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영혼 35회차 - 지구화의 출몰과 스페이스임팩트-부와 결핍과 경쟁이란 개념
공간의 영혼 35회차 - 지구화의 출몰과 스페이스임팩트-부와 결핍과 경쟁이란 개념
  • 이원상 동문
  • 승인 2010.03.16 22:05
  • 호수 12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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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영혼 35회차 - 지구화의 출몰과 스페이스임팩트-부와 결핍과 경쟁이란 개념

▲힘겨운 이동 : 힘의 편중으로 한 쪽으로 밀려나 있었던 지구촌의 문제가 지구화 담론을 통해 전면적으로 우리 삶의 문제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베이징, 쮜리히, 브뤼셀, 소피아, 요하네스버그, 샌프란시스코 등 21개 주요도시 29개 메인스테이지는 젊은이들로 가득 차 있었다. 삼일간의 공연이 시작된 것이다. Global Youth MuZic & Love의 개막이다. 참가 뮤지션만 무려 1800여개 팀이다. 스테디움에서 Live가 이뤄지며, 지방의 소규모 극장에서 디지털 네트워크를 통해 동시 전송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거대 공연 시설이 없는 전세계 3500여 지역에서 발렌티어들의 지원을 통해 임시 스크린 공연장이 만들어 졌다. 이를테면 아프리카와 중앙아시아의 들판 마을에서는 고성능 소규모 스테레오 시스템이 지원되어 지역인들이 생중계를 통해 음악을 즐길 수 있었다. 위성수신을 통해서 실시간으로 음악이 제공되었다. 17세의 아프가니스탄 목동 소년 자말은 이 소규모 공연시스템을 통해서 24시간 진행되는 음악의 향연을 난생 처음 만끽했다. 이 과정에서 단지 음악을 전달되고 그 음악을 향유하는 차원에서 머물지 않고 여러 가지 담론을 만들어 냈다. 한 가지 예는 문화적인 충돌이다. 다국적 음악의 공세는 문화적인 벽이 높은 지역 이를테면 종교, 토착세습 문화, 군부정부의 영향이 큰 지역을 자극시켰으며 문화적 유연성이 약한 곳에서 이번 공연에 대한 혹은 음악에 대한 적대적인 정서를 팽배했다.

▲스트릿 보이들의 스케이트보드 경쟁 : 도시 한켠의 작은 도전적 시도가 전세계 자본 움직임의 동인이 될 수 있다.


아프리카의 콩고의 산악마을의 예이다. 이 지역에 동원된 소규모 스테레오 시스템 공연장을 찾아가는 젊은이들에 대한 마을 어른들의 경고가 있었다. 그러나 콩고의 타악기 팀 연주가 시작되었을 때 지역의 촌장은 이 이벤트에 대한 적대적인 감정을 일부 가라앉히고 공연장 관람을 허가해주었다.


일주일간 24시간 동안 전세계적으로 진행되는 이 공연은 샌프란시스코 메인무대에서 시작되었다. 키가 큰 노르웨이 청년 딜란몬데그린(Dylan Mondegreen)이 “Wishing Well”로 열정, 사랑, 평화를 주제로 한 이번 공연에 횟불을 든 것이다. 이렇게 사랑스런 멜로디가 이 순간 또 어디 있을까. 소년, 소녀의 이야기로 이뤄진 가사에 어떤 이들은 가슴 벅차게 이번 행사를 즐겼으며, 어떤 지역에서는 분쟁이 고조되었다. 이번 프로그램의 진행은 각 도시를 대표하는 프로그래머 집단에 의해 움직였으며, 모든 프로그램의 사전 조율은 10개월 전 헬싱키(핀란드)와 다카(방글라데시), 하루투(수단), 나고야(일본), 라파즈(멕시코)에서 동시에 진행된 1차 공식 회의를 통해 이뤄졌다.


전세계는 음악을 통해 교감하기 시작했다. 그 음악을 즐기는 양상도 거대자본의 마케팅과 기술력이 바탕이 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음악이 운영되고 소모되는 양상은 시민사회적 움직임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 이를테면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개별 동영상이 공연메인 사이트에 등록되며, 공식 기자회견과 프리미어 기술회의를 빼놓고는 아마추어 취재단이 이끄는 수천 개의 보도팀에 의해 모든 온-오프라인 기사가 작성되었다. 아마추어 취재단의 활약을 통해 글과 사진은 카피레프트로 전세계 미디어 채널과 블로그, 포털사이트에 공급되었다. 하루에 수 없이 셀 수 없는 량의 뮤지션, 테크니션, 관계자들 인터뷰 및 기사가 갱신되었다.


작은 무대라고 할 수도 있는 한 무대의 1일 라인업을 소개해보겠다. 캄보디아 프놈펜 메인 무대 1개의 1일 라인업이다. 금발의 불란서 청년 뮤지션 벤자민 비올레이(Benjamin Biolay), 리즈 스캇(Liz Scott), 알랭 슈숑의 카피 기타뮤지션 알랭 슈숑(Alain Souchon), 포크팝 싱어송라이터 제이슨 카스트로(Jason Castro), 이태리 최고의 클래식 기타리스트 지암파올로 반디니와 반도네온 연주자 체사레 끼아끼아레타(Bandini & Chiacchiaretta), 일본의 새로운 일렉트로니카 사운드라 할 수 있는 젯셋 프로덕션(Jet Set Productions) 그리고 밴드 펄잼(pearl jam)!! 펄잼은 이번 프놈펜 무대에서 앨범 Backspacer의 10번째 트랙 Force Of Nature을 제외한 모든 곡을 연주했다. 펄잼이 첫 곡인 ‘Gonna See My Friend’를 연주할 때 프놈펜 현장도 현장이지만 이 공연을 실시간으로 즐기고 있었던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형 스크린 무대에는 2만명이 군중이 펜스 쪽으로 몰리면서 일부 시설이 부셔졌다. 한 마디로 끝내줬다는 뜻이다.


거대 담론을 껴안는 공간, 서사의 광역화, 표면적 문제 공간의 확대를 통해서 지구화의 문제를 들여다 보고자 했던 이전의 정치경제학적인 시도들에서 탈피하여 이제는 소프트한 차원의 문화경제정치학을 통해 지구화를 고민해볼 수 있겠다. 세계는 핵심 축이 되고 있는 이슈들을 통해 좁혀지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무드의 차원 즉 현상적 담론에 내재된 지구적 차원의 정서적 통합이라는 전제조건을 가지고 있다.

위와 같은 공연 프로그램을 이끌기 위해서는 막강한 자본과 기술력이 집결되어야 한다. 이것은 민간 거대 미디어 기업과 글로벌 상품 기업의 마케팅 자본이 결합되지 않고는 추진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Global Youth MuZic&Love는 음악 그 이상의 것을 가져다주었다. 정치경제적 약자의 결핍을 극복할 수 있는 디지털 기술과 공동체들을 잇는 네트워크와 소통 표출 창구의 도입을 통해 가히 디지털 민주주의 혹은 글로벌 민주공동체라고 일컬어질 법한 불특정 경쟁세력 군집이 등장한 것이다.


이원상(도시계획·부동산·05졸) 한국토지주택공사 주택도시연구원

이원상 동문
이원상 동문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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