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일수 15주 조정에 관하여
강의 일수 15주 조정에 관하여
  • 김민정(교직교육) 교수
  • 승인 2010.03.18 18:20
  • 호수 12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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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학기부터 강의 일수가 15주로 조정이 되었다. 처음 우리 학교에 와서는 다른 학교와 다른 16주차 강의가 낯설었다. 더욱 나를 헷갈리게 만들던 요소는 대학원 수업은 15주차 시스템을 운영하며, 학부는 16주차로 진행을 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한 다른 선배 교수님들의 말씀을 들어보니, 원래 예전부터 있던 중간고사 및 기말고사 기간 등으로 생기는 수업 결손을 방지하기 위하여 수업 일정 이외에 한 주를 추가한 것이 16주차 시스템의 근간이 아니겠는가 라는 말씀을 하셨다. 이 맥락에서 본다면, 최근에는 수업의 포맷이 일괄적으로 중간고사 및 기말고사를 보는 형태로 이루어지는 경우보다는 교수자에 따라 다양한 운영과 평가의 형태를 띠기 때문에 그 당위성이 약해지므로 15주로 학사 일정을 통일하고, 그 대신 수업의 내실을 기하자는 것이 그 기본 취지가 아닌가 한다.


이 밖에도 나에게는 15주차 수업 일정의 필요성이 더 있다. 내가 맡은 교직과목 같은 경우는 교직을 이수하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이라 학생들의 편의를 위하여 계절학기까지 수업이 열린다. 그런데 16주차 수업을 할 경우에는 수업이 끝나자마자 하루 이틀 상간에 성적을 처리하고, 다시 다음 학기 수업을 오픈 해야 한다. 이러한 시간적인 촉박함은 결국은 이전 학기 수업의 단점을 제대로 보완해서 다음학기 수업에 반영하는 수업 개선의 시간을 충분히 가지지 못한 채 다시 학기를 시작한다는 어려운 점이 있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나는 이런 수업 일정의 변화에 대해 상당히 반가움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교수자의 입장이고 이번에는 이 문제에 대해 학생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보고자 한다. 학생의 입장에서 15주차 시스템으로의 변화는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 문제를 비싼 등록금과 연계하여 생각하지 않을까 한다. 학교에서는 비싼 등록금을 받고 한 주라도 수업을 덜 하려고 한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드는 것이 사실이다. 모든 것을 부정적 관점에서 보면 아주 부정적이게 보이지만, 좀 더 본질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대학의 교육과정은 전문가인 교수님들에 의해 사전에 미리 다 선정되어 있고, 각 학기에 열리는 교과목은 그 학기에 반드시 이루어야 하는 학습 목표가 있다. 즉, 수업이 정확하게 몇 주로 진행되는가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교과를 잘 가르쳐 학기말에 모든 학생이 목표에 도달하는가 하는 것이 교수자의 입장에서는 큰 관건이다. 이런 과정에서 실제 수업을 운영할 수 있는 주가 한 주 줄어든다면, 교수자는 해야 하는 학습 활동에 결손이 발생하지 않도록 수업 운영 부분을 더욱 타이트하게 또는 알차게 운영하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러면 이러한 변화에 대해 학생들은 비싼 등록금만을 떠올려야 하는가? 그 또한 아니라고 본다. 실제 수업을 하다 보면, 학기에 따라 어떤 경우에는 공휴일, 행사 등을 이유로 수업이 2-3주 결손이 생기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 대한 나의 견해는 최대한 수업 결손이 일어나지 않는 식으로 모든 학교 행사가 잡혔으면 하고, 학생들도 수업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행사를 잡았으면 한다는 것이다. 부득이한 경우 휴강이 발생하면 그 대안으로 보강을 하게 되는데, 내 경험으로는 보강을 해도 학생들의 출석률이 상당히 저조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각자 개인적인 스케쥴이 있기도 하겠지만, 학생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수업이라는 생각을 늘 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약간은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이었다.


이 글을 쓰면서 나는 바뀐 환경에 대한 교수와 학생의 입장 차이만을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입장의 차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뀐 제도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각자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는 것이다. 교수는 최대한 제자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전과 비교해서 수업에 결손이 없도록 노력하고, 학생들도 수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매번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가진다면 모든 단국인이 한 곳을 바라보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길이 아닌가 한다.

김민정(교직교육) 교수
김민정(교직교육) 교수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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