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자체발광’ 물물교환 프로젝트 도전자 최종은 군
MBC ‘자체발광’ 물물교환 프로젝트 도전자 최종은 군
  • 김상천 기자
  • 승인 2010.04.05 00:26
  • 호수 12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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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펜 한 자루로 시작, 일주일 만에 겔로퍼 타고 금의환향



MBC ‘자체발광’ 물물교환 프로젝트 도전자 최종은(언론영상·3) 군
볼펜 한 자루로 시작,  일주일 만에 겔로퍼 타고 금의환향


‘자체발광’ 제작진에게 받은 볼펜 한 자루만을 달랑 들고 떠났던 최종은(언론영상·3) 군은 일주일 만에 자동차를 만들어왔다. 가지고 떠난 볼펜으로 그려온 것이 아니라, 13번의 물물교환을 거친 끝에 볼펜을 100만 원대 중고자동차로 바꿔온 것이다. 최 군은 파트너 박문희 양과 함께 6박 7일간 사람들과 물물교환을 하며 전라, 경상, 충청, 경기도를 누볐다.

출발은 순조로웠다. 볼펜에서 나무 묘목, 스카프를 거쳐 단숨에 2만5천 원짜리 배즙을 손에 넣은 최 군과 박 양은 자신만만했다. 그러나 배즙 생산지인 하동의 노인들은 “배가 개똥만큼 흔하다”며 “우리 마을에 배즙을 다른 물건을 주고 바꿔 먹을 사람 없다”고 싸늘하게 말해 최 군을 당황시켰다. 우여곡절 끝에, 얻어 탄 차의 주인과 10만원 상당의 녹차로 교환하는 데 성공한 최 군과 박 양은 전북 남원으로 이동했다. ‘6박7일안에 광양에서 서울까지 이동해야 하며, 모든 비용은 3만원으로 해결할 것’이라는 추가 미션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 군과 박 양은 일주일간 청소, 안마 등을 대가로 여러 사람들의 집에서 신세를 져야했고, 굶기를 밥 먹다시피 해야 했다. “배가 너무 고파서 그러는데 카메라 잠깐 끄고 밥 좀 먹으면 안 되겠냐”는 최 군의 애원을 제작진은 “밥 주면 절박함이 안 묻어난다”고 일축했다. 이날 최 군과 박 양이 먹은 음식은 빵 하나가 전부였다.

최 군은 100% 리얼로 이 프로그램을 촬영했다. 따라다니는 스탭이나 작가, 카메라도 없었다. 영상촬영을 직접하기도 했다. 사람들이 방송 촬영이란 걸 모르는 건 당연했다. 어떤 사람들은 최 군을 미친사람 취급하기도 했다.ⓒ 이상만


그러나 더 큰 고난은 따로 있었다. 한복, 도자기, 축음기를 거쳐 진돗개 새끼를 교환하는 데 이르자 애견애호가들은 “개가 물건이냐”며 프로그램 측에 거세게 항의했다. 결국 교환할 물품의 가치를 제쳐두고 ‘개가 살기 좋은 환경’을 수소문 끝에 안면도의 한 펜션에 진돗개 새끼를 분양하였는데, 교환품으로 받은 중고 운동기구의 물품가치는 겨우 1만원 이었다. 날짜도 얼마 남지 않은 이때, 1만 원짜리 운동기구를 손에 든 최 군은 좌절감에 빠졌다. 그러나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최 군과 박 양에게 행운이 찾아왔다. 여기저기 뛰어다닌 끝에 운동기구와 바꾼 중고 자전거를, 60만원 상당의 공기청정기로 교환한 것이다. 이어 최 군과 박 양은 공기청정기의 특성을 고려해 사무실을 공략한 끝에 결국 100만원 상당의 중고 자동차를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액수로 보면 500배가 상승한 결과다.



최 군은 “만약 시간을 더 준다면 4륜구동 차가 필요한 시골로 가서 주민에게 남는 땅을 조금 떼어 받겠다. 그리고 다시 서울 사람에게 그 땅을 주말농장용으로 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물건이 꼭 필요한 대상’을 고려하다 보면 집이나 건물도 충분히 교환 가능할 것이다”라며 아직도 식지 않은 ‘교환본능’을 보였다.

글 : 김상천 수습기자
사진 : 이상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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