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
-지난 해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
  • 고민정 기자
  • 승인 2010.01.24 20:28
  • 호수 126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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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생각대로! 아브라카타브라!

 

  처음 맞는 2010년. 분명 새로운 해, 새해인데 필자는 데자뷰 현상을 겪는다. 또 오고야 만 1월이다. 시계 바늘이 열심히 돌아 결국 원점으로 돌아오듯이 1월은 끝을 향해 달리고 12월은 시작을 향해 달린다. 올해도 우리는 매년 반복되는 신년의 시작에 서있다. 여러분들의 새해 다짐은 어떤 것이 주를 이루었는지 궁금하다.

금연? 금주? 취업성공? 필자의 새해 결심은 이렇다. ‘작년보다 좀 더 나아지자.’ 성적이든 성격이든 삶의 대한 태도든 모든 면에서. 그저 엄지와 검지가 만드는 사이만큼 조금씩만 나아지는 것. 더 나아진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서라면 오늘, 지난 해 말 하지 못했던 아쉬운 이야기 하나를 꺼내고자 한다.

작년 3,4 학년들에게 좋은 소식이 될 뻔 했던 졸업 요구 학점 변경. 모든 재학생들이 기존의 140학점에서 10학점이나 줄은 130학점으로 졸업한다면 조금 더 여유로운 4학년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취업 준비를 위한 영어 공부, 면접 준비 등의 시간을 활용할 계획을 세우는 학생들도 많았다.

맨 처음 졸업 학점 변경안이 나왔을 때 총학생회는 모든 재학생이 해당될 것이라 말했지만 학교 측은 아직 충분히 논의된 사항이 아니라며 일축했다. 어떤 논의절차가 있었는지 알지 못하나 결국 총학생회와 여러 학생들의 건의에도 불구하고 졸업 학점 변경은 09학번 학생들부터로 제한되었다.

필자뿐 아니라 많은 학생들이 학교 측의 결정에 아쉬움을 가졌다. 졸업 학점 변경은 분명 취업 전쟁터라 불리는 요새 취업 세태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제시된 것이다. 그러나 많은 학생에게 돌아가야 할 혜택임에도 불구하고 09학번부터 시행되기로 결정 났다.

곧 될 거라는 교내 소문만 듣고, 혹은 총학생회의 오보를 듣고 막연히 시행되길 바란 재학생들은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사실 이 논의의 쟁점에 서있지 않은 필자는 이 아쉬운 결정에 누구의 의견이 수렴되었는지 잘 알지 못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제도의 시행을 지금의 3, 4학년(필자가 속해있는) 들이 가장 바란다는 점이다.

이들은 140학점을 채워 졸업하고 총알 장전할 시간도 없이 취업 전쟁터에 뛰어들어야 하는 ‘불쌍한 예비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들이다. 학점변경 시행과 관련된 교내 라디오 방송에서 학교 측 관계자는 ‘많은 학생들에게 혜택이 주어지도록 생각중이다’ 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필자는 그 방송을 청취하며 학생들을 위한 제도에 학교가 힘쓰고 있구나 생각했다. 물론 시행이 안 된 것은 아니지만 실행 시기의 효율성을 따져보면 아쉬움이 더 크다. 기왕 시행되는 졸업 학점 변경이 학생들의 여론을 더 귀담아 듣고 총학생회와 충분한 논의과정을 거쳐 시행 시기까지 결정했다면 모든 재학생들에게 돌아갈 혜택이 아니었을까?

걱정 가득한 얼굴로 4학년 수업을 종강한 친구에게 메신저로 쪽지가 온다. 오늘 하루 이력서만 30통 째 보내고 있다고. 알바 자리 얻는 것도 쉽지가 않다며 한숨만 푹푹 쉬는 친구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을 건네는 나도 그리 편안하지 만은 않다. 그래도 친구에게 잘 될 거라는 주문을 걸며 새해 인사를 전한다. 경인년, 생각대로! 아브라카타브라!

천재니(문예창작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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