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정신 다스리기
(34)정신 다스리기
  • 이종우(강원대, 한국교원대 윤리교육과)강사
  • 승인 2010.01.10 12:23
  • 호수 126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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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장수 아들과 소금장수 아들

[우문] 요즘 우리 사회에서는 소위 '스펙'이라 하여 '능력'이 개인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물론 경험이나 능력과 정신은 분리된 개념은 아니지만, 이러한 사회에서 개인의 내면을 다스리고 치유하는 것이 더욱 요구되는 것 같습니다. 특히 대학생들의 내면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사상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현답] 현재 사회에서는 스펙이라고 하여 능력이 개인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야 능률도 좋고 성공할 가능성이 많은데 그렇지 않고 현재 사회에서는 인기가 있는 직업만 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면 능력이 좋을지라도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고려하지 않고 사회에서 요구하는 능력을 갖추기 위하여 일로매진하는 경우를 볼 때마다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현재 능력이 좋음에도 불구하고 남들보다 승진 또는 사업이 안되는 경우가 있고, 그 반대로 능력이 떨어지지만 남들보다 지위가 오히려 승진 또는 사업이 더 잘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면에 현재 잘되었더라도 미래에 잘 못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반드시 능력이 그의 현실을 좌우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은둔하지 않고 현실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항상 현재상황과 나 그리고 그 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자신의 행동을 설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노력한 만큼 결실이 돌아오지 않을지라도 자신을 잘 다스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노자는 “남을 아는 자는 지혜롭고, 나를 아는 자는 현명하고, 남을 이기는 자는 힘이 있고, 나를 이기는 자는 강하고, 만족을 아는 자는 부자이다.”(노자33장)라고 하였습니다. 남을 알고 이기는 것도 중요한 만큼 나를 알고 이기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또한 “만족을 알면 치욕스럽지 않고, 그만 두는 것을 알면 위태롭지 않아서 장구할 수 있다.”(노자 44장)라고 하였습니다. 과욕을 부리면 그만큼 해가 되기 때문에 그렇게 말했던 것입니다.

또한 공자도 ‘과유불급(過猶不及)’(논어 선진편)이라고 하여 지나친 욕심은 모자라는 것만 못하다고 말합니다. 이처럼 과욕을 부리는 것을 경계하고 있는 것은 그로 인하여 심한 경쟁을 유발시키게 되고 결국 자신에게 해가 되기 때문에 그렇게 말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어디까지가 과욕이고 불급이며 정상인지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은 스스로 자신을 객관화시켜서 평가하든지 그렇지 않으면 자신과 무관한 제3자로부터 평가를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현재의 심한 경쟁사회에서 잘 살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겠죠.

그러한 사회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능력이상으로 잘 되고 싶어하고, 그렇지 않으면 최소한 내 능력에 맞게 살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그 능력을 학력, 토플 내지 토익 그밖에 자격증 등으로 평가하는 사회에서 그것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면 자신의 욕심대로 되지 않는 것이 안타깝기도 합니다. 그것만이 그 사람능력의 전부가 아닌데도 말입니다. 그러나 현재 그러한 능력을 갖추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고 최선의 능력이 어렵다면 차선의 능력을 기르고, 미래를 내다보고 그것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능력을 갖추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현재 상황에 만족을 느끼면서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남들이 보기에 자신이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 평생 그렇게 살아가고 그 반대로 살아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한 예를 우리 속담에 소금장수와 우산장수 아들을 둔 두 부모에게서 찾을 수 있습니다. 한 부모는 항상 고민합니다. 왜냐하면 비오는 날에는 소금장수 아들이 장사가 안 될까봐 걱정이고, 날씨가 좋은 날에는 우산장수 아들이 장사가 안 될까봐 걱정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다른 부모는 항상 즐거워합니다. 왜냐하면 비오는 날에는 우산장수 아들이 장사가 잘돼서 즐겁고, 날씨가 좋은 날에는 소금장수 아들이 장사가 잘돼서 즐겁기 때문입니다.

전자와 후자는 자신의 선택이지만 그래도 후자의 길을 가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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