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 전 세계가 앓고 있다
83. 전 세계가 앓고 있다
  • 이봉우(과학교육) 교수
  • 승인 2010.03.24 14:06
  • 호수 127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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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전 세계가 앓고 있다

▲아이티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7.0의 지진으로 인해 붕괴된 건물.


지난 2월 9일 서울과 경기지역에 있는 사람들은 “쿵”하는 소리를 듣고 무슨 소리인가 궁금해 한 적이 있었습니다. 경기도 시흥에서 리히터 규모 3.0의 지진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아주 경미한 지진이기 때문에 피해는 없었지만, 수도권에서 3.0 이상의 지진이 일어난 것이 처음이기 때문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최근에도 아이티와 칠레에서의 대형 지진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막대한 경제적 피해도 발생했습니다. 지진이 발생하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이 중고등학교에서 학습하는 판구조론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지구의 암석권이 몇 조각으로 쪼개어져 있고, 지구 내부의 열에 의해서 움직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판들이 겹치는 부분에는 마찰에 의해서 에너지가 발생하게 되어 이것이 지진이나 화산이 발생합니다. 환태평양조산대나 알프스히말라야조산대라는 말을 기억할 것입니다. 이것이 판과 판의 경계부분에 해당하는 가장 대표적인 부분이죠. 다행이 환태평양조산대가 일본을 지나가면서 우리나라는 조금 엇나가있어 아직까지는 큰 지진이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지진의 크기는 어떻게 나타낼까요? 아이티지진의 규모를 7, 칠레 지진의 규모를 8.8이라고 보고했습니다. 리히터 규모라고 하는 지진의 크기를 나타내는 척도입니다. 리히터 규모는 로그 값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규모 5.0은 규모 4.0보다 진폭이 10배정도 큰 지진입니다.

에너지단위로 생각하면 지진의 규모가 0.2 정도 커질 때 에너지가 2배씩 늘어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러니까 아이티지진보다 칠레의 지진이 에너지로 보았을 때에는 약 500배 정도 강한 지진인 셈이죠. 그런데 지진의 규모는 또 한 가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바로 지진이 발생한 지점인 진앙이 어느 곳에 있는가 입니다.

진앙에서 발생한 지진의 에너지는 거리가 멀어질수록 그 에너지가 감소합니다. 즉 지진의 강도는 진앙에서의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해서 약해지는 것이죠. 칠레 지진의 경우에는 진앙에서 피해지역까지의 거리가 100km가 넘었지만, 아이티의 진앙은 상당히 지표면에 가까워 피해지역까지 불과 16km밖에 되지 않아 적은 규모라도 큰 피해를 입게 된 것입니다.

최근 세계 곳곳에서 대형 지진이 일어나 많은 피해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지진에 대해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보고도 계속 나오고 있어 지진에 대한 대처방안을 아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일이 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지진에 대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막연할 때가 있습니다.

우선 실내에 있을 때에는 책상이나 탁자와 같이 튼튼한 가구 밑에 들어가 몸을 피하고 이불이나 쿠션 등으로 머리를 감싸 보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무조건 밖으로 뛰어나가는 것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습니다. 밖에 있을 때에는 땅이 흔들린다고 기둥이나 벽에 붙어 있는 것은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지진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미리 대처한다면 피해는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뒤늦었지만 2008년에 지진재해대책법을 만들고 지진피해예측 및 긴급대응시스템을 구축하고 내진설계 강화 및 여러 가지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아이티의 지진보다 칠레의 지진이 그 규모가 훨씬 더 컸지만 피해규모는 1000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았던 사실은 지진에 대처하는 예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봉우(과학교육) 교수
이봉우(과학교육) 교수

 peak@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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