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녀’는 진정한 大學生인가?
‘고대녀’는 진정한 大學生인가?
  • 이건호 기자
  • 승인 2010.03.30 20:45
  • 호수 127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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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누구나 계속해서 성장하고 싶은 열망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자신이 성숙하길 원하며 특히 자신이 속한 사회나 공동체 속에서 성숙된 존재로 인식되며 활동하길 원한다. 이러한 성숙은 자신이 속한 삶의 현장 속에서 크고 작은 경험과 그 경험에 각자의 의미를 부여해 가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대학생들 또한 성숙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대학수업을 통해 여러 가지 많은 경험들을 하게 된다. 대학교육은 대학생들로 하여금 학문의 깊이와 분야를 확장시키게 하고 자신의 삶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며 또 자신의 꿈을 실현코자 하는 열망을 가지게 하고 지속적으로 그 꿈을 키워가게 하는 실마리를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학문의 상아탑이라 불리던 대학이 경제논리대로 흘러가는 모습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인문학이나 기초학문 분야는 철저하게 취업률과 수익성만을 따져 구조조정 당하기 일쑤였고 순수 과학은 ‘힘들고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학생들이 기피하는 학문이 된지 오래다. 또한 대학 학문 체제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은 기업이 보는 인재상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그 근본으로 들어가보면 인재들에게 합당한 일자리를 주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책임을 대학이 모두 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움을 더한다.

◇미국 린치버그 대학(Lynchburg College)에서 1년간의 유학생활을 경험한 한 학생은 미국 학생들의 열정적이고 치열한 삶의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들은 점수에 따라 대학진학을 하고 취업 준비에 몰두하며 타인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나라 학생들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고 한다. 정말 자신이 잘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진로를 찾아 타인과의 경쟁보다는 스스로에게 당당해지기 위해 노력하며, 자신의 선택에 대해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 속에서 미국 학생들 역시 졸업 후 진로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하고 있지만 이것을 극복해 내는 방법이 약간의 귀감이 된다.

◇‘고대녀’가 대학을 포기한 이유는 大學 없는 대학에서 존재와 진리에 대한 의문을 해결할 수 없으며 우정, 낭만, 사제 간의 믿음도 찾을 수 없어서였다. 사회진출을 위해 필요한 능력을 길러주는 것도 대학의 주요한 역할 중 하나임을 고려할 때 그러한 행동이 모든 이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경쟁에서 이기는 능력만을 키우는 대학을 거부한다는 그녀의 행동은 취업학원으로 변모해가는 대학에 대한 반발이라기보다는 지독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쳐야 하는 인간의 숙명에 대한 저항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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