEIC980, 공모전 수상경력, 영어/중국어 Native 수준, 해외연수경험자, 2급 공무원 이상의 든든한 인맥 등등 ‘초특급 Ultra High Spec’ 의 강력한 무기를 갖추더라도 합격통지서를 못 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취업 전쟁터에서 내가 써먹어야할 무기는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공기업이나 60년 이상의 회사전통을 가진 초 보수적 기업, 시대적 최고의 직장에서는 ‘Spec’ 이 중요하다.

그런가하면 사기업이나 30년 이하의 회사전통을 가진 신생 기업, 마케팅, 기획등 창의력을 요구하는 직무에서는 대학생활의 경험이 중요하다. 또한, 금융권에서는 ‘꼼꼼함’, ‘책임감’, ‘성실성’, ‘신뢰’ 등의 단어를 내세우는 것이 중요하고 Marketing 회사에서는 ‘Trend’, ‘변화’, ‘인간관계’ 등의 단어를 무기로 삼아야 한다. 그렇다면 대체 취업전쟁터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무기란 무엇일까? 이는 ‘그때그때 달라요~’인데 필자의 생각으로 취업전쟁의 초강력무기는 채용과정 경험 즉 ‘경험에 대한 Review’ 라고 생각한다. 면접에서의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채용경험은 많을수록 좋다. 요즘 대학생들 중에는 한두번 원서 내보고 시간이 없다 던지, 귀찮다는 이유로 몇몇 회사 외에는 원서조차 안내는 학생들이 많다는데 이는 굉장한 Risk 를 가지고 취업전쟁터에 뛰어드는 것과 같다.

 결론적으로 취업 전쟁터의 효과적인 무기는 최대한 모든 상황에 대한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그 상황에 가장 적절한 타이밍에, 가장 효과적인 말을 하고, 효과적으로 나를 내세울 수 있는 것이 바로 취업전쟁의 초강력 무기다. 그 대응력은 결국 경험이다. 생각보다 많은 시간 안들이고, 많은 노력을 하지 않아도 꾸준한 반복으로 그 대응력은 갖추어 질 수 있다. 이렇게 어렵사리 취업의 관문을 뚫고 들어가도 이퇴백(이십대 퇴직한 백수), 삼초땡(삼십대 초반이면 인생 땡), 사오정(45세 되면 정리의 대상), 오륙도(56세 정년까지 근무하면 도둑) 라는 말이 사회현상으로 굳어질 만큼 회사원들이나 임원들이나 40대 전후의 직장인들의 위치는 불안하다.

 취업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 이렇다보니 취업이 되어서 강의에 못 들어오겠다고 취업계 를 낸 학생을 두고 학점을 주어야 될지 말아야 될지 교수입장은 정말 난처하다. 이를 인정해 주는 것도 교수 따라 천차만별이다. 취업했든 안했든 세 번 이상 무단 결석자 또는 어떤 경우라도 수강신청 해 놓고 강의 시간에 안 들어오면 학점을 줄 수 없다고 원리원칙을 고수하는 교수가 있는가 하면, 취업계만 내면 레포트로 대체하거나 추가시험 볼 기회를 주어 구제해주는 교수도 있다. 학생들도 문제다. 수강신청만 해놓고 아무 얘기 없다가 성적 낼 때 나타나 교수 방에 음료수 박스나 사들고 돌아다니며 읍소하는 얌체족도 있다.

목마른 사람이 샘판다고 하지 않았던가. 교수에 대한 학생으로서의 기본예의를 잘 갖추고 전후사정을 잘 말씀드려 상담을 한다면 좋은 해결방안이 나올 수 있지 않나 생각되어진다. 여하튼 어려운 관문을 뚫고 취업한 학생들에게는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아직 취업을 못하고 열심히 기회를 찾고 있는 학생에게는 행운의 여신이 찾아오길 간절히 염원해 본다. 졸업을 앞둔 학생들 마음이 세계경제만큼이나 심란한 요즘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효선 경제학 교수

이효선 (경제학)교수
이효선 (경제학)교수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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