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자원학과 육계사·자돈사를 가다
동물자원학과 육계사·자돈사를 가다
  • 김유진 기자
  • 승인 2010.03.30 21:36
  • 호수 127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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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과 실무 병행 교육과정, 동물사료·무균돼지 연구에 몰두

▲육계사에서 병아리 체중을 재는 멍칭웨이(석사 3학기) 원우의 모습.
 

동물자원학과’. 일반 학생에겐 이름조차 생소한 학과지만 우리 대학을 빛내고 있는 학과 중 하나다. 동물자원학과는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양돈에 대한 이론 및 실무를 병행하는 교육과정으로 현재까지 졸업한 모든 석·박사의 100% 취업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만 15건의 SCI급 논문을 발표하는 등 학생들의 연구 활동도 활발하다. 김인호(동물자원) 교수는 “매년 외국 학회에서 논문을 30~40편 정도를 발표하고 있어 동물자원학 관련 외국학회에서는 우리 대학을 모두 알고 있다”며 “매년 4명의 학생들도 함께 학회에 참여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된다”고 말했다.

 

또 지난 12월엔 탄수화물 가공을 통한 동물사료개발이 국가연구개발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연구는 수입된 옥수수를 최적의 고상발효와 효소제를 이용하여 동물의 체내 흡수력을 극대화하는 연구다. 이를 통해 동물의 옥수수사료 소화율을 30% 정도 증가시킬 수 있으며 양질의 퇴비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처럼 뛰어난 연구 실적을 이뤄내는 동물자원학과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실무적 경험이다. 동물자원학과는 캠퍼스 내에 양돈영양 사료공학 실험실을 갖추고 있는데 이는 양돈연구에 큰 도움이 된다. 김 교수는 “동물자원을 연구하는 유럽의 대학들도 모두 양돈 사육장을 가지고 있다”며 “제대로 된 연구를 위해선 사육장이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냄새가 심해요. 조심하세요.” 육계사를 들어가기 전 조교가 주의를 줬다. 문을 열자마자 후끈한 열기가 느껴지면서 눅눅하면서 뜨거운 누린내와 닭똥냄새가 몰려들었다. 상상을 초월하는 냄새에 육계사 안에 발을 들여놓기도 쉽지 않은데 그 안에서 학생들이 병아리를 관리하고 청소하고 있었다. 육계사의 경우 일주일에 한 번씩 우리를 청소해주고 병아리의 무게를 재며 병아리의 상태를 점검한다. 냄새가 심해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완건평(박사과정 1학기) 원우는 “매일 들어와서 괜찮다. 계속 맡다보면 그렇게 심한 냄새가 아니다”며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육계사에서 기르는 병아리와 닭은 500마리 정도이며 종류가 다른 사료를 공급하여 실험하고 있다.


돼지를 기르는 자돈사는 의과 대학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해 있다. 지난 1월 나노바이오의과학과와 협력해 ‘바이오장기수정란 이식센터’를 자돈사 내에 설치했는데 이는 장기이식용 무균돼지 개발을 위한 시설이다. 여기서 돼지의 인공수정을 통한 임신도 이뤄진다. 자돈사는 돼지들이 외부 병균에 감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내부에 들어가기 전에 철저한 소독·샤워 절차를 거친다. 장해동(대학원 5학기) 원우는 “우리 대학의 자돈사는 150마리의 규모를 수용할 수 있으며 빛과 온도 조절이 모두 자동화되어 있다”며 “돼지도 동물복지를 위한 분사형식으로 사육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하루 종일 동물을 관리하는 날이면 샤워를 해도 머리카락에 동물관리 냄새가 납니다. 서로 냄새가 나기에 우리들은 모르지만 저녁 식사하러 식당에 가게 되면 남들은 냄새가 어디선가 난다는 걸 알죠. 조금은 미안하지만 연구를 위한 냄새라 저희에게는 향긋한 향수라 생각합니다”며 이어 “좋은 연구시설과 학생들의 열정이 학과를 성장시키는 동력이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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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j9014@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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