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에고치' 같은 낡은 대학문화에서 벗어나야
'누에고치' 같은 낡은 대학문화에서 벗어나야
  • 이민호 기자
  • 승인 2010.01.17 01:14
  • 호수 1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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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이 돈 내고 학점 따는 곳이거나 목숨 걸고 ‘스펙’을 높이는 곳, 연애와 결혼에서 유리한 조건을 갖추기 위한 필요조건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실용이 대세인 시대에 걸맞는 대학의 필요조건이라고 보아야할까? 이 같은 조건 하에서 젊음의 낭만과 패기를 간직한 대학문화는 자취를 감춰가고 있다. 기자는 작년에 제8회 대학로문화축제를 방문한 적이 있다. 대학문화를 소개하는 자리였음에도 불구하고 ‘고대 앞 OO버거’와 ‘이대 앞 생크림와플’ 부스 앞의 끊이지 않는 줄을 보고 있자니, ‘고대 앞 OO버거’를 먹고 ‘이대 앞 생크림와플’을 손에 쥐고 걷는 것이 대학문화인가라는 한숨이 나올 지경이었다.

  아쉽게도 우리 대학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 대학만의 독특한 대학문화라고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을 만한 것이 별로 없다. 심지어 그마저도 ‘그네들만의 축제’로 끝나기 일쑤였다. 때문에 이번에 ‘죽전 카페거리’ 또는 ‘보정동 카페거리’로 불리던 보정동 일대를 우리 대학의 콘텐츠를 통해 문화와 예술이 있는 ‘문화의 거리’로 조성하기로 한 것은 실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 대학은 그저 ‘카페거리’라고 치부되던 보정동 일대에 우리 대학의 문화를 입힐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이는 단국대만의 독특한 문화를 성장시킬 수 있는 풍토를 얻은 것이나 다름없다. 용인의 상징으로 조성되고 있는 이곳에 우리 대학의 다양한 전공의 교수와 학생들이 참여해 서울의 대학로와 같은 ‘문화의 거리’로 활짝 꽃피울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와 협력을 강화하여 지역친화형 대학 이미지를 확보하고자 하는 우리 대학의 비전과도 부합되는 일이다.

  사람의 인생으로 보면 우리 대학은 환갑을 훌쩍 넘긴 나이다. 60여년이 지나서야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우리 대학만의 문화를 창출하는 일이 제자리를 잡아간다는 것은 유감스럽다. 그동안 우리 대학의 문화를 성숙시키는 일을 너무 캠퍼스 내에만 국한시키지 않았는지 고민해보아야 한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이번 협약을 토대로 한 지역사회와의 교감이다. 이를 통해 ‘누에고치’적 성격이 강했던 우리 대학의 문화를 열고 ‘나비’처럼 훨훨 날아갈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또한 보정동 일대를 ‘문화의 거리’로 조성키로 한 협약이 너무 조속히 추진됨으로 인해 그 첫 행사에 미흡했던 부분이 많았다. 앞으로 이를 보완할 방법을 차분하게 모색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한다면, 보정동 ‘문화의 거리’는 단순히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를 넘어 우리 대학을 한 차원 성숙시키는데 일조할 것이 분명하다.

이민호 기자 sksdlal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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